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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제1부
다니엘 디포우 지음, 김병익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의 시대사적 의의
이 소설의 주인공인 로빈슨 크루소는 중간층이다. 12쪽에서 보여지는 바대로 중간층인 로빈슨 크루소는 '하층민이라 가난과 고역, 노동과 고통을 겪지 않을 것이며, 상류 계급처럼 오만이나 호사, 야심이나 질투로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그와 반대로 뭔가 얻는 것도 없다.
별 고생없이 살 수 있었던 중류층인 로빈슨 크루소가 27년 동안 해외로 여행하면서 20여 년 간을 섬에서 혼자 살아 남았다는 것은 미개척지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며, 외부 세계로 나아가도록 고무시키고, 곤란에 처하더라도 주인공 로빈슨처럼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됐을 것이다. 또한 그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배를 타고 해외(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한 역사에서 서구인들이 제3세계에 행한 바가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로빈슨이 처음 그 섬에 갔을 때는 무인도였지만(사실 그가 그 섬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섬은 무인도가 아니다) 나중에는 원주민들이 오자 식인을 한다는 이유로 죽인다. 이는 미국에 정착하면서 인디언들을 강제로 몰아내고 정착해 살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외부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장점을 가진 이 소설의 단점이자 서구인들의 문제점인 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고 자신이 속하던 문화와 다르면 미개인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 예로 1궈에서 야만인들을 총으로 살상하며 공존할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2권에서 러시아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집과 도시는 우상으로 가득 찼으며, 살아가는 방식은 완전히 야만적이었다.'(293쪽)라고 기술하며 이것은 식민지화 정책으로 발전으로 계기가 됐을 것이다.
서양인들의 이 신세계 개척에서 발전한 식민지화 정책에는 근본적으로 정신적으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종교로 인한 정당성 확보(하나님을 믿지 않고 성경에 나온 대로 살지 않는 곳은 식민지화해도 된다는), 그리고 과학을 통해 살아남았음을 알 수 있다(여기서 과학이란 총과 같은 무기, 농사법 등을 말한다).
현재에도 계속 변형된 작품이 나오며 현대인이 읽는 이유
『로빈슨 크루소』의 후일담 격인 소설 『방드르디』, 『포』나 로빈슨 크루소의 변형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노빈손 어드벤처』시리즈나 영화 『캐스트 어웨이』 등이 나오는 이유는 조난당했을 때 살아남는 방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새로운 시도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난파선에서 필요한 물건을 꺼내 섬에서 사는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우주에서 우주인들이 살아가기 위해 물품을 이용하는 것과 닮아 있다.
굳이 해외나 우주 같은 먼 곳으로 가지 않더라도 이 소설은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새로운 모험에 던질 수 있게 한다. 누군가 집에서 떨어져 독립하게 되도 최소한의 생필품만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이직을 하더라도 자신이 갖고 있는 지혜로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심어준다.
별 넷 반을 주고 싶은 소설이다. 중간에 좀 지루한 설명이 있어서 다섯 개를 주기에는 약간 뭣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