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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 양장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권정생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평소에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유명한 사람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별다른 기분이 들지 않은데요.
권정생선생님은 올 곧은 자기 믿음을 잘 지키며 사신 정말로 존경하는 분이시라,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리가 무척 슬펐습니다.
게다가 나와 몽실이의 오래된 인연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인연은 내가 몽실이 만할 적에 하루하루 슬프고 힘들다고 생각할 적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책보다 TV에서 먼저 만난 몽실이는 다리를 잘록잘록 저는 자그마한 아이가 아기를 업고 다니면서도 이리저리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가족을 챙기려는 모습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된 몽실이는 무척 슬프고 힘든 모습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아마 몽실이는 제 도움을 거절했겠지만요.)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며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한 사건에도 모두를 사랑하고 이해하자는 작가의 아름다운 마음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살기위해선 양공주도 뭐도 될수 있고, 같은 귀한 목숨을 어찌 흑인 혼혈아이라고 달리 생각할 수 있겠냐는 직접적인 작가의 말은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너무 착하고 어른스런 몽실이는 힘들고 지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끊기있게 악착같이 버티어냅니다.
끼니를 이을수 없을 정도의 가난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뿔뿔히 흩어지고, 아버지의 폭력에 자기로서는 어떻게 해 볼수 없는 전쟁까지 겪게 되지만 언젠가는 다 같이 행복하게 살게 될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행복이 무어냐 물어보면 다들 대답은 다릅니다.
모두들 행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지금 행복하다면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하지 않아도 되니깐요.
하지만 아직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가슴에 큰 희망을 품고 살기에 행복할 자격을 얻을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니 제가 지금까지 몽실이를 잊지 못하고 사랑할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몽실이를 통해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몽실이는 그 자체가 희망의 증거입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말처럼 모두들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서 이 세상의 모든 폭력과 전쟁이 사라져야 할텐데요.
그날이 언제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