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노래 : 태양이 지면 만나러 갈게
카와이 나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엠블라(북스토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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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고로 나는 영화와는 별로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텔레비전에서 가끔 해주면 보는게 거의 모두다. 극장에 가는 일은 아주 드물다. 고로 영화는 신경도 쓰지 않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 이력에 보면 출판사에서 근무했다는 그의 이력을 의심하지는 않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이름처럼 표현도 예쁘고 기교도 있는 것 같다. 한 10%정도 모자라 보이는 문학적 기법(이야기의 진부한 구성, 표현 속의 약간의 불만족 등)은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문학적으로는 읽어볼 가치는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인 '태양의 노래'는 읽어본 적은 없지만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잊어버렸다. 어떤 분의 그 작품의 평을 읽어보니 작품의 '복선'이 없다고 평해놓았는데, 그 작품이 기억이 나지 않으므로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흠잡힐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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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2007-06-2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
 
안과 겉 알베르 카뮈 전집 6
알베르 까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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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될 산문들이다. 해설을 제외하면 어린왕자 만큼도 안되는 미미한 양으로 보이지만, 깊게 봐야 한다. 깊게 보면 흘려듣기 쉬운 말들이 아니다. 카뮈는 "인생의 의미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인생은 단순한 것"이라고 이 책에서 선언했지만, 또 다시 그 단순함의 장면이 그다지 단순하지 않음을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 '우행시'리뷰에서 말한 바가 있는데, 그들의 단면을 정확하게 꿰뚫어본 산문들로 가득하다. 나는 그 리뷰에서 겉만 슥 핥은 정도에 불과하다. 그들이 가난한 데서 만족을 느끼는 이유, 부자들이 아무런 생각도 없이 허무함에 빠지는 이유... 카뮈는 허무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그것이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한 한 가지 단서라고 또 말할 때. 나는 또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책은 무척 얇았으나 두려움을 갖고 읽어야 했다. 어디서 뭔가 놓칠지 모르는 중요한 부분이 숨어있을까, 하는 긴장감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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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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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이 작가의 글 스타일을 좋아한다. 시적 제시와 통찰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분이 말씀하신 것을 얼핏 봤는데, "일본 소설은 재미는 있는데 머릿속이 텅비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고 하셨다. 그 점에 공감을 느낀다. 문학상을 탔다는 작품도 일정한 울림은 있으나, 사물에 대한, 인간 감정에 대한 통찰이 부족한 것으로 느껴진다. 나는 일본작품을 많이 사봤으면서도 그렇게 많이 읽지도 않았다. 하루키는 아예 읽지도 않았고, 가쿠다 미쯔요와 에쿠니 가오리, 요시다 슈이치, 미야모토 테루, 가와카미 히로미 등의 작가를 약간씩 읽은 정도다. 나는 책을 일부만 읽고 그 성향을 재단하는 습성이 있다. 상당부분 맞아떨어지긴 한다. 나는 글을 읽을 때 문장 외에는 읽지 않는다. 그런 면 중에서 눈에 띈 사람들이 '온다 리쿠(제일 많이 샀지만 한권도 읽지 않았다)', '가쿠다 미쯔요(그나마 많이 사서 많이 읽었다)', '가와카미 히로미(별로 이력은 안되지만 느낌은 좋았다)', 특히 '요시다 슈이치'였다. 맨 처음의 만남은 "7월 24일 거리"였다. 그 책이 눈에 띄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감이 오는 느낌에서 샀지만, 사고난 후는 전형적인 지름병의 후유증이었다. 제대로된 이 작가의 의도를 뚫지 못하고 그저 그렇구나... 하는 식으로 넘겨짚기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름병은 나를 가만놔두지 않았다. 지금도 책장 한 줄이 가득차고 넘칠 정도의 일본 소설들이 있다. 그것도 못 읽은 것들이 말이다. 그래서 산 것이 '카라멜 팝콘'(아직 별로 읽지 않았다)이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하나씩 읽어치우기 시작한 것이 이 책이다. (지금은 '나카사키'를 읽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을 말하자면, 약간의 무게도 있을 뿐더러, 다른 책보다 편하게 읽힌다. ("타르 베이비"를 읽다가 이 책을 읽으니 책 읽는 속도가 무척 달랐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게다가 문장 구사의 스타일도 마음에 든다. 일본 작가라서 '재미'만 있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보느라 한참을 애먹었다.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책이었다. (딱 무겁다와 가볍다 중간의 느낌일까?) 가쿠다 미쯔요는 있는 대로의 풍경을 그대로 그려놓은 느낌이고, 가와카미 히로미는 묘한 유사성이 느껴지는 느낌만 감도는 데 비해, 요시다 슈이치는 표현의 시적 선택을 잘 했음을 곳곳에서 느꼈다. 아마도 한국에서 인정받는다 싶은 글의 스타일과 비슷한 느낌으로 읽혔다. 뭔가 다르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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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으로 꽃다발 먹기
쉰네 순 뢰에스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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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있는 표현도 돋보이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선명하다. 표현은 다소 진해서 배수아를 연상시킨다. 상당한 주제에 대한 제기도 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부끄럽지만 나도 정신과에 갔던 이력이 있다. 병증도 그녀와 비슷하다. 그래서 말이다. 이 작품이 조금 더 와닿는 듯 싶다. (그러나 내가 갔던 정신병원엔 빠져나갈 문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예술인이다. 그는 자신이 성격이 약간 자기 주장이 강해서 그렇지 병은 없다는 쪽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현대인의 상당수는 이미 정신질환자다. 강박증이든, 우울증이든, 불면증이든, 분열병이든 어떤 것이든 하나든 가지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세상은 제 정신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작은 아이 하나의 행동은 그저 한 사람의 전형으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닌, 모든 이 시대가 가진 병증을 지고 가는 이 인간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아주 빠르게 읽었다. 단장처리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있었지만, 이미지 하나 하나가 명징해서 정확히 들어오기도 했다. 이 작품 내의 표현은 무척이나 아름답기도 하다. 무엇을 생각하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기 죽을 수밖에 없는 정신병원에서 약동하는 이미지로 그려낸 것도 대단할 뿐더러, 이 사람의 심리상태를 묘사해내는 시적 표현도 볼 때마다 행복했었다. 뭐, 내가 주인공과 비슷해서 공감한다기 보다는, 이 작품의 문학적 완성도가 말의 거친 정도에 비해 엄청나게 뛰어났다는 것 때문이었다. 보통 말이 거칠면, 그 작품의 고상함이 떨어져보이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거친 어투에도 불구하고, 시의적절하고 아름다운 표현과 세밀한 묘사로 커버해나가고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확실히 이 책을 처음 보고서 고를 생각을 했는데, 읽고 난 다음에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많은 것을 성취한 문학가로 평가하고 싶다.
이 사람이 한국계인 것은 나중문제다. 나는 한국인으로서의 그가 아닌, 문학가로서의 그녀를 보고 그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인이니까 띄워주는 게 아니라, 어디에 나가도 뒤지지 않는 한 작가를 보게 되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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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러 갑니다
가쿠타 미쓰요 지음, 송현수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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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다 미쯔요를 읽을 때 두 번째 읽었던 책이다. 첫 번째는 '프레젠트'였고, 세 번째는 '대안의 그녀'였다. 그 중에 이 책이 제일 돋보였다.
문장을 말해보자면, 디테일은 확실히 있는데, 그것이 사고로 나아가는 경우가 있고, 그것을 제대로 완결시키지 않은 채 넘어간 문장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사고 후회하지 않은 까닭은 작가의 센스가 전혀 모자라지 않고, 일정정도의 깊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디테일 사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기도 하고 말이다.
이 소설 전체를 요약하는 구절은 첫 소설 안에 있는 "싸우러 간다, 결말을 짓는다, 그런 게 아니라 빼앗긴 것을 받으러 간다는 의미는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대부분 탈출을 꿈꾸기 때문이다.
'잘 자, 나쁜 꿈 꾸지말고'의 주인공은 집요한 보복을 피하고 보복한 사람을 때리고, 지긋지긋한 헛소문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맑은 날 개를 태우고'의 등장인물은 역시 애증관계때문에 동물을 죽이고 괴롭혀 대리만족을 채우려 했다. '우리의 도망'의 주변인인 리사는 관계로부터의 탈출을 원했다. 그 외에도 상당수의 주인공은 이 세계의 지겹고 괴롭게 하는 것에 대해 탈출하길 소망한다.
우리 역시, 일상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자주 발동한다. 이 세상이 지루하고 답답하고 짜증날 때가 너무 많다는 점에 있어 이 소설집이 가지는 의미는 그다지 적지 않다 본다. 우리가 흔히 이런 말을 한다 "--해 죽겠네." 얼마나 갑갑하면 죽는다는 소리까지 할까? 이 소설은 끔찍하지 않다. 이 소설은 그다지 시원하게 복수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의 결말을 봄으로서 우리가 가진, 이 '문제로부터 벗어난다'에 대한 그 결론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제대로 해결되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그나마 가쿠다 미쯔요의 소설 중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노벨상이나 그런 작가같은 사람에게는 모자라긴 하지만, 수채화 하나를 본다는 느낌은 가질 수 있다. 수채화를 보면 여러가지 상상을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단지 이야기로만 읽을 것이 아니다. 그가 그린 것 속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 상상하는 것도 한 재미가 되었던 책이었다. '프레젠트'가 글의 의미에 재미있는 포장을 하는 '센스'를 보였던 책이라면, 이 책은 그의 드로잉과 주제의식을 감상하는 책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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