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꼭 해야 할 34가지
김옥림 지음 / 미래문화사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저자 김옥림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듯하다. 그동안 저자의 저서가 끊임없이 관통하고 있는 단어는 ‘가족’과 ‘행복’이다. 이번 책 역시 가정, 직장, 사회에서 여성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 쌓아야 할 소양을 모은 것이다.
 
하필 왜 서른네 가지만 골랐을까 궁금해진다. 저자에게 물어보지 못한 이상 상상에 의존 할 수밖에. 아마도 만혼이 유행인 요즘 세태를 반영한 게 아닌가 싶다. 적어도 서른네 살까지는 책에 있는 소양을 익혀서 결혼에 성공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책은 대단히 평범하다. 특별히 평을 할 내용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흔히 듣던 이야기를 모아서 엮은 것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흔하지만 한 곳에 모아서 세상이 ‘효측’할 수 있도록 엮은 저자의 노고가 아름답다.

이 책은 제목만 봐도 내용이 읽힌다. <한 가지 기술은 반드시 익혀라>, <멋진 연애 꼭 해보기>, <적극적인 섹스를 즐겨라>, <자신을 항상 가꾸는 여자가 돼라> 등 평범한 제목에 내용 또한 평이하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읽힌다. 가볍게 읽고 깊게 생각하라는 저자의 숨은 주문이 숨겨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많은 사례를 인용해 우화적인 교훈을 던진다. 한 여성이 중장비기술을 배우려고 나서자 남편이 말린다. 남편 역시 중장비기술자여서 힘들고 어려움을 알기에 부인의 호기심을 애써 외면한다. 그러다가 부인의 열성에 못 이겨 남편은 훌륭한 선생님 역할을 한다. 그러다 갑자기 남편이 사고로 죽는다. 부인은 중장비 기술로 남편이 이끌었던 가정을 손색없이 꾸려나간다.

이러한 우화적 교훈은 글쓴이의 생각만으로 엮은 내용보다 다가서는 감동이 더하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것이다. 책은 평이하지만 가끔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그러나 짠하지는 않다. 그래서 가볍다.

책을 읽다보면 사이사이에서 아름다운 수채화를 만날 수 있다. 한 면을 모두 차지하는 제법 커다란 삽화다. 꽃, 연인, 풍경 등을 밝고 예쁜 색감으로 담았다. 책을 읽다가 그림 감상을 하면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일종의 ‘팁’이다. 그림은 어쩌면 아련한 옛날로 독자를 되돌려 놓는 매개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 몫이지만.

“이 책에는 영원한 사랑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을 위한 아름답고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지혜로운 말씀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저자의 말대로 책 내용을 따르면 분명 훌륭한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저자는 여자가 ‘꼭’ 해야 할 다양한 경구를 담았지만 책을 ‘꼭’ 읽어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상식’의 범위 내에서 생활하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여성이라면 이미 책이 요구하는 여성상을 능가하고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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