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먹다 - 어머니들의 리틀 포레스트
이혜숙 지음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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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풋하다란 표현을 만났다. 어려서부터 국어사전과 옥편을 끼고 산 덕에 단어와 표현 해석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굴풋이란 표현은 생소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배가 고파서 무엇을 먹고 싶은 느낌이 있다라는 뜻의 형용사다. 전라북도 방언사전에는 배고프다라는 짧은 해석이 실려 있다. 전북 지역에서 많이 쓰던 순우리말이다.


표현이 억세지 않지만 뭔지 모를 결핍을 연상시킨다. 입안에서 웅얼거리며 되뇌어 보니 뱃속에 뭔가 채워야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을 준다. 물론 뇌피셜이지만 어떤 단어가 뇌를 통해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상당한 위력이다. 레몬을 떠올리면 그 새콤함이 침샘을 자극하듯 말이다.

배고프단 의미의 형용사 굴풋하다


굴풋하다를 만난 것은 이혜숙 작가가 펴낸 계절을 먹다라는 음식 이야기책에서다. 춘궁기 때를 묘사하면서 봄은 길고 사람들은 굴풋했다라고 적었다. 곳곳에 등장하는 전남 함평 출신 작가의 사투리는 구수하고 정겹다.


작가는 한 손으로 음식을 만들고 다른 한 손으론 글을 썼다. 할머니도 음식으로 기억하고 엄마의 살아생전을 묘사할 때도 음식을 반찬 삼아 했다고 썼다. 작가의 기억은 거울처럼 명확했다.


이를 작가는 삼시 세끼 만들어 먹던 시대였고, 시골에서는 밭에서 직접 뽑아다 반찬을 만들었기에 농사일의 결과물이 늘 눈앞 밥상에 펼쳐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밭의 생명력이 종이 위에 고스란히 이식됐다. 그래서 계절을 먹다는 활자가 싱싱하게 펄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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