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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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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이라는 여성의 자손들이 모여 여성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
하와이 가고 갈구나.
하와이서 가장 하고 싶은 게 뭘까?

그렇게 누군가의 기일에 가장 좋은 것으로 선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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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158
하인리히 뵐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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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인리히 뵐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처음에 그 시가 생각났다. (왜 그거….옆에 사람들이 체포되었을 때 모른척 했는데, 내가 체포되었다는..)

그러나 그 시와 전혀 무관한 소설이다.

독일 소설. 1948년 화폐 개혁 후에 서독의 대도시인 쾰른에서 벌어진 일을 부부(프레드 보그너, 캐테 보그너) 각자의 관점에서 그린 소설이다.  

프레드 보그너는 벽지공장에서 일하다가 전쟁이 터지자 징집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군대에서 배운 전화교환 기술로 성당 전환교환수가 된다. 한달 임금 320마르크. 이게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부인과 아이 3(클레멘스, 카를라)을 위해 제대로 된 집 한 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하다. 5식구가 위선적인 가톨릭 신자 프랑케 부인 단칸방에서 눈치를 보며 살았는데, 프레드 보그너가, 한 집에 살 수도 없을 만큼 물리적으로 좁기도 하지만, 자신의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집에 나와 떠돌이 생활을 한다. 가난 속의 아이들에게는, ‘절망스럽과 무의미한 겸손이 느껴진다

프레드와 캐테는 가끔씩 숲에서, 공원에서, 모텔에서 만나 짧은 시간 동안 부부관계를 맺는다. 캐테는 남편을 만나면서 설레하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매춘 여성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한다. “난 매춘부가 아니니까요. 난 매춘부들에게 아무런 반감도 없지만, 프레드, 난 매춘부가 아니에요. 난 당신을 만나러 와서 망가진 집의 현관이나 밭에서 당신과 함께 있다가 집에가요. 끔찍해요. 전차에 오를 때마다 당신이 내 손에 5마르크나 10마르크를 쥐어주는 걸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끔찍하다고요. 그런 여자들이 몸을 팔고 얼마나 받는지는 잘 모르지만요

부인과 함께 밤을 보낼 모텔비를 구하기 위해 프레드가 돈을 빌리러 다닌다. 우여곡절 끝에 부인과 모텔에서 지내는데, 부인이 넷째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역자해설에서는, 네번째 아이를 가진 캐테 역시 사회 부적응자라고 보았다. 그 당시 아이를 많이 갖지 말라는 사회적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여하간, 책의 배경으로 봐서도 네번째 아이는 정말 무책임하고 경솔한 행동의 결과이다결국 부인은 남편과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프레드도 그런 캐테를 보며 헤어져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프레드는 부인을 집으로 보내고 다시 성당으로 돌아와 권태와 좌절을 느끼게 하는 성당에서 전화교환수 일을 하다가 부인과 헤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신부님에게 집에 가봐야지요라고 말하다. 그렇게 끝난다..

. 프레드가 집에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찜찜하다. 복닥거리는 그 집에 돌아가서 뭘 어쩌란 말인가. 캐테와 아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등등….

그런데 역자해설이 흥미로웠다. ‘뵐은 원래 프레드 보그너의 귀향을 묘사하는 14장을 구사했지만 실제로 쓰지는 않았다. 가난은 사회적 책임이란 사실이 작품에서 분명히 제시되었는데 아내에 대한 사랑을 재발견하고 집에 돌아간다고 해서 사회적 환경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이다백퍼센트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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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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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태백산, 한강에서 이어온 이야기들,  

결국 인간연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남파간첩 비전향장기수 윤혁, 소련 몰락과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당의 부패로 혼란을 겪는 베트남 소식을 들으면서 고민한다. 뭐가 문제인가. 제도의 문제인가, 사람의 문제인가.  

장혁을 통해 결국 인간연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다.  

강민규 : '아무리 문제 많고 모순 많은 천민성 자본주의라 하더라도 자본주의가 30년 이상 지탱되어온 사회에서는 사회주의는 절대로 뿌리내릴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윤혁 :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제를 모태로 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제도 속에서 인간의 중요한 본증 중의 하나인 이기적 욕망을 맘껏 성취할 수 있다는 황홀한 꿈에 취해 사니까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주의를 용납할 리가 없지. 그래...., 그래...., 인간은 이성적이기 이전에 본능적 존재야. 그래, 본능적 존재지.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이성의 힘이 큰 존재로 보려고 한 것이 착각이고...., 큰 오해를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조정래 선생은 이성을 회복하는 작업, 인간다워지려고 하는 연습을 통해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 같다.  

윤혁이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하듯이.. 

 

황광수의 평론이 멋있다. '인간을 "이성의 힘이 큰 존재로 보려고 한 것이 착각"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그러기에 이성은 새로운 의미망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고 있다. 인간 스스로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평등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단련 즉'연습'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이성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족이나 더 큰 사회적 관계 속에 놓일 때 '연습'을 통해 습득한 이타행 또는 더 큰 자아를 위한 자기헌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터득하게 하는 것도 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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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여인의 속삭임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6
알론소 꾸에또 지음, 정창 옮김 / 들녘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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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작가 알폰소 꾸에또의 작품이다.  

내 생전에 처음으로 페루 작가의 책을 읽는게 아닐지.  

기자이자 외모와 지성을 갖춘 베로니카에게, 레베카라는 고등학교 동창이 등장한다.  

큰 외모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던 레베카.   

고등학교 시절, 베로니카는 왕따를 하는 친구들과 왕따를 당한 레베카 사이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한편으론 레베카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데, 몇 십년이 지나서 레베카가 베로니카 앞에 나타나 거슬리는 행동을 한다. 과거에 무슨 사건이 있었던 듯 한다, 거의 끝부분까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책장을 넘기면서 왜 고래여인이 나타났는지, 고래여인은 베로니카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베로니카는 왜 레베카는 부담스러워하면서 한편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독자를 내내 궁금하게 만들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베로니카는 친구들이 파티장에서 레베카에게 창피를 주는 그 자리에 함께 했고, 그게 둘 사이의 관계를 불편하게 하면서 레베카로 하여금 돌출행동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결국 서로 그 때 일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털어놓는다.  

마지막 부분에서 뭔가 슬프면서도, 애잔함이 느껴졌다.  

난 그리 과거 회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복한 과거를 떠올리기 힘들어서이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그리 불행한 것만은 아닌데 왜 그럴까. 어쩌면, 베로니카나 레베카의 과거처럼 잊고 싶은 어두운 경험들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 아닐까. 그걸 놓아줄 필요가 있을거 같다. 그일과 관계맺은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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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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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박민규가 실망시키지 않았다.  

읽는 중간에는 뭐야....싶었는데, 삼미수퍼스타즈~~`처럼, 후반부로 갈 수록 사람을 매료시키더니, 끝장에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랑해'라는 말이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해....사랑해 라는 말을 진심으로 해본 적이 있었던가...사랑해라는 말을 무겁게 느껴서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도 우습게 해본다.. 

사회 공동체를 알아갈 그 시기에 격리를 경험해야 했던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 속에서,  미와 권력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요한 '열등감이란 가지지 못했거나 존재감이 없는 인간들의 몫이야. 알아? 추녀를 부끄러워하고 공겨하는 건 대부분 추남들이야. 실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인거지. 안그래도 다들 시시하게 보는데 자신이 더욱 시시해진다 생각을 하는 거라구. 실은 그 누구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데 말이야. 보잘 것 없는 여자일수록 가난한 남자를 무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야. 안 그래도 불안해 죽겠는데 더더욱 불안해 견딜 수 없기 때문이지. 보잘 것 없는 인간들의 세계는 그런거야. 보이기 위해, 보여지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봐줄 수 없는 거라구.  

그래서 와와 하는 거야.  

조금만 이뻐도 와와, 조금만 돈이 있다 싶어도 와와,  하는 거지. 역시나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데 말이야. 보잘 것 없는 인간들에겐 그래서 <자구책>이 없어. 결국 그렇게 서로를 괴롭히면서 결국 그렇게 평생을 사는 거야. 평생을 부러워하고, 부끄러워하면서 말이야. 이 세계의 비극은 그거야. 그렇게 서로를 부끄러워하면서도 결국 보잘 것 없는 인간들은 보잘 것 없는 인간들과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지'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하지 않는 이상 답이 없는 문제일 뿐이야'  

 

요한 ' 그러니까 사람들이 말하는 꿈같은 일이란 실은 별다른 일이 아니야. 그냥 이렇게 사는 거야, 꿈같은 사랑이란 것도 별다른 게 아니지. 그냥 살아가듯이 그냥 사랑하는 거야. 기적같은 사랑이란 그런 거라구. 보잘 것 없는 인간이 보잘 것 없는 인간과 더불어...누구에게 보이지도, 보여줄 일도 없는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는 거야. ......기적이란 그런거야' 

나 '기적이 그런 거라면, 하고 내가 말했다. 왜 이렇듯 다들 불행한 거죠?' 

요한 '그게 인간이야, ..지팡이로 바다를 갈라 보여준다 한들 내일 아침이면 또 다른 기적을 원하는게 인간이지'  

요한 '현실적으로 살고 있다 다들 생각하지만, 실은 관념 속에서 평생을 살 뿐이지. 현실은 절대 그렇지가 않아, 라는 말은 나는 그 외의 것을 상상할 수 없어- 라는 말과 같은 것이야. 현실은 늘 당대의 상상력이었어. 지구를 중심으로 해가 돈다 거품을 물던 인간도, 아내의 사타구니에 무쇠 팬티를 채우고 십자군 원정을 떠나던 인간도, 결국 아들을 낳지 못했다며 스스로 나무에 목을 맨 인간도....모두가 당대의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아>를 벗어나지 못했던 거야.  

그러니까 미리, 그 외의 것을 상상하지 않고선 인간은 절대 행복해질 수 없어. 이를테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 와 같은 상상이지. 모두가 현실을 직시해, 태양이 돌잖아?해도 와와 하지 않고, 미리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져야 하는 거야.  

신은 단 하나의 유일무이한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신거야. 바로 사랑이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한 인간을...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 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 가는 거야.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지. 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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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자신의 시각으로 남을 비하할 수 없는 상식의 사회, 독일에서 어느 정도 공포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다시 잃는다.  

'바라는 모든 걸 얻는 것이 인생의 가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겨우, 가까스로 얻은 것을 지키고 보살피는 것이 인생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포기하고 포기하면서 세상을 살아온 저 같은 여자에게....인생의 '가치'는 그런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이 여성의 운명이 가슴 아프다.. 

 

작가의 이야기가 좋다.  

'부와 아름다움에 강력한 힘을 부여해준 것은 바로 그렇지 못한 절대 다수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끝없이 욕망하고 부러워해왔습니다. 이유는 그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뭐래도 그것은 좋은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으며, 그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불변의 진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시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빈다.  

가능성의 열쇠도 실은 우리가 쥐고 있습니다. 왜? 

바로 우리가 절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진화의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능은 자기 자신, 즉 자기의 힘을 믿는 것이라고 고리끼는 말했습니다. 이 진화의 계단은 밟고 올라서며 저는 아름다움에 대해, 눈에만 보이는 이 아름다움의 시시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손에 들려진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어떤 독재자보다, 권력을 쥔 그 누구봐도....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한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로 대책없이 강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이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들이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대문입니다.  

...결국 이 세계는 당신과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의 상상에 따라 우리를 불편하게 해온 모든 진리는 언젠가 곧 시시한 것으로 전략할 거라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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