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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 언니의 권유로 읽어 보게 되었다.
원하는 책을 한권씩 바꿔보자던 제안에 둘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다. 그리고 언니가 전해준 책은 '적의 화장법'.
표지의 작가의 얼굴은 굉장히 장난스럽고, 여성스러워 보여서 이것은 당연히 '연애소설' 이다. 라고 혼자 결론 내렸다. 게다가 제목도 '적의 화장법' 아닌가! 그래서 나는 간과했던 것이다. 이 화장법이 여느 여자들이나 하는 흰분을 칠하고 붉은 색 입술을 바르는 것 뿐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정은 그것이었다. '경악' , 그리고 '놀라움'.
이건 무슨 문학 소설을 읽는 것도 아니고.. 마니아 층까지 갖고 있다는 아멜리 노통브. 감히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글을 천천히 읽지 못 한다. 정독이 안 된다. 무조건 속독이다. 빨리 읽고 해 치워야 하는 게 내 급한 성미. 한 줄을 읽고 나면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혼자 보채고 보채고. 그렇게 나는 1시간여 만에 이 책을 다 읽었다.
남는 것?
글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작가의 글은 작가 '이상' 을 떠오르게 하고, 심오하고 깊은 것 같은 글의 내용은 쉽사리 감도 오지 않는다. 이건 정말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그저 '마신' 격이다.
지금도 책을 보고 있자면, '저 책. 무슨 내용이지?' 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니까, 자신의 내부에 있는 적이 곱게 화장을 하고 나타나서는 10년이 지난 아내를 살해 한 날, 그 날에. '너도 함께 죽어야지?' 라고 손을 내뻗는 격이랄까?
무슨 내용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