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를 보니 요즘 옛 외화 시리즈가 다시 주목을 받으며 20~30대 사람들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나 역시 뉴스에 올라온 외화 시리즈의 제목들을 보니 새삼 너무나 반가웠다.

특히 '천사들의 합창'이 가장 반가웠다. 드라마 속 아이들과 선생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리 어른이 듣기에는 별일이 아닌 것에 나름대로 심각하게 걱정하고 고민하던 아이들... 그 조그만 입을 오물거리며 말하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고민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더 심각하게 고민해주시던 히메나 선생님...  천사와도 같던 히메나 선생님의 모습이 마음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어쩌면 난 어릴 때 드라마 속히메나 선생님을 보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이다. 학생과 눈을 마주하고 친절하고 다정히 말씀하시는 선생님... 그래 저 모습이었구나. 저 미소였구나! ....내가 되고 싶던 선생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못하지만... 어쩌다 이렇게 동떨어진 모습이 되었는지...  또 어찌 생각하면 지금 아이들 또한 저렇게 순진하고 순수한 아이들이 아닌 것같고, 아이들이 현재  필요로 하는 선생님도 저런 선생님이 아닐수도 있을 것같다. 위 드라마 속 모습은 참 이상적인 학생과 선생님인 것같다.

이상은 이상이지만 이룰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  낙담하지 말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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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주로 안좋은 일만 기록하게 되는 것같다. 마이페이퍼이름은 '기억하고 싶은 날들'인데 내용들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들'인 것같다. 그만큼 올해 즐거운 일보다는 안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고 또한 이렇게 어려운 일들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을 남기고 싶어서 일것이다.

정말 파란만장한 이 일년! 이제는 학부모님께 머리 조아리며 한번만 다시 생각해달하고... 딸자식 가진 다같은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하시라고 말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늘 또 한번 죄인이 되어 똑같은 말을 했다.

맞은 아이도 우리반이고 때린 아이도 우리반... 맞은 아이를 생각하면 정말 안됐다. 얼마나 공포스러운 경험이었을까싶고 그것이 아이에게 상처로 남을까도 걱정이다. 하지만 그 아이만 생각할 수 없는게 때린 아이도 내가 책임져야 할 우리반아이니까. 그 아이들도 불쌍히 여기고 감싸주어야 한다.

정말 내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

학급운영에 무언가 빈틈이 많은 것같다. 어디선가 물이 줄줄 새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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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과 많이 맞닥뜨리는 것같다. 사실 선생님이라고 해서 모든 일들에 대처를 잘 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아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님과 마찬가지로 당황스럽고 난감하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더 황당하다. 집을 나가고 사고를 치던 아이는 (물론 태도가 공손해지고 수그러든 것은 아니지만) 지각도 하지 않고 일단은 내 앞에서나마 내 말들을 인정하는 듯하다. 여전히 큰 목소리로 교실을 휘젓고 뛰어다니며 노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 아이에 대한 시름을 조금 놓으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우리반 아이가 아프다. 마음이... 병원서는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좀 심각할 정도이다.

우리반에서 항상 열심히 하고 착실한 아이인데 너무 열심히고 착실해서...  항상 자신을 그래야 한다고 심하게 다독거리다 보니 그 생각만 남았나보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를 용서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굉장히 많이 느꼈었나보다. 그래서 지금은 손을 가만히 있지 못할 만큼 불안해하고 울기만 운다.

멍해지고 수업이나 무엇이나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하면 할수록 그렇게 안돼서 더 불안하고 눈물만 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아무것도 혼자 못할 것같고... 

좀 쉬어주면 괜찮아질거라고....  마음을 편안히 하고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할 수 없으면 가만히 쉬어주고 괜찮다고 생각하라고. 이럴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그리고 모든 것을 꼭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두번 실수해도 괜찮다고 ... 이런 이야기를 해 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마음이 한순간에 제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아이는 그게 잘 안된다고 다시 불안해했다.

오늘은 어머니랑 여기 저기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머리를 쉬어주라고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다. 그 아이는 그럼 수행평가는 어떻게해요? 수업을 그렇게 많이 빠지면 어떻게 해요? 하며 불안해했다.  수업 좀 빠지고 숙제 좀 안 낸다고 세상이 망하는 거 아니라고, 큰 일 나는 것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고 아무 생각없이 좀 쉬라고 해주었다.

내일은 학교를 올 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가벼운 상태가 아닌 것같아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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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지표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건목; 소나무, 머리에 눈을 털며

잠시 진저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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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 바람에도 서슴없이 잎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어 주먹에 쥐며 이제 기나긴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고 삶에서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들의 사랑임을 압니다. 꽃에 대한 씨앗의 사랑임을 압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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