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아이들에게...
아이들아, 시험은 잘 치뤘니? 음... 분명히 게중에는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거나 그 이상을 얻어 기분이 좋은 아이들도 있고, 노력은 했는데 이런 저런 실수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거나 남보다 나은 결과가 아니어서 실망하고 낙담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고, 아예 공부라는 것이 싫어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시험을 쳤고 아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모두모두 시험에 부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일 것이고 사흘동안 시험을 치느라 수고했단다.
시험이라는 거, 참 부담스럽지?...... 하지만 우리는 평생에 걸쳐 시험이라는 걸 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학교시험 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더라도 그 외 비슷한 것들을 많이 접하면서 살게 되지... 왜 그럴까? 왜 우린 계속 시험 비슷한 것들을 쳐야 할까?
무엇이든 좋은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단다. 다 좋은 것을 하고 싶으니까.... 좋은 직업들, 좋은 사람들, 좋은 자리 등... 하지만 그 좋은 것들은 한정이 되어 있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다 기회를 줄 순 없단다. 또 어떤 것에나 자격과 책임이 따르니까.... 그래서 몇몇을 가려내어야 하고 그러자니 그 사람에 대해 평가를 내려 볼 수 밖에 없지. 그래서 시험이라는 것을 만들어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지. 정말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그것을 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
이런 이유로 시험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시험에 대비를 해야 하고. 그리고 다음을 위해 한창 배우는 때에 열심히 배워야 하고.
열심히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들이 다 예쁘다... 하지만 얘들아,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시험이 단지 우리가 사는 동안 꼭 거치게 되는 것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단다. 흔히들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꼭 공부를 잘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인생에서 행복한 것은 아니란다.
그럼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얘들아, 선생님이 생각하기엔 아마도 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우리 삶은 우리에게 귀하게 주어진 선물같은 것이잖아. 상상해보렴. 우리가 사람이 아닌 개미로 태어났다고... 그리고는 무심한 사람에게 밟혀ㅠㅠ.... 또는 지렁이로 태어나서 땅 속에서 살고 또 비오는 날 사람에게 수난을 .... 하지만 우린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반짝이는 햇살까지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 났잖니. 그건 특별하게 선택된 것이고 다행인 것이지.
우리에게 이렇게 귀하게 주어진 삶을 너희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공부말고도 너희는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고 행복을 느껴야 한단다. 그리고 이 세상에 있는 너희 한명한명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달아야 한단다.
그러니 너희가 시험을 못 보았다 하더라도 이 일로 너희가 남보다 덜한,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크게 낙담하지 않았으면 한다. 너희는 그 외에도 다양한 면에서 장점이 많은 아이들이니까.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회는 언제나 다시 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오늘 한 실수는 다음에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고 느긋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실수들에 괴로워하기 보다는 다음에 실수하지 않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현명한 아이들이었으면 한다.
하지만 얘들아, 선생님의 이 말이 시험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말하는 것이지 열심히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란다. 시험결과가 남보다 못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부끄러운 것이다. 중요한 건 자세다. 어떤 일을, 상황을 대하는 자세. 성실한 자세.... 공부든 맡은 일이든 사람들 사이의 관계든 성실하게 고민하고 풀어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사람이 아름답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게으름피우고 해야 할 일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미루는 그런 사람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그리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주어진 일에 성실한 많은 것을 배우려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아직 너희는 학생이고 배울 것이 많거든. 지금은 그것을 왜 하는지, 왜 배우는 지 모르지만 크고 나서 그것을 알게 되는 것이, 그때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하는 그런 것들이 있단다.
너무 많은 말을 해 버렸구나. 나이 든 사람은 걱정이 많단다. (노파심이라고 하지...^^)
너희에게 관심 많고 사랑하는 담임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