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3대 피라미드   오른쪽부터 쿠푸왕,카프레왕,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 제 4대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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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교사가 왜 되었는지 새삼스레 떠올려 보곤 한다.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지... 그러면서 현재의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그 변화에 문득 놀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했던 때는 기간제 교사로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이다.

아이들은 아직 사랑을 주고 받는데 서투르므로 그런 서투른 행동까지도 더 큰 사랑으로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모든 아이들이 다 싹싹하고 착하지는 않다. 왠지 반항적이고 냉소적인 아이들도 있다. 특히나 중고등학교 애들은 어른들에게 특히 그렇다. 그 반항적이고 냉소적인 아이들을 잘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녹여야한다고 생각했다.  

요즘 내가 이걸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아이들이 반항적이고 냉소적이라고 화내고 속상해하지 말고 더 큰 마음으로 사랑해주어야 했다.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넉넉히 사랑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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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숙이를 드디어 만나 이야기를 했다. 사실 어제 학교를 왔었지만 종례시간에 말도 없이(?) 가버려서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사실 오늘 옥숙이 친구의 담임선생님이랑 통화가 되었다. 저번부터 한번 통화를 하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통화를 하지 못하다가 오늘 된 것이다. 선생님말씀으로는 그 친구도 저번주 월요일부터 학교를 나오지 않다가 일요일날 부모님이 찾아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봉사처분인가 받으러 가있다고 하시는데 그 아이의 경위서에 옥숙이라는 이름도 있었다고... 여자들 몇몇이 남자친구들을 데리고 오토바이를 타며 온 부산시내를 돌아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마련한 것같다고 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문득 너무나 걱정이 되었다. 옥숙이가 영 다른 길로 빠져버린 것같고... 이제 학생부로 넘겨야할 것인지도 고민이 되었고... 하루 빨리 옥숙이를 찾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옥숙이집은 아파트이고 아파트들 사이에 있지만 조금 지대가 높다. 그 길을 터벅터벅 걸어 올라갈 땐 마음이 복잡해져 온다. 당연히 아이을 찾으러 가는 것이면서도 옥숙이와 맞닥뜨릴 게 내심 두렵고 부담스러운 건 왜인지? 아마도 옥숙이를 학교에 오도록 설득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때문일 것이다. 

또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면 만나지 못한대로 ... 어딜갔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옥숙이집에서는 문도 제대로 열어주지 않는데 내가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옥숙이가 없으면 아파트복도쪽으로 난 창문으로 동생과 이야기하고 온다)

오늘은 아파트앞에 올라서니 옥숙이 동생이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동윤아 , 누나 있나?' 머뭇거리며 '한번 가보세요...'한다. 있나보다.

복도 창문으로 어머님과 처음 보는 여자분이 보였다. 옥숙이있어요? 물으니까 '네'하며 반긴다. 옥숙이 언니란다. 그리고 어머님이 뭐라고 하시며 문을 활짝 열어준다. 어머님께서 옥숙이 있는 쪽을 가르키시며 문을 열어주시는 것을 보니 내가 오는 것을 싫어하시지는 않으시는구나, 오히려 내가 옥숙이를 어떻게 해주길 바라고 계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쪽에는 옥숙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애 둘이 더 있었다. 그 애들이 쌍둥이친구들이었다. 한명은 옥숙이와 똑같이 파마를 하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후다닥 부끄러워하며 밖으로 피했다.

옥숙이를 앉혀놓고 손을 붙잡고 이야기했다. 졸업은 하고 고등학교는 가야하지 않겠냐고.. 선생님은 진심으로 옥숙이가 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바란다고.. 이렇게 결석이 많아지면 학교가 낯설어져서 학교로 돌아오기 힘들게 될까 걱정이라고. 옥숙이가 오면 나도 반아이들도 반겨준다고. 옥숙이는 그저 '네,네'하고 있다. 그리고 옥숙이는 앞서 말한 그 친구와 어울린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저번주 월요일에 잠시 만난 것이 다라고 했다. 그 자리에 있는 두 쌍둥이 친구랑 지냈었다고 한다.   

옆에서 옥숙이언니가 옥숙이에게 이런 저런 꾸짖는 말을 한다. 옥숙이는 언니에게 눈을 흘기면 모르면 가만히 있으란 식으로 말대꾸를 했다. 나도 그랬지만 자매간에는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제대로 귀에 안 들어오나 보다.

옥숙이더러 선생님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고 밖으로 데려 나왔다. 밖으로 나와 아파트 화단 앞에 앉혀 놓고 옥숙이와 남자친구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건전한 만남이어야 한다고... 혹시나 걱정되어서 하는 말인데...  후회할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그리고 가족들이 누구보다도 옥숙이를 걱정하고 있는 거라고 ..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도 정말 서로 아끼는 친구들이라면 옥숙이를 함께 나쁜 길에 빠뜨리면 안된다고.. 옳은 길을 갈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 그리고 부모님들이 많이 기다리실텐데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

마지막으로 내일 체육대회 때 우리반 빨간티를 입기로 했으니까 있으면 들고 오고 체육복 입고 오라고 전했다.  

이렇게 말하고 온 지금은 내일 옥숙이가 학교를 올 것같고, 옥숙이가 학교만 나와준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만 같다.

내일 체육대회날이다. 아이들이랑 즐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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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갈 길이 먼 것 같다.

우리 반에 영은이는 몸이 약해서 결석이 잦다. 3월에는 8일을 결석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진단을 해봐도 위가 조금 좋지 않은 것밖에는 더 심각한 것이 없다. 1학년 때부터 결석이 잦았는데 영은이가 결석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마음이 나약해서인 것이 큰 것 같았다. 조그만 일에 상처를 잘 받고 그러면 어김없이 몸이 아프다고 느끼고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것이다. 영은이 어머니를 만나 뵈었을 때 어머니도 우유부단하신 편이라 영은이가 아프다고 하면 강경하게 하시지 못하고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하신다.

영은이가 나오지 않을 때 집에 문병을 갔었다. 사실 '그렇게 아프나?'하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앓아 누워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좋지 않은 정도...

  이렇게 학교를 들쑥날쑥 다니면 결국 영은이에게 피해가 갈 것이고 적응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일단 학교는 나왔다가 정당하게 조퇴를 하고 집에 가라고 했었다.

어제 영은이가 결석을 했다.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또 왜 이러는 걸까 불안해졌다. 어제 하루동안 내 전화기가 배터리가 없어서 꺼져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파서 못 나온다'는 연락도 받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 영은이가 8시 반 넘어 왔다. 분명히 영은이가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복도에 불러 세워 놓고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사고결'이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영은이가 쓰러졌다. 영화에서나 봤던 '기절'을 내 눈앞에서 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 말과 함께 쓰러졌다는 것이 더 충격이었다. 내 말이 그렇게 가혹한 말이었을까? 일단 아이를 주무르고 체육선생님을 부르러 아이를 보냈다. 아이는 곧 눈을 떴다. 체육선생님이 부축을 하시고 보건실에 데리고 가셨다.

정말 마음이 복잡하다. 내가 정말 점점 반아이들에게 나쁜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롭다. 내가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는 걸까? 내가 정말 할 수 없는 일들을 요구하는걸까?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또 처음에는 당황스러워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절묘한 타이밍과 아이의 상태를 볼 때 의도적으로 쓰러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참 나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보고 계시던 옆 반 선생님도 내게 와서 똑같은 말씀을 하셔서 혹시 진짜 그런 것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 

정말 그렇다면 참 무섭다. 아니라면 그런걸 의심하는 내가 참 부끄럽다.

내 자신이 너무나 무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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