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예제... 정말 화장실 한번 가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점심시간에 바자회를 했었는데 우리반은 아이들이 물건을 많이 가져왔다.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한 몫을 챙기려하는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얼마나 열성적으로 파는지... 특히 유미가 모든 일에 적극적인 것은 알았지만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는데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났다.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다는 둥 마음이 착해지고 넓어진다는 둥^^
마칠 때 보니 또 복도에 여러 아이들이 꿇어앉아 있다. 몰랐는데 오전에 콜라텍에서 아이들이 서로 밀가루를 뿌리고 욕을 하면서 싸웠단다. 말로만 듣던 삼학년의 '씹년파'들이었다. (열명인데 본인들이 '십년'도 아니고 '씹년'이라고 부르고 쓴단다) 그 유명한 애들이 어떻게 생겼나 보고 싶다가도 그 애들이랑 눈마주치기도 내심 겁이났다^^ 그래서 윤아샘이 점심때 여교사 휴게실에 들어누워있었구나...
윤아샘은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정말 우리 아이들이 TV에서나 보던 그 불량소녀들 같았다고... 세상을 얼마나 겪고 얼마나 상처를 받았다고 악에 받쳐 그렇게 미워하고 모질게 욕을 퍼붇는지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이 아직 세상을 잘 몰라서 그런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어려서 , 힘 센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 자체가 힘의 논리를 아이들에게 가르쳤기 때문에 그런거라는 생각도 든다. 가깝게는 학교에서 왕왕 쓰이는, 문제아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폭력에 가까운 체벌(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그렇지 않지만 몇몇 선생님들은 그걸 선도의 방법이라고 확고히 믿고 있다. ) 조금 더 넓게는 사회나 정치 등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식이나 힘으로 밀어부치기 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