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
백정선.김의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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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려고 일부러 메모하며 읽었다. 대부분 맞는 말씀이다...만 빚에 대해서 느무 겁 주시는 건 아닌지. 살다보면 빚 질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더라. 내 수중의 돈만 가지고 쓴다고 하면 오히려 거지꼴 날 수 있다. 진심 원하는 것 위해 빚 딱 한 건만 지고 얼른얼른 갚기--해보면 게임같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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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구조 - 중심.주변.아주변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4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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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양식 4종으로 인류사 다시 쓰면서 미래사에도 도전하는(양식D) 것은 여전함. 아주변론도 이미 한 이야기. 내가 놀란 부분은 중국사=제국사로 읽으면서 몽골제국을 복권시키는 4장과 제국의 역성혁명의 일환으로 중국 공산혁명을 다시 쓰는 5장! 증여 파워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중국도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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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
백정선.김의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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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민금융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도 문제에 한몫하고 있다. 미소금융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원래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금융 상품이 아니었다. 돈을 빌려줄 때 대출자가 이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그리고 이 돈을 통해 대출자를 어떻게 빚의 굴레에서 탈출시키고 자신의 삶을 개선시킬 것인지를 보살펴 주는 상담과 컨설팅, 커뮤니티의 기능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민 단체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할 때에는 이런 기능을 통해 실질적으로 대출자의 삶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에 중점을 두었다. 그런데 정부가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미소금융이라는 이름으로 흡수하면서 정작 중요한 기능은 거의 유명무실화되고, 그저 좀 더 싼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 정도로 변질되어 버렸다. (34)

우리는 흔히 부채에 관해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만 지구 끝까지 쫓아갈 기세로 추궁하지만 채권자의 도덕적 해이, 즉 상환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준 책임에 대해서는 별로 묻지 않는다. ……
쉽게 생각하면 ‘갚을 능력이 없으면 안 빌리면 그만 아닌가?’ 하고 모든 문제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갚을 능력’이 대체 어느 정도인지를 개인이 정확히 파악하기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출은 물론 카드 할부, 통신사 할부를 비롯해서 ‘빚으로 보이지 않는 빚’들도 얽혀 있어서 더더욱 어렵다. 갚을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그동안 수많은 대출 관련 정보를 쌓아 오고 분석해 온 금융기관이 훨씬 낫다. 그럼에도 실적 늘리기에 급급한 금융기관들은 손쉽게 빚을 낼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만들어 내는 데는 열심이었어도 갚을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주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는 게을렀다. (38)

사실 젊은 세대들 중에는 체면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결혼할 때 집도 차도 욕심 안 부리고 분수껏 소박하게 하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다. 자식은 싫은데 부모의 체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기 사정에 안 맞는 소비를 하게 되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 왔다. (51)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나 금융권이 개인으로 하여금 빚을 줄이도록 유도해 나가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금융권은 자기들 수익이 줄어드니까 그렇다 쳐도 정부도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에 큰 관심이 없다. 빚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하면 소비가 줄어들까봐 찔끔찔끔 이자 부담만 줄여 주는 데 그친다. 부채를 줄이려고 하면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내수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서 경기 전반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단기적인 충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질을 바꾸어야 하는데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서 부동산 부채의 마지막 빗장까지 풀어버린 정부에게 그런 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계속 빚의 코너로 몰려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그 피해는 집중된다. (63)

최근에는 ‘소풍 결혼식’이라는 개념도 등장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야외에서 마치 소풍처럼 결혼식을 소박하게 치르는 것이다. 음식도 식장에서 즉석에서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소풍처럼 도시락으로 준비해 온다. 소박한 결혼을 하고, 절약한 비용의 일부를 기부하는 건강한 생각의 젊은 커플들도 늘고 있다. 화려함이나 남에게 보이고 싶은 과시를 개성과 독특함으로 대신한다면 정말로 ‘스몰’하면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멋진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남과 비슷한 결혼식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비교하게 되고 비용으로 경쟁하지만 개성을 가진 결혼식은 굳이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112)

외벌이를 가정하고 재무구조를 짜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예를 들어 남자는 한 달에 300만 원, 여자는 200만 원을 번다고 가정해 보자. 남자와 여자는 각각 자기 수입에 맞는 지출 구조가 있는데 결혼을 하고 나면 둘 다 지출이 확 올라간다. 여전히 남자와 여자는 각각 300만 원과 200만 원을 벌고 있는데, 심리적으로는 둘이 합쳐 500만 원을 벌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씀씀이가 커지는 것이다. 실제 부부의 수입은 합쳐서 500만 원인데 돈을 쓸 때에는 각자 ‘500만 원’ 수입을 생각하고 돈을 써서 결국 부부가 1,000만 원을 버는 것처럼 소비를 하게 된다. 심지어 아직 결혼도 안 한 예비부부들까지도 이런 착각에 빠져서 지출이 확 늘어난다. 이렇게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쓰다가 나중에 빚이 불어난 뒤에야 자신들의 착각을 뉘우친다. (120)

은퇴 후 창업을 생각하는 50대 고객들이 상담을 올 때에는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부인이 먼저 창업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소자본으로 작게 시작하고, 처음부터 수익 낼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 부부 중 한쪽이 계속 수입이 있는 상태에서 작게 창업을 하면 준비 기간에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처음부터 크게 벌리지 않아도 된다. 창업에 올인을 하면 이를 통해 가족 전체의 수입이 나와야 하므로 작은 규모로 시작하기도 어렵다. 경험도 없으면서 빚을 내서 무리한 투자를 하고[면] 실패할 확률을 높이는 결과가 된다. (160)

빚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은 한 방에 빚을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빚을 질병이라고 생각한다면 치료도 질병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얼마 동안의 시간을 거쳐야 완벽한 치료가 가능한데도 부채가 주는 고통에서 한 방에 벗어나려다 보면 치료도 안 되고 오히려 또 다른 빚을 지게 된다. 예를 들어 적어도 10건 이상의 빚을 진 다중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채 건수를 점차 축소해서 최종적으로는 한 건으로 줄여 신용 등급을 올려야 한다. 그 다음 이 한 건의 부채를 금리가 낮은 쪽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통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기간을 못 참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1년의 치료가 필요한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치료를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나아진 게 없다면서 치료를 포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185)

노후 준비, 자금 마련보다 빚지지 않는 체질이 중요하다. (255)

노후를 위해 돈을 얼마나 모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 이전에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노후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무엇을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다음에는 자기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재테크 문제는 그다음이다. (256)

이러한 문제에 빠지지 않으려면 수입이 많아진다고 해서 지출이 따라 늘지 않도록 통제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은퇴 직전 몇 년이 대체로 가장 수입이 많다. 은퇴 전에 수입이 많은 것은 한편으로는 ‘그 돈으로 노후 준비를 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나의 수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미리 펼쳐 놓아 보면, 당장 들어오는 돈이 늘었다고 해도 지출이 늘지 않도록 자제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년의 위기 속에서 생활 패턴이 바뀌고, 건강관리나 자기 개성을 찾는 데에 소비를 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자신의 삶을 좀 더 건강하고 윤택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파이를 지금 먹어 치워 버리는 정도로까지 소비한다면 중년의 위기는 부채의 위기, 삶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261)

특별히 주의할 점은 지출을 통제할 때 숫자부터 줄일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한 달 외식비가 100만 원이 넘는다고 가정해보자. 상담하는 과정에서 외식비 지출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면 십중팔구는 "그럼 외식비를 30만 원 줄일게요."라는 식의 말이 나온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치고 실제로 지출을 줄이는 데 성공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 먼저 생각할 것은 ‘얼마’가 아니라 ‘어떻게’다. 우리는 삶을 위해 돈을 쓴다. 외식비를 줄이고 싶다면 먼저 어느 그룹과 함께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왜 먹는지, 그리고 먹어서 누리는 것, 얻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266)

계획을 세웠다면 배우자에게 이를 이야기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처음에는 반대할 수도 있다. 설득을 하고 타협해 가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합의를 보기 전에는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에게 이야기도 안 하고 몰래 준비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면 더욱 분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내 뜻을 알면 좋아하겠지’, ‘내가 이렇게까지 준비했다는 걸 알면 깜짝 놀랄 거야’라든가 ‘반대하면 어떻게 하지? 그럼 내가 일단 준비 다 해 놓고 나서 이야기하면 나중에 가서 어쩌겠어,’라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고 해도 부부 사이에 공유되지 않으면 불화의 씨앗이 되고 미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94)

빚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돈을 쓰고, 누리는 것보다 나의 삶의 원천이 되는 가족들과 누리는 ‘삶의 기쁨’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더 자극적이고, 뭔가 가져야만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작은 것들을 행해보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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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구조 - 중심.주변.아주변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4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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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족사회는 유동적 사회에 존재한 중요한 측면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리 억압해도 회귀합니다. 그것은 국가사회나 자본주의사회 안에서도 회귀합니다. 사람들이 잊으려고 하고, 또 실제로 잊어도 그것은 인간의 의지에 반(反)하여 되돌아옵니다. (76)

미소의 냉전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노마돌로지는 이 냉전구조를 해체하는 탈영역적 탈구축적인 원리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붕괴되고 자본주의의 글로벌리제이션이 이루어진 1990년대 이후 그것은 ‘자본의 제국‘ 또는 신자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변화되었습니다. 그것은 국경을 넘고 네이션을 넘어 모든 곳에 침투하는 침입하는 자본을 긍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그 결과로 새로운 타입의 유동민이 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트세터...라 불리는 비즈니스맨, 그리고 그것과 평행해서 등장한 홈리스가 그러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유동성으로는 자본=네이션=국가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82)

다시 말하자면, 정주 이후에 생겨난 유동성, 즉 유목민, 산지민 또는 표박민의 유동성은 정주 이전에 존재한 유동성을 진정으로 회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으로 그것은 국가와 자본의 지배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네이션-국가를 넘어서는 실마리는 역시 유동성에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수렵채집민적 유동성입니다. (82)

동시에 그리스문명은 아시아...제국의 주변에 있었다는 것과 분리할 수 없습니다. 즉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받아들인 점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 그리스문명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변부는 중심에 종속되었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처럼 선택적 태도가 가능한 주변부를 ‘아주변‘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세계=경제는 세계=제국의 ‘아주변‘에서 성립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10)

즉 몽골은 ‘질주하는 초원의 정복자‘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목축과 농업을 통합했을 뿐만 아니라, 대륙과 바다를 통합한 것이었습니다. 원에 의해 비로소 중국이 처음 중심이 되었습니다. 중국왕조에서 대륙과 바다의 파워 양쪽을 통합한 것은 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67)

기존에 몽골 치하에 있던 중화본토에서는 몽골인, 색목인, 한인, 남인이라는 네 계급의 신분제도가 엄격히 지켜졌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되어 왔다. 하지만 실은 도중에서 부활한 매우 사소한 과거...에 있어 수험제약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을 전전... 일본의 어느 학자가 당시의 중국사회 전체에 적용된 것처럼 ‘일부러‘ 말하고 그쪽이 몽골의 ‘야만적인 이미지‘에 어울린다고 하자 다른 내외의 학자들도 환영했다. (170)

왜 그랬을가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시아와의 교역에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교통이 곤란했기 때문이 아니라 애당초 그들에게는 아시아에 가서 팔 산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럽인은 아메리카대륙에서 은산...을 얻었습니다. 선주민을 정복하고 가혹한 노동을 강제하여 얻은 것이지만 말입니다. 그 은을 가지고 비로소 아시아와 교역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185)

세계=경제가 세계=제국을 능가한 데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설령 ‘동양‘의 우위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세계=경제를 넘어서는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당양이 세계=경제의 ‘중심‘이 된다는 것, 즉 그처럼 헤게모니국가가 이동한다는 것이 세계=경제의 특징인 것입니다. 동양이 다시 우위에 선다고 해도 그것이 세계=제국의 회귀는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경제의 압도적 우위를 의미할 뿐입니다. 이 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서양중심주의를 비판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190)

반복하자면, 세계제국은 세계=경제에서 생겨난 세계자본주의에 의해 안팎으로 파괴되어 쇠퇴해 갔습니다. 그리고 ‘민족자결‘ 즉 국민국가로의 분해의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제국은 마지막까지 다양한 형태로 저항했습니다. 이와 같은 저항은 단순히 제국을 존속시키기 위해서만이 아니었습니다. 거기에는 근대 서양의 자본주의와 국민국가라는 관념을 의심하고 그것들을 넘어서려는 지향이 있었던 것입니다. (198)

오스만제국의 붕괴가 보여주는 것은 제국은 근대세계시스템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폐기되어야 할 유물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근대세계시스템에 결여된 중요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따라서 근대의 국민국가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원리는 제국을 어떤 형태로인가 회복하는 것이 됩니다. 물론 그것은 낡은 무언가를 회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된 사회 관습과 관련이 있는 제국, 또는 제국주의와 관계하는 제국을 부정하지 않으면, 제국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즉 제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국을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제국을 부정하고 그것을 회복하는 것, 즉 제국을 ‘지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4)

16세기 이후 제국으로부터 떨어진 지역의 민족은 서양열강에 의해 간단히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실제 유럽인이 ‘식민‘했습니다. 하지만 제국의 주변은 제국의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식민화되지 않았습니다. 제국의 주변부가 식민지화된 것은 19세기 이후입니다. 그리고 제국의 중심에는 서양열강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사실상 붕괴하고 있었지만 20세기까지 제국은 존속했습니다.
서양열강이 제국을 해체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민족자결‘이라는 이데올로기입니다. 이것은 본래 유럽 내부의 룰로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럽인이 식민지화하고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원리를 오스만이나 청과 같은 제국에 적용시키려고 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제국을 해체하고 그렇게 해서 개별적으로 나뉘게 되는 민족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210)

물론 주권국가는 유럽에서 성립한 것입니다. 그것은 제국이 있었던 다른 지역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것이 세계 각지에 파급되었던 것일까요. ......
첫째로 주권국가라는 관념은 주권국가로서 인정되지 않은 나라라면 침략을 받아도 된다는 것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세계 침략 식민지지배를 뒷받침한 것은 이런 사고입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국가들은 스스로를 주권국가라고 주장하고 그것을 서양열강에게 실력으로 승인받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민족의 해방 독립이란 바로 주권국가의 확립이었습니다. (232)

둘째로 서양열강은 오스만, 청조, 무굴이라는 거대한 세계제국에는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에 그 제국들의 통치형태를 야만이라고 비난하고 마치 제국에 종속되어 있는 민족들을 해방시키고 주권...을 부여하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 결과 구세계제국은 다수의 민족국가로 분해되었습니다. 그리고 각각 주권국가로서 독립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이처럼 유럽에서 시작되는 주권국가의 관념이 필연적으로 세계에 주권국가를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233)

내셔널리즘을 거부하고 세계시민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조국애가 나오는 것일까요. 그가 여기서 말하는 조국애(patriotism)는 근대국가의 내셔널리즘이 아니라 향토애와 같은 것입니다. 코즈모폴리터니즘은 내셔널리즘과 배반되지만 향토애와는 양립합니다. 코스모폴리스는 수많은 향토가 존재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말하자면 ‘제국‘입니다. 제국은 다수의 향토, 언어, 종교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칸트의 코즈모폴리터니즘은 ‘제국‘에서 유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49)

여기서 칸트는 강력한 나라가 중심적인 되는 것을 부정하지 않기는커녕 오히려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헤겔이 말하는 것 같은 ‘세계사적 이념‘을 담당하는 헤게모니국가가 아닙니다. ‘강력‘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힘인지가 문제입니다. 그것은 무력인가, 금력인가. 세계=경제에서는 이 두 가지 힘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국가 이전의 사회에는 그것들과는 이질적이고 압도적인 힘이 존재했습니다. 증여의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이 교환양식A를 뒷받침합니다. 이것은 교환양식D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한 힌트가 될 것입니다. 교환양식D는 교환양식A의 고차원적인 회복이기 때문에 거기서 작동하는 힘도 일종의 증여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종교에서는 그것을 ‘사랑의 힘‘이라고 부르겠지만 말입니다). (270)

한편 증여는 말하자면 승자 쪽이 무장방기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증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증여의 힘을 가집니다. 그것은 어떤 무력보다도 강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국제 여론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증여로 답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증여의 연쇄적 확대에 의해 창설되는 평화상태가 세계공화국입니다. (271)

바꿔 말해, 일본에서 일어난 일의 특성은 단순히 제국의 ‘중심‘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주변‘과 비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일본의 역사가 사상가에게 결여된 것이 그와 같은 시점입니다. 그들은 통상 일본의 제도나 사상을 중국과 비교해 이해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이 중국의 문화, 제도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고찰합니다. 그리고 메이지 이후의 일본에서는 ‘중국‘ 대신 ‘서양‘과 일본을 비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코리아와 같은 주변국가와 비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리아를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279)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해, 일본문학의 특징은 세이 쇼나곤의 계열에 있습니다. 그것은 미적, 직관적, 단편적입니다. 사회적인 현실성이 없고 보편적 이념성이 없습니다. 아니 그것을 배척합니다.
이와 같은 특징은 ‘아주변성‘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심‘에서는 견고한 골격이 되는 이념성이 필요합니다. 또 ‘주변‘에서도 그것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아주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념적 도덕적인 태도를 싫어하고 수작업과 같은 것이 가치를 부여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유롭고 플렉시블...합니다. 하지만 한계도 사실 거기에 있습니다. 이론적 도덕적인 것을 경멸하는 태도가 보편적으로 세계에 통하는 것일 수 없는 법입니다. (309)

노부나가의 지위를 계승한 히데요시는 역으로 황실에 접근하여 관백...이 되었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명을 정복하여 황제가 되려고 했습니다. 실제 그러기 위해 조선반도를 침공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이 근거 없는 과대망상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의 시도의 배후에는 전국시대를 통해 강화되어온 군사력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광역통상권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명조는 원과 달리 안에 틀어박히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므로 명을 대신하여 그것을 재패하려고 한 것은 특별히 이상한 생각이 아닙니다. 이 시기 일본은 이미 ‘대항해시대‘의 세계-경제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히데요시의 잘못은 해양국가를 노리는 대신에 육지의 제국을 노린 데에 있습니다. 그 때문에 간단히 좌절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일본국가가 메이지 이후에 하려고 한 것을 히데요시가 보다 일찍 실행하고 보다 빨리 좌절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21)

하지만 역으로 바로 여기에 일본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아주변에 있는 자들은 ‘제국‘과 그 주변의 존재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16세기에 명을 정복하여 제국을 세우려고 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또 메이지 이후의 ‘일본제국‘도 제국의 존재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국주의밖에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전후의 일본인은 그때까지의 제국주의를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제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아시아 인접국가와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없습니다. 결국 안에 틀어박히거나 그렇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외부로 향합니다. 즉 내폐적 고립과 공격적 팽창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일본이 앞으로 ‘아시아공동체‘에 들어가는 것은 아마 무리일 것입니다.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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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곁에서 - 주말엔 숲으로, 두번째 이야기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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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보람은 아닙니다.
- 네?
- 아, 아니요. 물론 귀엽죠.
남편과 함께 아주 소중하게 소중하게 키우고 있습니다만
아이가 사는 보람은 아니라는 기분이 들어요.
사는 보람은
한 사람 한 사람 자신 속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 그런가요? (132-3)

하야카와는
친절한 나무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체코 교회의 음악회,
모차르트의 곡이 교회 안에 울렸고
그 소리가 정말로 정말로 아름다워서 눈물이 흘렀던 일.
그리고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계에 이별을 고하고
언제[젠]가 죽을 자신이
슬펐던 일.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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