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처드 플래너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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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진폭이 넓고 문장이 감각적이며 영상시대 기술을 한껏 도입한 작품(잦은 플래시백 등). 스타일리쉬한 주인공에 극적인 사건들. 그러나 갈수록 세련되게 짜맞춰진 미드나 영드 보는 느낌이고 장르성 뚫고 솟아나는 묵직한 초월적 감동은 부재. 일본&전쟁을 다루는 부분도 뭔지 모르게 나는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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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않아도 정리가 된다 - 물건도 마음도 버리는 게 어려운 사람을 위한 정리의 기술
이토 유지 지음, 윤재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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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대할 때 ‘필요 없어지면 버려야지‘라고 생각한다면 타인을 대할 때에도 단점을 먼저 보고 ‘나랑 안 맞으면 미련 없이 관계를 끊어버려야지‘라는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익숙해지면 타인의 장점도 잘 찾아낼 수 있게 됩니다. (29)

맞습니다. 정리를 그저 공간을 깨끗이 만드는 행위가 아닌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38)

‘정리를 하면 나의 앞날에 더 좋은 일이 기다린다.‘ (39)

‘마음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물건이 늘어난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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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 - 살면서 늙는 곳, 요리아이 노인홈 이야기
가노코 히로후미 지음, 이정환 옮김 / 푸른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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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나 치매, 이런 것들보다는 사회복지 쪽 능력자들이 지니고 있는 천품 매력 개성이 잘 드러나 재미있었음. 혼자서는 절대 버틸 수 없는 일이라 인연이 강하게 작용해야 하게 되는 일이 이쪽인 듯도 싶고. 인력 포함한 시설 외에도 자연과 지역공동체와 결합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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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 - 살면서 늙는 곳, 요리아이 노인홈 이야기
가노코 히로후미 지음, 이정환 옮김 / 푸른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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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의사록을 정리하면서 시모무라의 발언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받아도 되는 돈과 받아서는 안 되는 돈이 있다. 의미 있는 돈과 의미 없는 돈이 있다. 우리의 힘이라고 부를 수 있는 힘과, 우리의 힘이라고 부를 수 없는 힘이 있다. 잘못된 것과 옳은 것이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내가 무엇을 잘못할 뻔했는지도 알 수 없다. 진지하게 생각해봐야만 알 수 있는 데에 중요한 무엇인가가 감추어져 있다. 그것은 수풀 속에 뒹굴고 있던 작은 공과 같다. 풀에 쓸리고 벌레에 물리면서 찾아야 하는 작은 공....... (126)

그 정도로 몰두해 전혀 한눈을 팔지 않고 무엇인가에 열중하는 모습...... 또는 그렇게 열중한 결과 세속적인 영역에서 ‘밀려나‘ 버린 사람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인간이 이루어야 할 예술의 기본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73)

담당자는 그런 ‘요리아이‘에 말려들었는지 언제부터인가 ‘요리아이 방식의 특별 노인요양시설‘이 어떻게 하면 규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가장 효율적인 건물이 될 수 있는지 상담을 해주게 되었다. 흔히 "공부 못하는 학생일수록 귀엽다"고 하는데 인간은 뜻밖에 그런 심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222)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유토피아를 찾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면 머릿속에 있을 뿐이다.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다. 이곳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없으면 다른 데도 없다. 여기저기 들락거리며 웃물만 맛보고 세상이 넓어졌다거나 깊어졌다거나 혹은 실망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얕은 바다에 떠서 돌아다니기만 하는 행위와 같다. 늘 자기 마음에 드는 경치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일종의 자기 찾기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바다에는 심해어가 있는 세계도 있다. 그것을 알려면 하나의 바다 속으로 깊이 더 깊이 잠수해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세상은 깊이가 있어 재미있는 법이다. (236)

무슨 일이건 빠르게 자세를 전환하는 것이 ‘요리아이‘의 특징이다.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실행해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 돈도 정치력도 없는 ‘요리아이‘에 나름의 무기가 있다면 고생을 피하지 않는 우직함뿐이다. (257)

나는 그런 직원들의 모습을 줄곧 지켜보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헌신적일 수 있을까. 나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힘든 상황을 함께 타개해나갈 때 사람들은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지위나 명성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것뿐이다. 그런 단순함이 왠지 사람의 표정을 매력적으로 만들어갔다. 나는 그런 표정들, 그런 표정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았다. ‘교활한 표정‘을 짓는 사람은 없다. ‘수상쩍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없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사람은 ‘이상한 표정‘을 짓지 않게 된다. (264)

노인이나 치매에 걸린 사람을 쓸모없는 인간 취급하면 언젠가 자신도 쓸모없는 인간 취급을 당하게 된다. 사람이 사람에게 약물을 투여하여 얌전하게 만들려 한다면 그 역시 약물에 의해 자기 자신을 잃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고양이 차차의 화려한 봄날은 특별 노인요양시설이 완공됨과 동시에 사라졌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간식을 산더미처럼 나누어주던 목수들이 사라지면서 체형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 그래도 차차는 절대로 기가 죽지 않는다. 직원들의 눈을 피해 특별 노인요양시설로 숨어 들어와 상담실 소파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골판지 상자에 넣어져 쓰레기처럼 버려졌던 고양이 차차는...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가면서 자기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위대한 고양이다.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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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알고 있다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조너선 밸컴 지음, 양병찬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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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마음>을 떠오르게 하는 이 책은 일테면 <물고기의 마음>. 뿌리 깊은 집단 무지에 기대어 인간이 맘편히 학살하고 먹어치우고 각종 방식으로 고통과 수모를 줘온 물고기,의 지각과 감성에 대한 최신의 이해를 재미있게 풀어 씀. 과학으로 인정 못 받는 개인적 에피소드에 대한 포용성도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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