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이 새로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거의 다 양식이겠지만.
마트에 생굴이 쫙 깔렸고, 가격도 좀 내려간 듯.
하여 봉지굴 하나를 사왔다. 흐린 일요일 아침.
두부젓국찌개 레시피는 시시할 정도로 간단하다.
(그런데 왜 국이 아니라 찌개일까? 굴국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네.)
중요한 것은 물이 끊기 전에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두부는 간수 빼서 썰어 놓고,
홍고추와 실파(가 없어서 풋고추로 대신하다, 부추가 있으면 부추 넣어도 好!)도 사이즈 맞춰 썰어 놓고,
마늘 다져 놓고,
새우젓은 물만 모으고,
굴은 소금물에 흔들어 세탁하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몇 초 간격으로 얘네들을 착착착 입장시켜야 한다.
홍고추와 실파 들여보내면 바로 불 끄자.
우물쭈물하면 굴은 쪼그라들고 전체적으로 프레쉬한 느낌이 싹 사라진다.
아점상을 차리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라디오 뉴스를 켰다가 그냥 껐다.
낯 모르는 고양이 한 마리가 울며 지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