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식의 한계 세계관 - 과학적 생각의 탄생, 경쟁, 충돌의 역사
리처드 드위트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사용할 ‘세계관‘이란 용어는 퍼즐 조각이 맞물리듯 서로 연결된 믿음 체계를 뜻한다. 세계관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이며 서로 아무 연관도 없는 믿음들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계로 엮이고 연결된 믿음 체계다. - P17

정리하면, 우리가 지닌 믿음 중 직접적인 증거가 있는 믿음은 놀랄 만큼 적다. 대체로 서로 연결된 커다란 믿음 집합에 어울린다는 이유로 믿는 믿음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주로 우리의 세계관과 들어맞는 믿음들을 믿는다. - P30

위 도식에서 A1, A2 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보조 가설을 나타낸다. 보조 가설은 대개 언급되지 않지만 모든 반확증 추론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 보조 가설이 없으면 해당 관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즉 ‘만일‘ 이러이러한 경우에 ‘그리고‘ 모든 보조 가설이 맞는다면, ‘그러면‘ 이러이러한 관찰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 P76

첫째, ... 우리의 믿음들이 개별적이 아닌 한 무리로 ‘경험의 법정‘에 출두한다는 생각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경쟁하는 두 이론 중 어느 것이 옳은지 가리는 ‘결정적 실험‘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셋째, 미결정성 개념, 즉 이용 가능한 데이터는 대체로 어떤 이론을 유일하게 옳은 이론으로 가려내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 P81

하지만 연역적 추론이 이처럼 그저 참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참인 결론을 보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이야기했듯 방법은 하나뿐이다. 그 자체로 필연적 참인 전제를 이용하는 방법뿐이다. 그래야만 결론이 전제의 확실성을 물려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이 있다. 필연적으로 참인 전제가 어디에서 나오느냐는 의문이다. 일련의 삼단논법에서 점점 더 높은 삼단논법을 통해 그 자체로 필연적 참인 다른 전제들에서 그런 전제를 끌어내는 것이 한 가지 해결책일 것이다. - P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들은 정당하다 - 중국 여성노동자 삶, 노동, 투쟁의 기록 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 3
뤼투 지음, 고재원.고윤실 옮김 / 나름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피박...의 유명한 말을 인용해 "..."라고 되물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서민과 노동자는 시종일관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상 미디어의 냉담과 외면에 직면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주류이거나 스스로 주류 사회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경청하기를 거부하고 경시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그들의 목소리는 늘 존재해왔고 메아리 치고 있다.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윤회 -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공부
지나 서미나라 지음, 강태헌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으며 내 안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읽음에 따른 변화의 정도로 보자면 압도적일 정도! 불경도 성서도, 고대의 이야기도, 근현대의 어느 시들도, 윤회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하면 제대로 순통하게 읽힌다. 삶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달라졌고, 심지어 죽음으로 인한 공포와 슬픔도 많이 가시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상을 당하고 나서 2년 후,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고등하교 졸업 후 데니슨 대학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이때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습관들이 모이면 얼마나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지 말이다. - P17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때, 조금씩 시도한 아주 작은 일들이 나를 바꾸었다.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일이라도 몇 년 동안 꾸준히 해나가면 정말로 놀랄 만한 결과가 나타난다.
우리 모두 인생에서 불행을 겪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인생은 대개 습관으로 결정되곤 한다. - P19

어떤 중요한 순간은 과대평가되는 반면, 매일의 사소한 진전들은 과소평가되기 쉽다. - P34

시간은 성공과 실패 사이의 간격을 벌려놓는다. 우리가 어디에 시간을 들였든 그것은 복리로 증가한다. 좋은 습관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지만 나쁜 습관은 시간을 적으로 만든다. ... 좋은 습관은 우리를 성장시키지만 나쁜 습관은 우리를 쓰러뜨린다. - P39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 P45

목표 설정의 목적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다. 반면 시스템 구축의 목적은 게임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개속해서 개선하고 발전해나가는 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즉 ‘과정‘에 전념하는 것이 ‘발전‘을 결정한다. - P48

중요한 건 결과보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원칙, 정체성이 좀더 순환돼야 한다는 점이다. 초점은 늘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지, 어떤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데 있으면 안 된다. - P65

습관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P67

습관에 시간과 장소를 부여하라. 시간과 장소를 명확히 제시하라. 이를 충분히 반복하면 ‘왜‘라는 의문을 품지 않고 적시에 적정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 P103

환경은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우리 모두가 성격이 다르긴 해도 특정한 행동들은 특정한 환경 아래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곤 한다. 교화에서는 속삭이며 대화를 나누고, 어두운 길에서는 주변을 살피며 방어적인 태도로 행동한다. 이처럼 일반적인 변화 대부분이 내적이 아닌 외적 환경에 따라 일어난다. ... 습관은 모두 맥락을 따른다. - P116

맥락의 힘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략을 하나 더 알려준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습관을 바꾸기가 쉽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습관을 계속 이어가도록 몰아가는 촉매들과 신호들에서 탈출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 P123

올바른 행동을 하고 싶을 때마다 의지를 새로이 투입하지 말고 자신의 에너지를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써라. 이것이 자제력의 비밀이다. - P133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자질과 행동을 흡수한다. - P158

습관은 긍정적인 느낌과 연관될 때 매력적인 것이 되고, 부정적인 느낌과 연관될 때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된다. 어려운 습관을 행동으로 옮기기 직전에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동기부여 의식을 만들어라. - P170

시작 과정이 의식이 될수록 큰일을 할 수 있는 고도의 집중 상태로 더 잘 들어갈 수 있다. 운동을 하기 전에 매번 같은 준비운동을 하면 더 쉽게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다. 뭔가를 창작할 때 동일한 의식을 따르면 어려운 창작 과업을 더 쉽게 해낼 수 있다. ...
시작을 쉽게 하라. 나머지는 따라올 것이다. - P213

분명하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이 세 가지 행동 변화 법칙들은 지금 이 순간 어떤 행동을 시도하도록 고무한다. 그러나 네 번째 법칙인 ‘만족스럽게 만들어라‘는 다음에 어떤 행동을 반복하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이로써 습관의 순환 고리가 완성됐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우리는 단순히 만족감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즉시적 만족감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 P237

우리가 즉시적 만족감을 선호한다는 사실은 성공에 관한 중요한 진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종일 빠른 만족감을 안겨 주는 것들을 좇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은 만족감이 지연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기꺼이 보상을 기다린다면 덜 경쟁하고, 종종 더 큰 보상을 얻기도 한다. - P242

이런 위험은 우리 삶에서 자주 나타난다. 우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해낸 것보다 얼마나 오랜 시간 일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얼마나 건강해졌느냐보다는 1,000보 걸었느냐를 더 신경 쓴다. 배움, 호기심, 비판적인 사고를 강조하기보다는 규격화된 시험을 위한 교육을 한다. 우리는 측정할 수 있는 것을 믿는다. 문제는 잘못된 측정 도구를 선택했을 때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 P258

시간의 80~90퍼센트가량을 최선의 결과를 내는 데 할애하고, 남은 10~20퍼센트의 시간을 탐색하는 데 쓰는 것은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다. - P282

더 나아지는 것만으로는 승자가 될 수 없을 때, 달라짐으로써 승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기술들을 합하면 경쟁 수준을 낮추고 두각을 드러내기가 더 쉬워진다. 규칙을 다시 씀으로써 유전적 이점 혹은 수년간의 연습이 필요한 일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 P284

성공의 가장 큰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지루함이다. 습관이 지루해지는 이유는 더 이상 희열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
...... "인간은 어느 정도까지는 새로움을 욕망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 못지않게 잘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변화를 바란다." - P295

전문가는 스케줄을 꾸준히 따른다. 아마추어는 삶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다. 전문가는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작업해나간다. 아마추어는 삶에서 어떤 일이 급박하게 일어나면 진로에서 벗어난다. - P298

그러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엘리트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싶다면 더욱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무턱대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특별해지기를 기대할 순 없다. 습관은 필요하다. 그러나 숙련을 이루는 데 충분조건은 아니다. 숙련에 필요한 건 자동화된 습관과 의도적인 연습의 조합이다. - P301

초기에 작은 발전들은 의미 없어 보이곤 한다. 너무나 작은 변화라 시스템의 무게에 쓸려나가기 때문이다. ......
하지만 점차적으로 작은 변화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 인생의 저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각각의 성공들은 저울이 긍정적인 접시에 모래알 하나를 더하는 것과 같지만, 서서히 우리에게 좋은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일을 계속해나가다 마침내 티핑포인트를 맞이한다. 갑자기 좋은 습관을 꾸준히 하는 게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시스템의 무게가 우리를 압박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 P316

결과를 지속시키는 비결은 발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일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성과를 낼 수 있다.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건강을 얻을 것이다. 배움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지식을 얻을 것이다. 저축을 멈추지 않는다면 부를 쌓을 것이다. 배려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정을 얻을 것이다. 작은 습관들은 더하기가 아니다. 그것들은 복리로 불어난다. - P3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제스 일기를 읽다 - 레이 황의 중국 근현대사 사색
레이 황 지음, 구범진 옮김 / 푸른역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1905년 쓰시마 해협에서 러시아 함대를 섬멸했던 일본의 해군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가 왕양밍 사상의 신봉자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의 글과 말을 통해서, 장제스는 자신이 왕양밍을 따르게 된 것이 러일전쟁 직후 일본에서 학생으로 있으면서 일본 육군과 해군의 장교들이 보여준 모범에 이끌렸기 때문임을 인정했다. - P11

이 새로운 상부구조의 비효율성과 불안정한 여건은 예상되는 일이었다. 그것은 임시변통으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기능과 짝이 맞는 보완적인 사회구조라는 견지에서 민간 부분의 지원도 얻지 못했다. 장제스가 끌어 모은 조각들은 대부분 파괴된 구질서로부터 건져온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구조물은 만들어지자마자 혹독한 시련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제스 총통은 자신의 정력과 임기응변으로, 중국이 근대 세계 속에 자리를 잡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군벌은 영원히 제거되었다. - P15

나의 설명은 종래의 많은 저술들과는 정말로 다르다. 의견에서만이 아니라 기본 사실에서도 다르다. 나의 설명이 이 주제에 관한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설명이라고 주장하지는 않겠다. 나 자신을 장제스 전문가라고 칭할 수도 없다. 또 그렇게 되고픈 야망도 없다. 차라리 나의 설명은 빈 곳을 메우는 도구라고 하겠다. 이 도구를 써서, 최근 들어 이용이 가능하게 된 자료들을 근거로, 오늘날의 중국을 바라보는 나의 거시적 안목을 검증해 보려는 것이다. - P27

불법화된 공산당원들은 어쩔 수 없이 무장한 농민들을 지도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사치스러운 국제주의와 도시적인 외관을 점차 포기했고, 밑바닥의 촌락 단위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사회질서를 창조하는 주체로 거듭났다. 비록 수십 년 뒤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되지만, 그들은 중국의 미래에 큰 힘이 되었다. 비록 당시에는 그들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했을지라도, 1927년에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공산주의자들이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으면서 그토록 대담무쌍한 전사가 되고 그토록 열성적인 일꾼이 되었는지는 상상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 P80

그 후로 오랫동안 장제스는 그의 자의성 때문에 비판을 받을 운명이었다. 비판자들이 주못하지 못한 점은 장제스가 이 과업을 잘 수행하기 위해 갖고 있던 자원을 극한까지 동원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는 끊임없이 능력 이상의 책임을 떠맡았고 부하들에게도 똑같은 걸 요구했다. 이 때문에 대안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자의성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P81

1927년의 중국에 있어서, 북벌은 단지 사회의 많은 구성 요소들을 뒤흔들어 느슨해지도록 만들었얼 뿐이었다. 조화를 가져올 기초가 다져지고 상부와 하부 사이에 지속가능한 상호 연계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이 과도기 동안 지도자 장제스는, 중국을 이끌어 가려 애쓰는 가운데,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의 바람도 수용해 주어야 했다. - P87

..., 적정한 한도를 넘어서려 한 경우가 있긴 했어도 쑹메이링은 정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지 않았다. 그녀의 문제는 주로 대중의 각광을 지나치게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미국 언론의 기자들이나 편집인들이 원했던 것이다. 처음에 그들은 백설공주의 이미지를 창조하려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나중에 사태가 자신들이 기대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자 그들은 이 이미지를 늙은 마녀의 이미지로 대체해 버렸던 것이다. - P110

그러나 나는 그의 기록이 진심이었다고 믿는다. ..., 그는 결코 그만둘 수가 없었다. 모든 혁명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저지른 모든 잔학한 행동에 대해 그는 오직 성공에 의해서만 속죄를 구할 수 있었다. - P123

도쿄의 일본 정부는 육군의 행동이 어디선가 멈추리라 기대하면서 적대행위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선포했다. 그러나 군부의 행동을 가장 미적지근한 형태로라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조차 보일 수 없었던 정부는, 음모를 획책한 자들이 이루어 놓은 기성사실을 한 단계 한 단계씩 추인했고, 그들의 불쌍한 대변인이 되었다. 이제 정부의 입장은 늦게나마 예측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완전한 불신의 대상으로 추락했다. - P131

장제스에게 있어서 다음의 6년 동안은 그의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 그는 모든 종류의 반대자들과 대면했다. 바깥세상에서는 그에게 온갖 종류의 동정을 보였지만,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도 주진 않았다. 그러나 그는 분투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이 시련의 시기 동안 스스로의 길을 가면서 나라와 국민에게 가장 실질적인 공헌을 했다. - P133

중국의 항일전쟁에 대한 오늘날의 연구는 대부분 비판을 받아야 한다. 전체적으로 중국이 벌인 투쟁의 성격과 범위를 통찰할 만큼 깊이 있는 설명을 보이지 않는다. 장제스의 국민당군이 무능하고 부패했다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그들이 실패한 진짜 원인을 파악하기엔 너무나도 피상적일 뿐만 아니라, 일차 사료에서 뽑아낸 거리낌 없는 관찰과 수량 데이터는 문제의 근원과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들은 중국 문명 전체가 스스로를 갱생시킨다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주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 P158

여기서 우리는 중국이 국제적인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된 근대 국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중국은 하나의 근대 국가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전쟁에 뛰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상하이 전투로 인해 중국인들은 민국 시기에 들어 처음으로 그들의 군대가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통일된 지휘 체계 아래 놓아게 된 것을 목도하게 되었다. - P169

요컨대 장제스는 중국이 일본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데 도박을 걸었던 것이다. <친구인가? 적인가?>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의 강점은 그 후진성에 있었다. 생존을 위한 싸움에서 중국은 경제 법칙을 무시하고 법률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의미하는 바였다. ......
훗날의 사건들은, 아주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그가 모든 측면에서 옳았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일본의 전력은 지나치게 산개되어 있었다. 그러나 낙후된 경제와 시대에 뒤떨어진 법률 시스템을 갖고 있떤 중국 역시 그 한계까지 혹사를 당했고 거의 무너질 위기에 있었다. - P189

장제스의 황허 제방을 터트린 일을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왜냐하면 희생된 농민들의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 있어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사의 경우, 이 도시의 상인들은 서양식 교육을 받고 모스크바와 나폴레옹의 선례를 알고 있던 자유분방한 선전가들과는 벌써 태도가 달랐다.... 광저우와 위한머우의 경우에서, 총사령관 장제스는 지역 파벌에 유의해야만 했다. - P203

장제스의 접근법은 사람을 본위로 했고 직관적이었다. 마오쩌둥의 접근법은 사람이 아니라 방법을 중시하는 것이었다. 전자는 당시의 위기를 임시변통으로 다룬 반면, 후자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갈라진 틈새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20세기가 저물어가는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우리는 뒤늦게나마 두 종류의 운동이 다른 목적에 복무했음을 보기 시작했다. 또한 두 운동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우선 일본에 저항하는 전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했고, 그 다음엔 중국의 변신을 완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둘 다 동등하게 없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 P227

우리가 검토했듯이, 장제스의 전체적인 전략은 다름 아니 기회주의자의 접근법이었다. 그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과감한 모험을 걸었던 것이다. 적보다 더 오래 버티겠다는 모호한 생각을 제외한다면, 그에게는 뚜렷한 목표도 일정표도 없었다(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일본도 이런 측면에서 나을 게 없었다). 그의 용기는 중립적 입장에 섰떤 방관자들로부터 동정을 살 만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 방법이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은 중국의 동맹국들을 괴롭혔고,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려는 태도는 멸시를 초래했다. 장제스는 자신의 노력으로 이런 수모를 축소할 뿐만 아니라 감내하려고 투쟁했다. - P280

서양식 교육을 받았던 우리 젊은 장교들은, 동료 장교들을 의형제 아니면 잠재적인 경쟁자나 적으로 상대해야만 했던 이런 상황에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 또한 그런 무리 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P293

"중국군에게 원정은 일종의 일상생활이었다. 그들은 쌀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행군 중에 말에게 먹이를 주었고 캠프에 청과물 가게를 차렸다. 그들은 집안 살림 같은 일을 하고 모든 음료수를 끓이느라 시간을 썼다." - P414

그는 스스로에게 한 번 더 다짐했다. "...... 그 어떤 고통과 수치가 있다 하더라도 나는 열린 마음으로 그것을 감내해야 한다." ...
그러나 결국에 가서는 자신이 이 결심을 철회해야만 하게 되리라곤 그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 P467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 50년 전에 간과했던 한 가지 요인은, 그처럼 거대한 변화가, 특히 시간이 그토록 짧았던 것...이었다면, 불가피하게 엄청난 혼란과 끝없는 희생을 야기하리라는 점이었다. 스틸웰과 장제스가 중국군의 지휘권 문제로 막다른 길에 봉착했을 때, 진정한 이슈는 동원의 문제였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중국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주로 중국의 인적 자원을 전쟁을 끝내는 데 사용하길 갈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44년 무렵, 농촌의 사회 구조가 과거의 몇 백 년 동안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던 상황에서,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는 적어도 내륙 지역에서는 이미 동원 능력이 고갈되어 있었다. - P480

문서의 기록된 증거에 따르면, 나중에 중국 공산당이 총동원을 실시해야 했을 때 그들은 먼저 농촌의 토지 소유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일단 그 일에 착수하자 적절한 순간에 머추어 이익을 챙길 만한 방도가 없었다. 그것은 수백 년의 세월이 남긴 혼란을 제거하는 것으로, 당장에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결과, 극단적인 수단을 피할 수 없었고 온갖 잔인한 행위도 불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체 운동은 감당할 수 없는 압력을 그 배경으로 하지 않고서는 진행될 수 없었다. 오직 위기에 직면해서만 중국은 필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중국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개조해야만 했다. - P481

작살이 바로 그 자식의 명치에 꽃혔다. 그리고 그를 꿰뚫었다. 그것은 깨끗한 안타였다. 그러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말할 힘조차 잃어 버렸으면서도,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는 단지 내게 "알았더"고만 말했따. - P490

스틸웰이 미국 정부에 의해 소환되었다. 그것...은 올 한 해 동안 내내 안팎의 모든 어려움 가운데 핵심이었다. 그로 인해 초래된 깊은 고뇌가 내 삶의 다른 모든 것을 넘어선다. - P502

8년의 전쟁 동안 장제스가 견딜 수 없는 순간을 수없이 견뎌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그런 긴장 앞에서 무너져 버렸을 것이다. 그가 그 모든 것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 스틸웰에 따르면 장제스가 기도하고 있을 때에는 아무도 그를 방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일기는 그가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의 삶과 가족을 거느린 사람의 삶에 더하여 수도사의 삶을 살았음을 보여준다. - P517

나는 그에게 장제스와 마오쩌둥, 그리고 심지어 덩샤오핑 같은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역사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등장한다. 그들이 대표하는 대중운동이 계속 진행되는 한,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계속 할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진정으로 선택할 수가 없다. - P526

혁명을 확대하려는 그들의 초기 노력에서 공산당은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였고 아무 주저함도 없이 인간의 악한 본능을 이용했다. 그러나 일단 상황이 안정되고 모든 것을 통제하게 되자, 그들은 매두 엄격한 규율을 강제할 수 있었다. ... 그것은 한 문명의 몇 단계에 걸친 붕괴를 통해 이루어졌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상대로 투쟁했다.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국가가 등장하여 질서를 잡았고 문명에 때 묻지 않았던 천진한 야만인들을 길들였다. 독자들은 이것에 매혹될 수도 있고, 또는 이것을 경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농민과 농민 출신 병사들에게 적용되었을 때 그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중국 공산당은 수십년 동안 수많은 중국인들을 통제했다. 거기에는 이유가 없지 않다. - P538

경제 원조가 중단된 1965년까지, 미국은 타이완에 무려 14억 달러의 거금을 쏟아 부었다. 이 조치는 대륙의 중국인들이 경험했던 것과 같은 근대화와 자본 축적으로 인한 엄청난 고통으로부터 타이완 사람들을 구해 냈다. 그리고 타이완의 사례는 ..., 중국 공산당에 압력을 가하여 훗날 중국 대륙의 경제 개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 P567

묘하게도 그가 노년에 느꼈던 좌절감은 마오쩌둥의 그것과 어느 정도 비슷했다. 근대 중국을 위해 새로운 상부구조를 창출했던 거는, 더 이상 잘 할 수가 없었거나 혹은 자신이 한 때 장악했던 것을 유지할 수 없었다. 심지어 그대로 내버릴 수도 없었다. 중국의 하부구조를 다시 짰던 마오쩌둥은, 자신이 해방시킨 거대한 대중에 직면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 P571

이 책의 목표는 무엇인가? 첫머리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중국 혁명의 결산을 확인하고자 한다. 장제스와 국민등은 나라를 위해서 새로운 상부구조를 창조했다. 마오쩌둥과 공산당은 하부구조를 해체하여 다시 꾸렸다. 경제 개혁을 통해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사이의 새로운 제도적인 연결을 시도하는 일은 덩샤오핑과 그 추종자들에게 달려 있다. ... 서로를 전범과 비적으로 부르는 습관은 이미 사라졌다. 다음에 사라질 것은 마르크스주의자의 주장이어야만 한다. - P5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