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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세자빈 실종 사건 2
서이나 지음 / 청어람 / 2015년 1월
평점 :
푹 빠져서 정신 못 차리겠는 역사 로맨스의 발견
<책 소개>
“다시는 궐 안의 여인이 되지 말거라.”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이곳에 갇힌 나비가 되지 말고, 저 멀리 호월산 나비가 되어 그리 날거라.”
“그리 할 것입니다.”
부부의 연으로 맺어졌지만, 그 끝은 비극이었다.
다시는 왕의 여인으로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는 궐 안의 나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였는데…….
감았던 눈을 떠보니, 다시금 그녀에게 똑같은 운명이 주어져 있었다!
“아주 먼 훗날, 먼 훗날 다시 만나자. 그땐 사내와 여인으로. 해서 다시 나의 여인이 되어야 한다. 나는 결코 너를 놓지 않을 것이니, 평생을 너만 연모할 것이다.”
<주요 키워드>
시대물, 쥐톨, 서자, 꼬맹이, 남장, 되돌아온 시간, 초의 사람
<주인공>
민홍: 영의정 민황의 여식, 세자빈, 오라버니인 규헌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죽음을 초월해 다시 살고 있는 여인
유사림: 병조판서 유장준의 서자, 초의 어머니를 여의고 여동생이 하나 있다, 검귀라 불리는 회색 눈동자의 듬직한 사내
이담: 하늘이 되고자 했지만 지키고자 하는 단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린 대원, 알쏭달쏭 훤칠한 선비
<소감>
2권은 1권에서보다 훨씬 방대하고 치밀하게 짜여졌다. 배경도 궐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호월산으로 가는 여정을 그려 마치 여행을 떠나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홍이 담과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호월산. 현재 세자인 휘서를 위협하는 ‘맹월’이라는 반역 집단의 아지트가 있는 곳이기도 했다.
초반에 담과 홍의 이야기보다는 사림과 홍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고 설렜다. 1권 후반부터 등장하는 회색 눈동자의 사림. 검귀라 불릴 정도로 검을 다루는 데 있어 거침이 없는 호방하고 걸걸한 사내이다. 사실 2권을 다 읽고 난 지금도 담보다는 사림 쪽이 훨씬 더 기억에 많이 남고 마음이 아프다. 더 신경 쓰이기도 하고. 어떤 독자가 츤데레라고 했는데 그 말이 썩 어울리는 인물인 것 같다. 겉으로는 툭툭거리는데 속으로는 누구보다 마음 쓰고 다정한 사람. 그래서인지 홍을 바라보는 사림이 더 마음 쓰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절벽에서 떨어진 홍은 시간을 거스르게 된다. 하지만 너무도 바뀐 환경에 또다시 전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집을 떠난다. 위험에 처한 홍을 구해준 게 바로 사림. 호월산으로 가는 길에 험악한 무리로부터 쫓기다 억울하게 부상까지 당한 홍은 그렇게 사림에 의해 목숨을 구한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다시 호월산으로 향하게 된 홍과 사림.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 담. 허나, 변복한 홍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은 담. 사림은 홍이 담을 보는 눈빛에서 심상치 않은 감정을 읽어낸다. 하지만 지금 사림에게는 홍이 여인이 아닌 사내인데! 자신을 남색이라 생각하는 사림이 귀엽기도 했다. 의형제처럼 서로 위하고 챙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담은 홍을 기억하는 것일까? 그리고 현재 세자가 된 휘서의 처, 허청이 했던 되돌아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에 초점을 맞춰 읽다 보니 정말 순식간에 2권을 다 읽어버렸다. 아직 초점의 답은 찾지 못했는데 조만간 3권에서 다 밝혀진다 생각하니 두근거려서 손이 다 떨린다.
1권에서처럼 허청은 예사의 여인이 아니었다. 그리고 홍 또한 1권에서보다 훨씬 기백이 넘쳐나고 배포도 대담해졌다. 아슬아슬한 순간이 연이어 계속해서 일어나고 사건은 사건을 낳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3권이 기대가 돼 미치겠다. 홍이 정말 목숨을 여러 개 들고 다니는 것처럼 행동할 때 아슬아슬해서 가슴 많이 졸였다. 내가 마치 사림과 담이 되어 홍을 지켜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제발 남 생각도 하란 말이다! 뭐, 담을 생각해서 그랬던 거긴 하지만.
1권이 애틋하고 설레서 두근거렸다면, 2권은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해서 두근거려 혼났다. 예상하고 있던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가슴 뛰고 기다려지고 기대가 된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태화’라는 소설도 3권짜리던데 로판(로맨스 판타지)은 잘 안 읽히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해서 막 당기지는 않지만 읽고 싶은 마음도 크다. 왜냐면 조세실도 잘 안 읽히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던 장르였기 때문에! 기피하던 장르에서 발견한 읽는 즐거움! 완전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이 장면 이 대사>
이곳으로 오기 직전, 사림은 홍에게조그만 피리를 쥐어주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꼭 불라고.
있는 힘껏 불어야 한다고.
그 소리 따라서 반드시 구하러 갈 테니까.
홍은 그가 준 피리를소중히 움켜쥐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형님.”
“그리고 괜히 실실 웃으면서 다니지 마. 너 웃으면 못 생겼다고 한 거, 그거.”
사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삐뚤어진 그녀의 패랭이를 고쳐 매어주고선 그녀의 어깨를 한 번 꽉 붙잡았다.
“그거 거짓말이니까.”
<베스트>
모험하듯 스릴 넘치는 전개가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자극!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워서 감칠맛 UP!
역시나 막힘없이 물 흐르듯 이야기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워스트>
진짜 워스트 꼽고 싶은데 없다. 없어! 정말 없어! 진짜 없어!
*청어람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주관적이고 솔직한 생각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