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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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서사 요즘소설연구반 워크숍 참여해서 읽게 됐다. 생각해보니, <2018년 제 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던 게, 젊작상을 읽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여기 임현 작가님 작품도 실려있었고, 그래서 읽었었는데, 훗날 (올해 6월초에...) 만나뵈었을 때, 안 읽어봤다고 함.... 자음과모음에서 황현경 평론가라는 분께서 “요즘 젊작은 안 멋지다”는 비평을 내놓은 바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 나는 뭐 그냥 배우는 마음으로 읽긴 했다. 제가 뭘 알겠어요.... 워크숍 동안엔 “와 저도 열심히 써서 언젠가 젊작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얘길 했는데...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든 안 하든, 열심히 써나가 봐야지. 😇 사실 내가 무슨 젊작상 타려고 글 쓰는 거 아니잖아? 글 쓰는 게 재밌어서 쓰는 거지....

이응 이응: 김멜라
다양한 젠더 스펙트럼 중에서 정체성도 지향성도 선택할 수 있는 일종의 자위기구 이응이 나오는 SF 소설이다. 성적인 끌림과 인간적인 다정함을 교차시킨 것이 특징적. 이응을 이용한 성적 쾌락의 궁극에서 할머니와 강아지와 지냈던 따뜻한 기억을 만난다는 게 흥미로웠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공현진
각기 다른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 수영을 배우는 남녀 캐릭터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별명을 붙여준다면, 수영 꼴찌 남매라고 할까. 어마무시한 제목이지만, 굉장히 미니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내는 수영 강사에게 “괜찮으세요?”라고 묻는 남자 캐릭터가 압권.

보편 교양: 김기태
교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학생에게 일종의 인문 정신을 가르치는데, 그것을 서울대 가는 스펙으로 이용하는 데서 오는 어떤 씁쓸함? 같은 걸 담고 있다. 사실 교사 캐릭터 자체가 진정성과 속물성을 교차적으로 갖고있는 인물이고. 서브텍스트들이 많아서 특히 재밌었다.

파주: 김남숙
자신의 애인이 군대에서 폭행을 가했던 인물이, 애인 앞에 나타나서 돈을 요구한다. 1년간 한달에 200만원씩이었나. 이전에 김남숙 작가님의 에세이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을 읽었었는데, 에세이에 담긴 어떤 우울의 정서가 이 소설에도 담겨있다. 근데 좋음. 좋고, 되게 아이러니한 감정과 상황을 잘 담아냈다.

반려빚: 김지연
“반려+빚”이라는 조어를 키워드 삼아 풀어낸 작품. 다른 많은 작가분들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읽어보았는데, 나는 좋았다. 호구(?) 같은 주인공 인물에게 마음도 쓰이고... 근데 워크숍 때 말고, 다른 사람들이랑 만나서 얘기해보니까, 김지연 작가님 다른 작품들도 좋은 거 진짜 많다고, 반려빚 보다 더 좋은 것도 많다고... 그런 얘길 하셨다.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건 많구나....

혼모노: 성해나
진짜와 가짜를 허무는 주제의식이 흥미롭다. 워크숍 때는,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이 내 등단작인 ‘성대모사는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랑 만나는 지점이 있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었음.... 영광입니다. 하지만 또 약간 다른 지점도 있고. 물론 만나는 지점도 있고. 개인적으론 젊작상 중에 제일 재밌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영향으로 인해(실은 그 전부터?) 귀신의 존재 같은 건 1도 믿지 않지만) 무속의 세계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핍진하게 쓰는 점도 눈에 띄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짜릿함이 느껴지는 작품.

언캐니 밸리: 전지영
장르소설적인 기법을 따와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드는 소설. 비장애와 장애, 남성과 여성, 부자와 빈자 등등 여러 요소들이 교차한다. 부자 동네를 이렇게 음산하게도 그릴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염산 테러 너무함...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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