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울지 마세요
김홍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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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처럼 쓸 수 있는 건 김홍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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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 D 1~48 세트 - 전48권 (완결)
시게노 수이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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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좀 쓰려고 읽었다. 원래 읽으려던 목적과 별개로 넘 재밌게 봄…. 심장이 막… 두근두근하고, 매 경기마다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함…. 얘들 이거 이긴다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걍 목숨 걸고 냅다 달리는 것도 너무 멋져 보이고…. 슬램덩크 좋아하는 사람은 이니셜 D도 좋아할 듯.

전체적인 이야기는 단순하다. 아키나산에서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중1때부터 토요타의 자동차 팔육을 몰던 고등학생 탁미가, 여러 자동차를 타는 드라이버들을 상대하면서 드라이버로서 성장하고 공공도로 레이스의 전설이 되는 내용이다.

자동차 경주의 속도감을 컷으로 표현하는 게 뛰어나다. 설명도 상세히 잘 하고. 물론 만화니까 볼 법한 기술들도 많이 나옴…. 중반부의 한 대결에서 나오는 도로에서의 점프라든지, 탁미의 필살기인 블라인드 어택이라든지, 이런 건 “와 씨 이게 말이 돼?” 하면서 봤다. 뭔 정신으로 헤드라이트를 끄고 운전을 해. 위험하게… 😂 하지만 뭐 심하게 허무맹랑하진 않다(고 느꼈다…). 내가 관대한 것도 있겠지만, 작가가 자동차에 대해 잘 알아서 가능한 묘사인 듯.

새삼스럽지만 발행일을 보니, 90년대부터 시작해서, 2014년도에 완결되었으니 엄청 오래 연재했구나 싶었다. 그런만큼 젠더 감수성이 약간 빻은(…) 대목도 군데 군데 없진 않다…. 그런 것만 무시하고 보면, 어쨌건 공공도로에서의 자동차 레이스를 다룬 만화로는 원탑 아닐까 생각됨.

별개지만, 내연 기관 자동차를 다루다보니, 기후변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마침 작가의 후속작인 <MF 고스트>는 그런 시대상을 반영한 듯, 전기차라든지 자율주행이 대중화되었다는 설정아래 레이스를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면허도 스무살 때 따뒀고 드라이브 하는 것도 좋아하고 재밌어 했지만, 그럼에도 어쨌건 자동차는 안 사고(딱히 그럴 돈도 없지만 그럴 돈이 있어도 책 사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함… 😉), 가급적 차는 안 타고 살 생각을 하는데, 그런 개인적인 생각과 별개로 만화는 재밌게 봤다는 게… 약간 모순될 지도…. 하지만 원래 이런 청춘 스포츠 성장 드라마는 마음을 움직이는 법….

열렬히 만화책을 읽다보니,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애니메이션 <이니셜 D>의 OST를 종종 듣게 되었다. Niko의 Night Of Fire 강추….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느낌이다…. 나는 자동차로 달리는 대신, 두 발로 달리면 되니까… 😉 관성 드리프트 같은 건 못 하겠지만… 관절 드리프트는 가능할지도… (이 드립 출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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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도란스 기획 총서 2
권김현영 엮음, 권김현영.루인.엄기호 외 지음 / 교양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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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엔가 친구가 추천해줘서 샀었는데, 최근에 책 펼치고 완독했다. 한국적 남성성의 특징이라든지, 식민지 남성성이라는 개념과 그것이 구성된 역사에 대한 개론, 남성성을 구현하는 신체, 소위 인셀들의 자기 연민적 정서와 보편성의 이름으로 이들을 비판하는 이른바 ‘남페미’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 여성의 남성성, Female to Male 트랜스남성의 남성성 수행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뤄서 남성성이라는 테마에 대해 여러 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책에도 인용된 박노자의 <씩씩한 남자 만들기>라든지, 사회학자 오찬호의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박정훈 기자의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등 남성성을 다룬 책들을 이전에도 이것 저것 읽었었다보니,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처럼 막 자기 반성과 성찰을 하게 되고 그러진 않았음. 물론 성찰은 항상 해야겠지만요….

남성성에 대해 이런 저런 독서를 하게 되는 건, 내 자신이 ‘마초’ 소리를 너무 많이 듣기 때문이다…. 😂 카피라이터 할 때도 들었고, 글 쓸 때도, 일상에서도 엄청 들음. 아니 저 페미니즘 책을 그렇게 읽었는데 제가 그렇게 마초인가요…🤣 딱히 무슨 남성우월주의자이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 그리고 웃긴 게 마초 소리는 오히려 페미니즘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하면서 듣기 시작했다. 사실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 나는 남성다움 같은 건 별로 추구하고 싶지도 않고, 딱히 엄청 남자답고 싶지도 않으며, 그냥 취약성이 있으면 있는대로 인정하고 싶고, 내 약자성에 대해 감추고 싶지도 않고 (오히려 드러내서 위로받고 싶고) 슬플 때는 울고 싶고 뭐 그렇다는 얘길 훨씬 많이 한 것 같은데. 사회에서 요구하는 가부장적 남성성을 수행하고 싶은 마음이나 의지도 별로 없고. 그건 내가 만든 규범이 아니잖아? 법률로 제정된 것도 아니고.

아무쪼록 나는 ‘괜찮은 남자’이기보단 ‘괜찮은 인간’이고 싶다. 페니스의 길이가 6.9cm가 넘든가 말든가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고 (안 넘으면 뭐 어쩔 거야?), 무슨 대단한 몸짱이 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보단, 그냥 웨이트 트레이닝이 좋아서 하고 싶다(하지현 교수가 말하길, 근육 1kg의 가치는 1,300만원…). 그러니까 남자답기 보다는 서한용답고 싶다. 내가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 남성이든, 트랜스젠더 호모섹슈얼 여성이든, 자기 자신이고 싶다.

”나는 내 자신이고 싶다“ 뭐 이런 선언은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 남성’이 ‘트랜스젠더 호모섹슈얼 여성’보다는 훨씬 하기 쉬울지 모른다. 그게 일종의 특권이기도 할 것이고. 기억하고 싶은 것은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 남성이라는 정체성은 여러 젠더 스펙트럼 중 (다른 정체성과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가진 하나의 정체성일 뿐이라는 것. 그것이 소위 ‘주류’라 하더라도 보편성을 담보할 순 없는 것이고, 표준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 그게 주류의 정체성이라, 내가 이런 선언도 쉽게, 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

그리고 다른 책을 읽고서도 기록했는데,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 남성’이라고 해서, 소수자성이나 약자성을 갖지 않는 건 아니다. 이런 정체성을 가진 이들 중엔 노동자가 있고 (당연히 자본가 보다 많고), 비정규직이 있고, 노인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장애인이 있다. 또 어떤 다른 이유로 가부장적 가족 제도 안에서 돌봄이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 사적인 연애 관계에서 약자인 사람도 있고(많이 봄…). 그렇다면 보편성은, 그러니까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 남성이 점유하는 그 보편성은, 그 정체성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지니는 취약성과 약자성, 소수자성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그 보편성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공격하고 혐오할 근거가 아니라, 그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같지도 않지만 다르지도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근거.

걍 제 짧은 생각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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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심장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1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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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서 편집자님 후기 보고 주문하게 되었어요. 조지프 콘래드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어떤 문학적 경험을 하게 될지 너무 기대되고 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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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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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서사 요즘소설연구반 워크숍 참여해서 읽게 됐다. 생각해보니, <2018년 제 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던 게, 젊작상을 읽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여기 임현 작가님 작품도 실려있었고, 그래서 읽었었는데, 훗날 (올해 6월초에...) 만나뵈었을 때, 안 읽어봤다고 함.... 자음과모음에서 황현경 평론가라는 분께서 “요즘 젊작은 안 멋지다”는 비평을 내놓은 바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 나는 뭐 그냥 배우는 마음으로 읽긴 했다. 제가 뭘 알겠어요.... 워크숍 동안엔 “와 저도 열심히 써서 언젠가 젊작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얘길 했는데...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든 안 하든, 열심히 써나가 봐야지. 😇 사실 내가 무슨 젊작상 타려고 글 쓰는 거 아니잖아? 글 쓰는 게 재밌어서 쓰는 거지....

이응 이응: 김멜라
다양한 젠더 스펙트럼 중에서 정체성도 지향성도 선택할 수 있는 일종의 자위기구 이응이 나오는 SF 소설이다. 성적인 끌림과 인간적인 다정함을 교차시킨 것이 특징적. 이응을 이용한 성적 쾌락의 궁극에서 할머니와 강아지와 지냈던 따뜻한 기억을 만난다는 게 흥미로웠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공현진
각기 다른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 수영을 배우는 남녀 캐릭터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별명을 붙여준다면, 수영 꼴찌 남매라고 할까. 어마무시한 제목이지만, 굉장히 미니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내는 수영 강사에게 “괜찮으세요?”라고 묻는 남자 캐릭터가 압권.

보편 교양: 김기태
교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학생에게 일종의 인문 정신을 가르치는데, 그것을 서울대 가는 스펙으로 이용하는 데서 오는 어떤 씁쓸함? 같은 걸 담고 있다. 사실 교사 캐릭터 자체가 진정성과 속물성을 교차적으로 갖고있는 인물이고. 서브텍스트들이 많아서 특히 재밌었다.

파주: 김남숙
자신의 애인이 군대에서 폭행을 가했던 인물이, 애인 앞에 나타나서 돈을 요구한다. 1년간 한달에 200만원씩이었나. 이전에 김남숙 작가님의 에세이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을 읽었었는데, 에세이에 담긴 어떤 우울의 정서가 이 소설에도 담겨있다. 근데 좋음. 좋고, 되게 아이러니한 감정과 상황을 잘 담아냈다.

반려빚: 김지연
“반려+빚”이라는 조어를 키워드 삼아 풀어낸 작품. 다른 많은 작가분들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읽어보았는데, 나는 좋았다. 호구(?) 같은 주인공 인물에게 마음도 쓰이고... 근데 워크숍 때 말고, 다른 사람들이랑 만나서 얘기해보니까, 김지연 작가님 다른 작품들도 좋은 거 진짜 많다고, 반려빚 보다 더 좋은 것도 많다고... 그런 얘길 하셨다.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건 많구나....

혼모노: 성해나
진짜와 가짜를 허무는 주제의식이 흥미롭다. 워크숍 때는,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이 내 등단작인 ‘성대모사는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랑 만나는 지점이 있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었음.... 영광입니다. 하지만 또 약간 다른 지점도 있고. 물론 만나는 지점도 있고. 개인적으론 젊작상 중에 제일 재밌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영향으로 인해(실은 그 전부터?) 귀신의 존재 같은 건 1도 믿지 않지만) 무속의 세계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핍진하게 쓰는 점도 눈에 띄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짜릿함이 느껴지는 작품.

언캐니 밸리: 전지영
장르소설적인 기법을 따와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드는 소설. 비장애와 장애, 남성과 여성, 부자와 빈자 등등 여러 요소들이 교차한다. 부자 동네를 이렇게 음산하게도 그릴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염산 테러 너무함...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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