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의 편집 - 관계와 일상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법
김범준 지음 / 현암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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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참여해서 도서를 지급받고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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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다수의 책을 써온 '직장인' 김범준님의 책. 언어의 사용습관, 즉 말투를 잘 편집해서 사적인 인관관계든 직장에서든 '좋은 언어, 적합한 언어'를 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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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하나 나온다. 한 그룹의 총수가 그 회사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 들렀다. 그리고 골프장 관리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주변에 나무를 심었으면 좋겠는데, 어떤 나무가 어울릴까요?" 관리인이 소나무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 총수는 "좋은 생각입니다. 그럼 소나무를 심어보시죠"라고 얘기했다. 이후 함께 골프를 쳤던 사람이 총수에게 물었다. "그냥 소나무를 심으라고 했으면 됐을텐데, 왜 물어본건가요?", 그러자 총수의 답이 이랬다고 한다. "제 질문에 누구라도 소나무가 어울린다고 답했겠지만, 스스로 의견을 내고 수행하면 일을 더 기쁘게 할 것"이라고. 바람직한 사례다. 저자는 정반대로 총수가 골프장 관리인에게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지 묻는다. "여기 아무것도 안 심고 그동안 뭐했나? 소나무 좀 심어봐요. 내가 이런 것까지 말해줘야 하나?" 그러니까 이것은 말투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듣는 이의 마음과 행동에 얼마나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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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서 강조되는 내용은 장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심플하고 간결하게 할 말의 핵심에 집중해서 말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 예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팟 나노 발표를 꼽는다. 그 프레젠테이션은 아이팟 나노가 얼마나 작은지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mp3 플레이어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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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언어가 콘티에 맞춰 영상에 음향, 자막을 어울리게 붙이고 화면전환을 적절히 집어넣어 영상에 리듬감을 부여하듯 적절한 언어습관과 말투로 일상과 인간관계에 리듬감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고 얘기한다. 긍정적인 말투 사용과 장점을 내세우는데 당당한 말투 사용도 권장한다. 자기소개서 류의 글을 쓰는 이나 자기 PR을 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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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하루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는 삶의 태도'를 권장하는 내용도 담겨 있고, 인간관계를 수능시험에 비유한 대목도 흥미롭다. '말투'의 영역을 실제 인간과 대면했을 때 어떤 말을 하느냐에 한정짓지 않고,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검색창에 어떤 언어를 입력하는지의 영역에까지 확대를 시킨 점도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일상의 역역에서 자신을 감싸는 언어 환경이 꼭 실제 인간을 대면하는 것에 한정되지는 않으니까. (특히나 언택트 시대 아닌가). 플랫폼에 자신이 입력한 언어가 곧 알고리즘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기 때문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조차도 '좋은 말투'로 편집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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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절한 언어습관을 통해 일상과 인간관계, 커리어 등에 좋은 영향을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보탬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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