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 나의 극우 가정사
클레어 코너 지음, 박다솜 옮김 / 갈마바람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인 ‘애국’, 그리고 부제목인 ‘극우’에서 정치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그래서 지금 국내적으로 매우 왁자지껄한 때(읽는 중에 특히, 미국 대선까지 지켜봐야했다..) 더욱 몰입하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나는, 부모님이 지역을 놓고 어디가 어떻고 저기는 또 어떻고 하는 말씀을 전혀 듣지 않고 자랐다. 단지 야구에 관심을 가졌던 20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지역별로 팀이 나누어져 있는 특성 상 지역색에 관한 욕을 신랄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교 4학년, 논리와 사고에 관한 수업에서 ‘프레임’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며 그 때 까지 관심 가져본 적 없었던 정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코끼리’가 미국 내에서 상징하는 바, 좌익과 우익,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흔한 말 속에 내포되어있는 민주주의 등 역사적으로도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힌 정치적 문제는 쉽게 정리되거나 단정할 수 없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개념이라도 몰랐다면 내가 이 책을 과연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을까. 언론플레이까지 더해져 어지럽게 엉켜있는 우리의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를 함께 생각하며 읽으니 더더욱 머리는 복잡했다.

  이 책은 극우보수주의의 부모님 밑에서 자란 ‘클레어 코너’의 실제 삶을 이야기하며 미국의 정치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단체일 수 있는 ‘존 버치 협회’는 극우 단체이고, ‘클레어’의 부모님은 이 ‘존 버치 협회’의 회원이다.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요즘 각은 시국에는 누구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단체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 ‘존 버치 협회’는 애국이라는 프레임을 활용하는 듯하다. 프레임의 개념을 이해하면, 프레임은 굉장한 힘을 가진 무서운 장치·방법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들이 의미하는 애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애국과는 다르다. 인종 및 여성 차별을 포함한 약자에 대한 혐오, 동성애 증오, 국가 내 불안감 조성 등 그들은 그들만의 이해관계로 오랜 시간 권력을 잡아왔다.

  물론 정치는 결코 한 쪽에서만 판단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요즘같이 민감한 때에는 모든 면에서 더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우익이 아니라 ‘극우’의 가정에서, 극우 중심에 있는 부모님을 보며 쓴 글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두통에 시달리거나 이불 속에 들어가 버리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뭐든 너무 지나치면 탈이 나기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의 정치 흐름,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 이 책을 보면 겹치는 부분이 없잖아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래서 이 책을 ‘지금’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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