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
밀리카 지음 / 부크럼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 이런 달달한 책 제목만 봐도 뭐야?’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쪽이다. 그런데 이 책은 먼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상에 많이 지쳐있을 때 만나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힘들고 아프고 어려운 일은 있다. 그런데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크게 4부로 나뉘며 각 부 마다 짧은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는데, 사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포근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의외로 책의 가장 앞쪽에서, 누가 읽을지 안 읽을지도 모르는 <책을 펴내며>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부에 속하지도 않는 이 부분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자마자 떨어뜨린 사람에게 나 또한 그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억지로 남에게 건네는 위로가 아니라서 공감이 되었다.

 

 

<계란찜만큼의 거짓말>에서는 폭풍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계란찜 좀 줄까?”라고 물으셨던

사장님이 무슨 죄가 있으시겠나.

덕분에 이젠 그런 권유를 듣게 된다면

서비스에요? 아니면 추가 결제예요?라고

넉살 좋게 묻는 맷집 정도는 생겼으니까.

 

작가님은 학생 때 자주 간식거리를 사주던 친구들에게 큰 맘 먹고 떡볶이를 사준다. 계란찜도 시키고 싶지만 계란찜 가격 2천원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완벽하게 사고 싶기에 떡볶이만 먹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계란찜 좀 먹겠느냐고 물어봐놓고 나중에는 돈을 받았다. 소녀의 부푼 순수한 마음에 끼어든 나쁜 어른이 너무나도 야속하다. 그 상처가 맷집이 되어서 지금의, 조금 더 단단한 작가님을 만들었다.

 

<어머님과 우리집 칼 한 자루>에서도 작가님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님은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아마도 나 이제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할거야!’라고 한다면 주변에서 그럴 것이다. ‘그래도 이건 있어야 하지 않아?’, ‘거봐, 이건 없으니까 불편하지?’, ‘안된다니까?’ 라는 말들을 들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님의 시어머니는 다르다. 그렇게 주변에 어떤 말도 없이 지원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작가님은 앞으로도 순탄하게 미니멀 라이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제목을 보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책은 두껍다. 그리고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무게감이 있어서 천천히 읽고 생각하고 곱씹게 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소소한 행복을 모으는 기분으로, 조금 씩 읽어나가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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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바- 2020-06-1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과거의 고난과 슬픔이 현재를 살아가는 데 힘이 되고 조그마한 생명에도 애정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작가의 전달 의도에 공감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 이야기이지만 다분히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책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고 늘 상기한다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라고 새삼 느껴봅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