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친구
존 르 카레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몰락한 첩보원의 후일담 같이 시작되는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끝을 맺는다. 읽을 때는 다소 심심하던 에피소드나 답답하게 느껴지던 캐릭터는 이야기 막바지의 폭발적인 몰입과 충격을 위한 작가의 입체적이고 지능적인 떡밥이다. (스포일러라 밝힐 수 없지만) 소설의 결말이 비춰주는 세계의 소름끼치는 이면은 지금 우리의 정치적 현실을 환기시킨다. 전쟁, 음모, 여론몰이, 전체주의. 시간 내어 읽을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를 보았다 - I Saw The Devi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최민식과 이병헌의  연기가 돋보인다. 2시간 내내 관객의 심장을 움켜쥐는 연출력과 표현수위의 (한국적)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도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관객의 심리적 불편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듯 전개되는 이야기가 대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저씨 - The Man from Nowher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우리가 원빈에게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또한 구태의연한 한국식 액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어떤 의미로든, <테러리스트>의 적자가 될 자격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당거래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올해의 영화다. <악마를 보았다>처럼 화끈하고, <아저씨>처럼 분명하며, <의형제>처럼 깔끔하다. 장르적 쾌감과 사회적 비판의식이 부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조화롭다. 류승완의 대표작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육체노동자가 되려고 했던 생각을 접고, 다시 인텔리의 자리로 돌아갔어요. 그러면서 나는 소위 머리에 먹물 든 인텔리라는 개인이 그 편안한 직업과 사회문화적 권위를 팽개치고 사회의 천시를 받는 육체노동자가 되려는 생각이 얼마나 관념적인가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나는 무슨 변명을 해도 결국은 한국형 인텔리로서 다시 권력의 심부름을 할 수밖에 없는 언론인으로서, 독자 대중에 불성실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처지가 서러웠어. 다만 어차피 육체노동자가 될 수 없다면, 모든 외적 제약과 구속에 대해서 최대한으로 저항하면서 개인으로서 가능한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 그것이 1969년 겨울의 일이었지." 리영희, 임헌영, <대화>, 396쪽.

고등학교 시절, 수학은 내 공부시간의 절반을 차지했다 (턱 없이 부족했던 절대공부시간 중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학성적은 공부시간에 비례하지 않았고, 바닥을 쳤다. 선생은 수학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고 통보(?!)했다. 성적은 주가가 아닌지라, 바닥을 친 성적은 끝내 튀어 오르지 않았다. 과감하게 난 공부시간의 절반을 자유시간으로 전환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대개가 무협지와 만화책이었지만,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책을 접하려고 노력했고 그 때 우연히 접한 책이 바로 리영희 선생님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였다.

생각해보면 그의 글을 온전히 이해했던 것은 아니다. 글 전반을 관통하는 엄격한 논리와 근거 그리고 단호한 태도는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서술체계였고 매력적이었지만 그만큼 낯설었다. 그러나 몇 푼의 이해였을지라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의 소문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의 주장이 내가 알고 있던 '진실'보다 설득력 있고, '평화'적이라는 사실이 놀랍고 혼란스러웠다. 

그것은 하나의 계기였다. 무조건 옳다고 믿었던 정부와 언론과 학교선생의 말들을 차츰 의심하기 시작했고, 모든 '말'들의 이면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렇게 사춘기의 저항심은 적절한 돌파구를 찾게 되었다. 교과서 밖의 세상을, 어른들이 내게 주입하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훔쳐 보았다'는 사실에 어떤 쾌감에 휩싸였다. 학교생활에 지친 내게 그것은 일종의 해방감이었다. 1996년 여름 문턱이었다.

 (http://sekaman.tistory.com에서 옮겨옴)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영탄 2010-12-0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영희 선생님께서 타계하셨다. 저승에서는 세상 걱정 없이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