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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 거다
신여진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부러우면 지는거다' 제목부터 도전적이고 까칠하다 ㅎㅎ.
요새 유행어인 줄 알았는데, 이게 책 제목일 줄이야 ......
이 책을 처음 받아 든 순간, 요즘 아이들 입맛에 딱 맞춘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슨 잡지책인가 할 정도로 사진이 많고, 활자며 편집이 세련되고 예쁜 것이 일단 눈에 확 띄었다.
행간이 200%, 글씨도 크지만 간격이 넓어 눈이 피곤하지도 않고,작가가 스스로 장마다 주제를 정리하고 요약해놔서, 이 책을 읽으면서는 메모지 없이 그냥 읽어내려가기만 했다.
부즈펌이란 잘 모르는 출판사라서 이리저리 살펴보았는데, 어려운 거 생각하기 싫고, 점점 더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것을 좋아한다는, 현대 아이들의 기호대로 책을 디자인하고 편집하는것 같다. 요새 이렇게 편리하게 읽게끔 안해주면 누가 굳이 종이책을 읽으려할까?
고전을 지금 읽다보면, 각 주가 페이지 맨아래에 있어 (그나마 주가 달린 것도 감사한데), 읽다가 눈을 아래로 내리는 수고?를 한다.
이 책은 주가 각 단어 위에 첨자처럼 붙어있어, 신조어가 나와도 불편한 게 없다,
눈을 페이지 아래로 내리는 수고 1번을 안해도, 단어 옆구리에 붙어있는 주를 보며, 게다가 주를 친절하게도 색깔을 틀리게 표시하여, 구성을 보는 것만도 즐겁다. 이런 책만 읽으라면 하루 종일 책만 붙들고 있어도 안피곤할 것 같다.
프리랜서를 꿈 꾸는 사람들 중에, 정말 프리랜서의 '끼'를 타고난 '준비된'사람들에게는 강추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취업 안된다고, 나는 사장마인드라고 괜히 객기 부리는 젊은이들이 있을까봐 노파심이 생겨서 그렇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9가지의 직업(이라고해도되나)에 진심으로 도전하고 성공할 사람들은 용기있게 올인해보기 바란다.
각각의 매뉴얼에 필요한 자질과 메리트를 객관적으로 잘 서술하였다. 프리랜서 백과사전이다라고 할정도.
읽다보면, 분명 프리랜서도 '기회는 준비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고 깨닫게 된다.
여행작가,인터넷쇼핑몰,맛칼럼니스트......
나는 이들이 자기가 원(want)하는 일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할 수 있는(can)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요새 가장 부러워했던 파워블로거만 예로 들어보아도 컴퓨터 하나 갖고 있다고 절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자기만의 풍부한 컨텐츠, 기성잡지를 능가하는 웹 작업능력도 미리 준비해야하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호텔 도어맨이 어떻게 힐튼의 호텔리어가 될 수 있었나?
힐튼 콘래드, 인터넷쇼핑몰 운영자,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시대가 원하는 타이밍과 내 운명의 시계바늘이 절묘하게 일치했을 것.
'원'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 여기서 나도 할 말이 없어지지만, 그들은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준비했다.
이 책을 보고, 무리하게 3無(4대보험,실업급여,사표)의 프리랜서의 길로 마구 달려가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기를 바란다.
프리랜서나 일반 직장이나 일정 지위 오르기까지 레벨노가다를 하는 건 마찬가지다.
프리랜서는 꼭 누군가의 끈을 잡아야만 한다면, 운명이 말을 걸어줘야한다면, 나는 일반 직장이 더 좋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이 책을 다 읽고는 부러운 것이 하나도 없어졌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당연한 몫인 걸, 알고 보면 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데, 프리랜서란 놀고먹는 것이라 생각하여 그동안 그렇게도 부러워했나보다.
억대 프리랜서에 대한 가려움증을 잘 긁어주는 책이다. 이제 시원하다.
부러우면 부럽다고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것도 이미 이긴 거다.
정말 부러운 것은 도전할 수 있는 젊음과 용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