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설가의 고백 -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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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필 서평 [젊은 소설가의 고백] 움베르토 에코, 레드박스, 2011


에코는 이 책에서 자신을 젊은 소설가로 소개를 한다. 학자로서의 인생을 빼고 순전히 소설을 쓰면서 산 인생을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늙은 소설가이다. 작품을 발표한 시기가 아니라, 학자가 아닌 습작생의 시절을 모두 포함한다면 그는 등단이 늦은 소설가일 뿐이다.

[젊은 소설가의 고백],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습작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의 창작노트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장미의 이름] 읽고,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 읽고, 그다음에 이 책을 읽는다면 에코가 생각하는 소설이 무엇인지, 본질적으로 접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학자로서 연구 차원에서 읽었든, 습작생으로서 읽었든, 보통의 독자로 읽었든, 그의 방대한 독서량은 놀랍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실존하는 책들의 실례를 통해서, 밝힌 소설에 대한 견해는 탁월하다.


역사학자들이 발굴해놓은 인물을, 죽이는 인물을 창조하는 것은 소설가의 특권이다. 역사학자들은 유령에 지나지 않는 인물을 환기시키지만, 소설가들은 살과 피를 지닌 사람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105쪽


에코의 말처럼 소설은 허구이지만, 보편타당한 논리가 없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것을 독자가 알게 된다면 소설은 가치를 읽어버릴 것이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알렉시우스 마이농의 존재론을 인용해서, 대상은 특별한 성질을 지닌 어떤 것을 말하지만, 반드시 존재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단지 소설은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무엇이 의미가 있는지 무엇을 무시해도 좋은지를 보여줄 뿐이다. 에코가 강조하는 것처럼 소설은 사실적 진리가 아닌 언어적 진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적 진리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해석을 준다. 아니 새로운 해석을 주는 책이 좋은 책이다. 행간의 여백에서 독자들은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다. 작가가 만들어낸 작은 세계지만, 독자들은 그 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끝.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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