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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무서운 진실
마틴 라지 지음, 하주현 옮김 / 황금부엉이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TV,컴퓨터,휴대폰을 비롯한 디지털과 함께 보낸다. 그 중에서도 TV는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는데 재미있는 방송을 보는 목적도 있지만 때론 적막함을 없애주는 존재가 된다. 집에 혼자 있거나 너무 조용할 땐 보지도 않을 거면서 TV를 트는 경우처럼 말이다. 또 TV보기가 하나의 취미, 놀이가 되기도 한다. 주말에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게 휴식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이 있고, 집에 없을 땐 DMB를 통해서라도 방송을 시청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TV를 '바보상자'로 부르기도 했지만 이젠 TV에서 재미와 정보를 쫒고 있다. TV를 유해하다고 여기거나, '이젠 좀 그만봐야 하는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고 가까이 있는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선 TV를 안 보는 가정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정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서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TV는 유해한 존재인 것일까? 아니면 TV 대신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 있어서일까? 아무튼 그건 부모의 선택이라 여겼고, 아이가 TV 보는 것이 크게 나쁘다고 여기지 않았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고, 교육 관련 비디오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으니 조절만 잘한다면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문제가 더 심각했다. 요즘 아이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실은 TV를 비롯한 디지털 문명과 연관되어 있음을 여러 연구와 자료를 통해 입증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이에게 TV,컴퓨터 등 각종 미디어가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게 될 때마다 자꾸만 심각해져갔다. 내 아이가 어렸을 때는 컴퓨터도 없었고 오로지 TV뿐 이었지만, 지금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디지털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화면은 아이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만화영화를 틀어주면 시끄럽게 방방 뛰던 아이들도 가만히 한 자리에 앉게 하니 부모로선 그만한 베이비시터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화면은 아이들을 흥분시키고 감정 제어를 하지 못하게 한다. 마치 좀비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고 화면에 넋이 나가 있는 아이들을 관찰하면 답은 한가지 밖에 없어 보인다. 저자가 들려주는 여러 사례들은 어린 아이들이 일찍 미디어 환경에 놓여지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려준다. 또 미디어를 통해 아이들을 빨리 소비자로 만들어 상업적 이윤을 취하려는 기업들의 행태도 고발한다. 아이가 태어난 후 7년이 가장 중요하니 부모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커 보인다. 아이들에게 집 안에 틀어박혀 기계와 노는 방법을 가르치는 대신, 진짜 놀이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아이의 문제는 그 아이가 못되거나 이상한게 아니라 부모의 문제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차려야 한다. 디지털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는 이 사회의 모습이 계속 될수록 우리 아이들의 문제는 계속 생길 것이다. 그걸 막아주는게 바로 부모라는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