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타이 할아버지와 태권 손자 - 제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김리라 지음, 김유대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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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는 태국 아빠와 한국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이 이다. 당연히 태국 사람보다는 얼굴 색이 덜 까맣지만 한국 사람보다는 까맣기 때문에 짖궃은 아이들의 놀림을 받는데, 그렇다고 주눅든 적은 없다. 다만 같은 태권도장에 다니는 국동섭이 자신을 태국 간장이라 부르고 괴롭히는게 싫을 뿐이다. 나 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태권도도 잘 하는 국동섭에게 맞서지 못하는 자신이 싫을 뿐이다. 가끔은 아빠의 나라인 태국에 가서 살면 어떨까 싶지만, 그 곳에 가서도 "너희 엄마 한국 사람이라며?"라는 놀림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괴롭더라도 참을 수밖엔 없는데, 대체 왜 국동섭은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내가 남보다 피부색이 까만게 어때서! 우리 아빠가 태국사람인게 어때서!!"  

그런데 눈이 펑펑 오는 크리스마스에 태국에 사는 할아버지가 오셨다.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만난다는 생각에 관우의 가슴은 뛰기 시작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할아버지가 줄 선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설마 손자를 처음 만나는데 선물을 안 사들고 오진 않겠지~더구나 크리스마스 이지 않는가~!! 태국의 인삿말인 '사와디캅'을 계속 외우면서 관우의 가슴은 점점 더 부풀어 오른다. 그런데 막상 만난 할아버지는 사진 보다 얼굴이 더 까매서 다른 사람같고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서 외운 인삿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당황했는데, 글쎄 할아버지의 입에서 "꽌우, 안뇽하시오. 방가습니다." 라는 한국말이 나오는게 아니겠는가. 할아버지도 관우에게 한국 인삿말을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손바닥에 적기까지 한 것이다. 비록 선물은 사오지 않아서 섭섭했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읽을수 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오셔도 엄마 아빠는 일 때문에 바빠 제대로 모시지 못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관우가 밥을 차려줘야만 했다. 엄마가 다 준비해 놔서 국만 데우면 됐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할아버지와 있는 시간은 어색하기만 했다. 답답한건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텐데, 손짓 발짓으로 대화하려 하고 관우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 노력한다. 관우에게 선물도 사주고 싶고, 관우가 먹는 건 같이 먹고 싶어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관우는 할아버지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는데, 국동섭이 또 자신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이때 친한 친구 수호가 나서서 관우의 할아버지는 무에타이 선수라며 으름장을 놓는데, 이 말이 거짓이라 여긴 국동섭은 증명해 보이라고 한다. 수호의 거짓말 때문에 더 곤경에 빠진 관우는 이도 빠지고 나이든 할아버지를 국동섭에게 보여주는 순간을 상상해봤지만 아마도 더 심한 놀림으로 끝날게 분명했다.  

 

이런 관우의 사정을 알리 없는 할아버지는 무에타이를 가르쳐 달라는 손자의 말을 못 알아듣고, 오히려 관우가 하는 태권도를 어설프게 배우게 된다. 태권을 태꿍 이라 발음하며 발차기 등을 흉내내는데, 그때마다 관우의 시름은 더 깊어진다!! 그러다 아빠를 통해 할아버지가 진짜 무에타이 선수였고, 대회 도중 안타까운 사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진짜 무에타이 선수였다는 건 분명 기쁜 뉴스 이지만, 계속 태권도 흉내만 내는 할아버지는 무에타이를 가르쳐 줄 생각이 없는것도 같다. 아무래도 아픈 기억이 있었으니까 당연하지만, 관우는 국동섭때문에 반드시 좋은 해결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만든 고추 모양 젤리를 먹게 되면서, 빨강 고추 젤리를 관우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관우는 할아버지를 전보다 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 비록 겉은 맵게 보이지만 그 속은 꿀처럼 달콤하다고 자신을 생각하는 할아버지에게 고마움도 느끼고, 아픈 자신을 간호해주는 할아버지와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고 기분이 좋았다. 거기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할아버지가 국동섭과의 일을 잘 해결시켜 주면서 관우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할아버지가 떠난 후에야 더 잘해 드릴걸 하는 후회가 든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보고싶었기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편지도 쓰고 사진도 찍게 된다. 태권도복을 멋지게 입고 '태권!'이라고 외치는 사진을 받아 보게 되면, 할아버지도 "태꿍!" 하며 따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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