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아빠가 키워라 - KBS 이충헌 기자의 '아빠가 이끄는 아들 성장의 비밀'
이충헌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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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여풍이 거세지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안그래도 기죽어 사는 아들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돼 직장찾기도 힘들어졌다고 한다. 심지어 '여자에 치인다' 라는 말도 하는데 딸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조금 눈쌀이 찌뿌려졌다. 몇십년 전보다 여성의 신장이 많이 향상되고 남녀평등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남성과 균등한 위치에 올라왔다고는 할수 없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여성인권은 세계에서 낮은 순위에 머무르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저자는 아들의 상황을 더 위급하게 보이게 하기위해 쓴 것 같은데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불쾌한 감정을 느낀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책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긴 했다. 

그렇다고 아들과 딸의 교육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저자의 글에 반기를 드는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았고,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으니 말이다. 아들과 딸은 생김새만큼이나 행동양식도 다른데, 이런 당연한 사실을 교육에 적용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아들은 으레 뛰어놀기 좋아하고 활발하기 때문에 과하게 해도 '남자 아이니까 그럴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 장애를 일찍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데, 아들은 딸의 5배에 달하는 각종 행동 장애에 시달린다고 하니 부모가 주의깊게 봐야 할 것이다.  

그저 사내아이들은 조용한 것보다는 뛰어다니며 놀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행동이 과한 아이는 성격적으로 그런건줄 알았지만 이는 뇌와 관련이 있었다. 충동을 조절하고 행동을 제어하는 뇌의 전두엽 부위가 약하기 때문에 정서적 자극을 받았을때 처리하고 행동을 제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또 초등학교의 남학생과 여학생을 비교하면 학습면에서 여학생의 성적이 훨씬 높다는걸 알게 된다. 남학생은 책상에 앉아 집중하는 시간도 짧고 부산하게 움직이는데 이 또한 뇌와 관련이 있었다. 인지적 학습은 전전두엽의 발달로 결정되는데, 아들은 최소한 사춘기가 되야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즉 사춘기 이전 의 아들의 뇌는 공부하는 뇌가 아닌데 억지로 학습을 시키니 부작용이 생길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른채 아들에게 조기교육을 시키니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꾸중을 하게 되고 아들은 혼나는게 싫고 자신감만 저하되는 것이다. 그저 시킨다고 되는게 아니라 뇌가 준비되어야 학습을 받아들일수 있으니 공부는 때가 있는 것이다. 여자보다 뇌의 발달이 느린 아들에게 꾸지람은 독이 될수밖에 없다.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교육을 받으면 흥미도 잃고 반감만 생기게 된다. 그러다 계속된 좌절감을 맛보다 보면 나중엔 모든걸 포기하게 된다. 부모가 자신감을 심어주고 때에 맞는 교육방법을 알려주는 현명한 처사가 필요하다. 

아들은 또 딸보다 애정결핍에 취약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들은 아버지의 모든것을 보며 따라하고 인성과 꿈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버지와의 교감이 꼭 있어야 한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며 애정을 표현하지 않고 홀로 내버려 둔다면 결국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로 만들 뿐이다. 어머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버지와 아들만이 교감할수 있는 부분이 따로 있다. 이를 충족시켜주기 가벼운 스킨쉽과 놀이를 하거나 대화를 자주하고 함께 한다는 느낌을 심어주어야 한다. 주말에 잠 자고 돈만 벌어다주는 아버지의 역할은 이제 벗어던져야 하지 않을까. 같이 있는 시간만 많다고 좋은게 아니라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노력도 부단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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