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2주

  

[로빈후드]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우가 다시 한번 만났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로빈후드를 리메이크 했는데, 로빈후드의 활약상을 담기보단 로빈후드가 탄생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 한다. 리차드 왕의 십자군 원정에 참가해 10년간 싸웠지만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로빈은 왕의 죽자 친구들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신분을 속이고 왕관을 전달하는 일을 맡게됐고, 로버트의 유언을 지키기위해 노팅엄으로 직접 가서 유품인 칼을 전달하게 된다. 처음엔 칼만 전해주고 떠나려고 했지만 로버트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과 미망인을 위해 남게 되고 왕에게 온갖 세금을 갖다바치느라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돕게 된다.  

아직 철이 없는 새로운 왕은 충직한 신하들을 내쳐버리고 더 많은 세금을 걷으려고만 한다. 국민들은 밭에 심을 씨가 없어 굶는데도, 친구 고프리의 말대로 반항하는 이들은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10년간의 전쟁으로 국가는 파탄나기 일보직전 임에도 국민들이 자신에게 충성할것을 원하고 많은 세금을 받으려고 하는 철없는 왕. 이런 왕의 통치앞에 어느 국민이 반항하지 않을까. 먹을게 없어 숲으로 도망가는 아이들이 늘어가는 상황속에서 자유를 찾길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은 더 커질수밖에 없다. 그렇게 로빈 롱스트라이드는 로빈후드가 되어간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이몽학은 흔히 말하는 역모를 꿈꾼다. 물론 그의 입장에선 혁명이지만 말이다. 썩어빠진 세상을 뒤집기 위해서는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 과정에서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을 제거하는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걸어간 길은 무척이나 과격하고 명분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다. 왜놈들을 막는데 힘을 써야하는 '대동계'의 뜻으 저버리고 자신이 스스로 왕이 되어 세상을 바꾸려는 생각은 그를 착한 시선으로 볼수 없게 만들지만, 세상이 그를 만들었다. 그의 뜻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와 함께 싸우고 목숨을 버린건 지금보다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동인과 서인과 왕의 대화를 보고있으면 실소를 금할길 없다. 왕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며 국정을 운영하기 보다는, 상대 당의 논조와 무조건 반대로 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만약 상대 당이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하면, 메주는 팥으로 쓴다고 말할 성 싶다.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기 보다는 그저 지키고 있는 자리를 유지하고 배 불릴 궁리한 하는 사람들. 왕 또한 우유부단하고 도망치기에만 급급한 캐릭터이다. 왕의 위엄은 온데간데 없다. 제대로 된 왕과 정치인들이 없다면 세상은 이몽학같은 사람들을 더 많이 원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피와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말이다.  

 

 

[퍼블릭 에너미]

갱스터 존 딜린저는 은행강도이고 악당이다. 하지만 8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의 이름은 악인이 아니라 영웅,의적으로 기억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걸까? 그 이유를 알기위해선 그 당시의 시대상을 알아야만 한다. 1930년대는 극심한 경제 공황기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제대로 된 생활을 영위하기가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 존 딜린저는 이 상황을 만들어낸 은행들만 골라 털었고 잘 잡히지도 않아서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하기 시작했다. 범죄인에게 사람들이 열광하지 당국은 당혹스러울수밖에 없었다.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에 대한 분노를 그를 통해서 풀기도 했을 것이다.   

FBI를 따 돌리며 수없이 은행을 턴 존 딜린저. 이런 범죄인을 의적이라는 칭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럴수밖에 없게 만든 사회를 만든건 무능한 정치인들 이었다. 건강한 사회인 이었다면 이런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우리에게도 신창원 사건이 있었다. 그는 극악무도한 범죄인 이었고 탈옥한 그를 잡기 위해 수많은 경찰병력이 투입됐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신창원을 앞에 두고도 놓치는 일이 벌어지자 사람들은 그가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이상한 심리를 갖게됐고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검거 당시 입었던 요란한 셔츠가 유행이 되는걸 보면서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존 딜린저도 신창원도 더이상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비록 허무맹랑한 꿈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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