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깨어 있네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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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내가 기쁘면
시간도 춤을 추고
내가 슬프면
시간도 눈물 흘리네

내가 살아 있는 그만큼만
시간은 내게 와서 꽃으로 피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흐르고 또 흐르면서
내가 살아 있는 그만큼만
시간은 생명이 되네
물 속에 달 속에
내 맘 속에
고요히 잠겨 있어도
움직이는 시간들-50쪽

-세월-
물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이 흐르고

하늘엔 흰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마음 한켠이
얼마쯤은 늘 비어 있는
쓸쓸한 사랑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나의 시간이여-60쪽

-눈물의 만남-
내가 몸이 아플 때
흘린 눈물과
맘이 아플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사이 좋은 친구가 되었네

몸의 아픔은 나를
겸손으로 초대하고
맘의 아픔은 나를
고독으로 초대하였지

아픔과 슬픔을
내치지 않고
정겹게 길들일수록
나의 행복도
조금씩 웃음소리를 냈지-81쪽

-사랑의 기쁨-
일을 하다가도
자꾸만
웃고 싶은 마음

혼자 있으면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충만한 마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꾸만 무얼 주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

아픈 것도
내색 않고
끝까지 참고 싶은 마음

장미를 닮은
사랑의 기쁨이겠지
가시가 있어도 행복한
사랑의 기쁨이겠지-96쪽

-겨울기도-
하얗게 옷 벗은
나무들 사이로
산과 하늘이
잘 보입니다
하느님의 음성도
잘 들립니다
바람이 많이 부니
내 마음도
깨어납니다
왜 비워야만 하는지
추워야만 하는지
바람은 쉬지도 않고
나를 흔듭니다-127쪽

-사랑의 말-
여기는 바다

고통 속에 진주를 만드는
기다림의 세월

마르지 않는 눈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여기는 산

뿌리 깊은 나무를 키우는
흙냄새 가득한 기도

끝없는 설레임의 웃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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