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에 갇혀서 알만 낳을 때 잎싹은 그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지켜보기를 소망했지만 폐계닭이 되어 더이상 알을  낳지 못해 버려진다.  그래도 다행이 잎싹은  나그네의 도움으로 족제비의 위험속에서도 가까스로 살아나 늘 부러워하던 마당으로 잠시 오게된다. 그러나 그 마당에서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동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쫓겨 난다. 잎싹은 마당 주변을 서성이다가 드디어 알을 하나 발견하고 온갖 정성을 다해 그 알을 품는다.  그 알에서 나온 것은 병아리가 아니라 청둥오리였지만 잎싹은 사랑으로 돌보면서 초록머리를 키운다. 무리에 속하지 않고 떨어져서 잎싹하고만 사는 초록머리는 늘 외로움을 느낀다. 그런데 그들이 사는 저수지에 청둥오리 떼가 나타난다. 이제 초록머리가 잎싹의 곁을 떠날 때가 된 것이다.

' 잎싹은 날개를 벌려서 다 자란  초록머리의 몸을 꼭 안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부둥켜안고 있었다. 초록머리의 부드러운 털과 냄새를 느끼며 몸을 어루만졌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소중한 것들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잎싹은 모든 것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해야만 했다. 간직할 것이라고는 기억밖에 없으니까.'

아이들과 같이 읽기 위해 어제 밤에 다시 읽었다. 줄거리를 다 알고 있지만 마치 처음 읽는 것 처럼 감동이 마음 속에 밀려왔다. 자기 처지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잎싹의 의지와 모성애와 생각의 깊이에 다시 한번 숙연해졌다. 억지로 집어 넣지 않아도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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