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잠시 그쳤지만 너무 덥고 습하여 저녁 모임 가는 길이 몹시 힘들다. 겨우 10분 걸었는데 짜증날 정도다. 중학교 강당 건립 추진을 위한 지역 두 학교 학운위 위원들이 만나는 날. 처음은 조금 어색했지만 다들 강당 건립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초등학교 학운위 위원들은 기꺼이 도와 주겠다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작은 충돌이 있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공연한 비 이야기로 시작했다. 미국 신문에서는 혹평을 했는데 우리 신문에서는 성공적인 것 처럼 떠들었다면서 별 것 아니었다는 모위원장의 말에 그렇게 볼게 아니다. 우리 가수의 공연에 대해 미국 신문에서 관심을 가져주었다는 것만해도 큰 성과라고 젊은 박 모 위원은 씩씩하게 맞받아 쳤다. 그리고 뮤지컬 명성황후 브로드웨이 진출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으로 두 분다 목소리를 높이 더니만 결국에는 강정구 교수 발언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보이지 않지만 큰 불꽃이 튀었다. 연배의 차이만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두사람은 서로 많이 다르다. 세상을 보는 시각도 얼마나 다른지 도저히 합일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두 사람 사이에서 곤란한 표정 지으면 앉아있던 나는 자리가 파할 때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보수와 진보의 만남이네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다. 그런 사람들(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먼저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만 인정해야한다고 이성적으로 자신을 타이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마음으로 인정해주기는 정말 쉽지 않다. 학교 일을 하면서 부딪혔던 사람들을 다시 만났는데 나와 그들 사이에 아직도 보이지 않는 큰 벽을 느낄 수 있었다. 0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