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약속이 자꾸 겹친다. 의욕만 앞서 시간의 유한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양보다는 질인데 일에 휩쓸려 아무 생각없이 관성에 따라 가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9시 30분에서 10시 40분까지 도서관 운영위. 오랫만에 참석했는데도 모두 반갑게 맞아준다. 지난달 사서 특강은 야무지고 알찬 강의라 반응이 뜨겁다. 재강의 요청까지 쇄도한다. 4월에는 느티나무에서 와서 책보수에 관한 내용으로 강의를 할 예정이라는데, 그 날이 또 다른 모임과 겹친다. 도서관이 자리 잡은지 6년째, 그래서 5월 13일 학교 쉬는 토요일날 기념 행사를 하기로 했다. 오전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슬라이드를 함께 보면서 얘기 나누고,음식 한가지씩 만들어 와서 점심도 같이 먹기로 했다. 오후에는 얼마전 이곳으로 이사오신 정승각 선생님 모셔서 아이들과 그림에 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생각을 모았다. 다들 행사 내용을 그려보면서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즐거워하는 분위기다. 일을 맡겨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내친 김에 한달에 한번이라도 내가 맡은 토요일 오후 담당을 누가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꺼내니 금방 하겠다는 사람이 나온다. 도서관이 처음 만들어지고 몇년간은 잠시 일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몇년사이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관장님이 애쓴 덕분이기도 하지만 도서관이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보면 볼 수록 아름답다.
11시 부터 12시 30분까지 학운위. 급식 소위와 앨범 소위 구성에 관한 건, 학칙 개정에 대한 사항등 학부모와 학교 사이에 작은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 노련하고 경험 많은 운영위원장께서 마찰하지 않고 풀 수 있도록 중간에서 잘 조절하신다. 오늘 처음 뵙지만 연륜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시는 멋진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