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저녁을
오규원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달빛
마당위에는
멍석
멍석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숲속에서는
바람이 잠들고
마을에서는
지붕이 잠들고
들에는 잔잔한 달빛
들에는
봄의 발자국처럼
잔잔한
풀잎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