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근처의 가난한 변두리 동네, 전쟁이 끝나갈 무렵,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조선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 모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식량 배급을 받으면서 어렵게 끼니를 때우며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 와중에서도 자기들만의 놀이로 재미있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작가는 오밀 조밀하면서도 그리고 시대 배경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놀이와 질투, 다툼, 화해 민족 차별 등  작가의 경험이 묻어나는 그 당시의 골목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작품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 한 구석에는 슬픔이 다른 한 쪽에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 반감으로 이분법으로 나누기 보다는 작가는 단순한 듯하면서도 사실적인 인물 묘사로 인물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등장 인물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한다.

3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작가의 평화에 대한 염원,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절실하다.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를 다시 만나기 힘들 것 같은 아쉬움에 가슴 한 쪽이  저려온다.200706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