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에 대해 '할말 다하고 사는 사람'이라고 종종 표현한다. 급하고 흥분 잘하고 게다가 직설적이고 냉소적인 말로 간혹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때가 있다. 막 쏟아 붓고 정신 차리고 상대를 바라 보면 상대편의 안색이 창백하다. 그제야 후회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다. 결국 지난 번 판공성사 항목에 나의 말을 넣을 수 밖에 없었다. 고해 성사를 통해 계속 빠질 수 있는 웅덩이를 마침내 건너 뛰어 갈 수 있다고 하신 신부님의 말씀이 간혹 보는 고해 때 마다 떠오르지만 그 '마침내'가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9394 아이들 스스로 일어서기를 바라면서도 관리와 간섭의 습성이 몸에 밴 어른은 항상 걱정하고 욕심을 부린다. 시작 부터가 항상 고민이었다. 학원하나 더 느는 차원에 머무는 것 같고, 아이들 뒤에는 늘 엄마들이 있어 인형극 공연을 보는 씁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실망하면서도 아이 탓을 할 수 없었다. 나도 그렇게 키웠고 키워가고 있는 어른 중의 하나이니 낭패감마저 들었다. 결국 어른이 문제다. 같이 살아가기 보다 양육해야 하는 존재로 아이를 바로보는 어른의 시선을 아이들은 늘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속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착한 자녀로 살려고 한다. 드러내는 방법을 모르는지 아니면 용기가 없는지, 혹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 어쨌던 같은 구성원이 되기로 했다. 책에 대한 나의 느낌과 생각을 동등하게 나누기로 했다. 2007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