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도서실을 신축건물 꼭대기 끝으로 옮기려고 해서 사서도우미 엄마들이 반대했던 적이 있었다. 접근성이 떨어져서 아이들이 이용하는데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 반대하는 이유였는데 두달간 계속 학교장에게 부탁하고 매달리다가 결국에는 학부모 서명에 들어갔다. 서명작업이 시작되자마자 학교장은 사서 도우미 회장을 불러서 자신의 의지를 철회하고 도서실을 학교의 중앙으로 옮겨주었다. 그런데 똑같은 일이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 우연히 알게 되어 전화 통화했는데, 그 학부모는 많이 답답해 했다. 우리 사례를 들려주기는 했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학부모가 학교장과 학교에 반대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학교에서 모든 것- 심지어 아이들보다 위에 있는 것은 학교장의 권위이며 이것이 인정되어야만 학교가 원만히 운영된다고 믿는 어른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설사 학교장의 결정이 잘못되었더라도 학교의 어른이기 때문에 모두가 무조건 따라야한다는 것이다. 위계질서가 유지되어야 사회가 문제 없이 돌아간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가장 잘 통하는 곳이 학교라는 사실을 몇년동안 학운위에 참여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