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처럼 -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여행을 디자인하다
김나율 지음, 이임경 사진 / 네시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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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실 여행기는 (이런 이야기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가장 쉽게 낼 수 있는 에세이 종류가 된 듯 하다. 여행이야 보편화가 되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낼 수 있는...

환경적 변화로 발이 묶여 있다 보니 못 나가는 대신 더 여행기를 더 챙겨보게 되는데, 여행에 대한 감상도, 아님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밑도 끝도 에필로그도 없이 끝나는 허무한 여행기 많다.

이 책 프롤로그쯤에 해당하는 ‘Like the Nordic'에서부터 다소 재미난 어투에 빠져들게 한다. 사진과 글, 쓰고와 찍기를 친구와 나눠하고 있는데, 어느 쪽 기울지 않고 좋다.

 

가고 싶었다.

어딘가에 간다면 그것은 북유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19p)

라는 타이틀 아래 움직이지만, 북유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피요르드 관광도 나오지 않고, 백야도 나오긴 하지만 미미하다.

 

여행자 두 사람이 모두 디자인을 전공해 디자인을 위주로 보고 있지만, 그다지 과하지도 않고 적당하다. 그럼에도 북유럽에서 노르웨이를 디자인의 관점에서 과감하게 빼고 여행을 돌게 된다. 또 그러면서도 핀란드의 아라비아, 이따라, 마리메꼬와 스웨덴의 이케아, H&M, 덴마크의 로열코펜하겐, 일룸스 볼리후스, 헤이하우스, 레고까지 제대로 출생을 일러준다.^^

주로 헬싱키, 스톡홀름, 코펜하겐, 잠깐 건너간 탈린까지 수도를 위주로 돌고 있지만, 많은 박물관과 전시관은 물론이고, 마켓과 레스토랑, 숙소 이야기까지 재미나게 둘러본다.

 

맥주가 주는 이미지는 썩 근사하다.

그것은 커피보다는 역동적이고 소주보다는 쿨하며 와인보다는 소탈하고 콜라보다는 어른스럽다. 나도 그 로망에 동참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곤 한다. 막상 먹어보면 그 맛이 내가 상상한 이미지와 딱 들어맞지 않아 늘 실망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건 커피도 그렇고 와인도 그렇기 때문에 맥주만 따로 떼어내어 심하게 탓할 생각은 없다.

정당한 그 맛 맥주탐험 232p 中

 

맥주에 대한 생각 나랑 너무 비슷해 혼자 클클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비싼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웨덴 사람들은 비싸도 겁내지 않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비싸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무조건 두배 코펜하겐 물가 232p

하고 겁을 주는 데도 ‘코펜하겐 카드 입장 가능’이라 적힌 곳들이 많은 거 보니, 마법의 카드로 통할 듯도 하고, 예쁘고 편안한 의자와 유려한 곡선의 카트가 인상적인 코펜하겐의 카스트루프 국제공항 나도 가고 싶다.^^

 

언젠가 또 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언젠가는 가게 되겠지.

오로라도 봐야하고 투르쿠에 사는 사람이 사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굳이 보지 않았던 인어공주의 앞태도 좀 궁금하긴 하니까. 게다가 그곳에는 아직, 우리가 미처 만나보지 못한 여유롭고 신선한 삶의 조각들이 충분히 남아 있을 테니까.

여행의 끝을 잡고 북유럽 어딘가 中 298

 

 

어차피 모든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아마 우리에게 대단한 여행이란 없지 않을까?

적당하면 좋은 것(21p)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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