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오영욱 지음 / 샘터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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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다시 시작된 남미에서, 아프리카를 돌아 유럽에 이르는 일 여 년이 넘는 여행의 흔적들...

펜으로 그린 스케치는 요근래 보게 되는 현란한 컬러 사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섬세한 감각을 엿볼 수 있고, 많지 않은 나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여행의, 삶의 무게를 느낄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여행 중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할 기억들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다만, 어쩌면 내가 그들을 다소 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에게 있어 여유는 한가한 해변에서보다 북적거리는 도시에서 더욱 짜릿하게 느낄 수 있다.

여행에 있어 포기할 줄 안다는 것은 꽤 유용한 기술이다. 내 앞에 놓인 서너 개의 선택 앞에서 하나만을 취하면서 다른 것들을 먼 훗날로 미룰 수 있는 여유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어쩌면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사가 그러하듯 버린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고, 가끔은 과감한 포기가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나에게 여유는 그런 것이다.

다시, 여행을 떠나며 309 
 

 

오랜 기간의 여행으로 시간에 쫒겨 다니던 내게 여행에서의 여유로움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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