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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한국지리 - 사진으로 세상을 읽는다 ㅣ 온 세상이 교과서 시리즈 10
김인철 외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 서평 이벤트에 이 책을 신청했고, 운 좋게 당첨되어 읽게 되었습니다.제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한국지리가 참 재미있었던 기억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시험 과목 중 하나였지만, 단순 암기 과목이라기보다 우리나라 곳곳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삶을 연결해서 배우는 느낌이 들어 꽤 흥미롭게 공부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잊어버린 지리 개념들도 다시 떠올리고 싶었고, 요즘은 여행을 가더라도 그냥 풍경만 보고 오는 경우가 많아서 지역의 특징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솔직히 조금 실망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지리 개념 설명서’라기보다는 지역별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생각했던 책과는 조금 다르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도나 개념 설명이 길게 이어지는 스타일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관광지와 사진 중심의 구성이라 가볍게 훑어보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전국을 제주·울릉권, 호남권, 영남권, 충청권, 강원권, 수도권, 접경지역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장소들을 왼쪽 페이지에는 사진, 오른쪽 페이지에는 설명 형식으로 구성해 두었습니다.
사진은 대부분 한 컷이지만, 가끔 두세 컷으로 나뉘어 실린 페이지도 있습니다. 책 전체 분량의 절반 정도가 사진이라고 느껴질 만큼 시각적인 구성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인지 딱딱한 학습서 느낌보다는 정말 여행지 화보집이나 가이드북을 읽는 기분이 듭니다. 설명은 단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질문과 답’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철도 교통의 허브, 동대구역」 편에서는 왼쪽 페이지에 KTX 산천 열차 두 대가 연결된 사진이 실려 있고, 오른쪽에는“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열차가 정차하는 철도역은 어디일까?”“동대구역이 대구의 관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같은 질문과 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읽다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이 질문들의 수준이었습니다. 현직 선생님들이 집필해서인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읽고 싶게 만드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수업 시간의 ‘동기 유발 질문’처럼 흥미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냥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 뒤 설명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라 읽는 재미가 더 좋았습니다.
설명 역시 매우 깔끔합니다. 핵심만 간결하게 짚어 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서 읽는 재미가 꽤 좋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를 길게 늘어놓기보다 꼭 필요한 내용만 담아 설명해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다시 떠올리고 싶었던 학창 시절의 지리 개념들이 설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여행책을 읽는 기분으로 지식을 다시 채울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설명이 나옵니다.
“모래만으로 이루어진 해변을 사빈이라 하는데 사빈의 모래는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가져온 것이다. 하천이 운반해 온 모래나 주변 해안이 파랑(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만들어진 모래는 바닷물 속을 떠돌다 파랑과 해안 가까이 흐르는 연안류에 의해 육지 쪽으로 들어간 만에 퇴적되어 사빈을 형성한다.”
이처럼 사빈, 해안사구, 하구사주 같은 지리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면서, 왜 고래불 해안 안쪽에는 동해안에서 보기 드문 평야가 나타나는지도 이해하기 쉽게 알려 줍니다.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지형이 만들어졌고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까지 함께 설명해주니 훨씬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짧은 시간에 한 꼭지씩 읽기 좋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 본 곳부터 찾아보게 됩니다. “아, 여기를 내가 갔었지” 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지역의 특징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가족들과 앞으로 가보고 싶은 장소들도 미리 읽어 보게 되는데, 여행 전에 읽어두면 훨씬 ‘똑똑한 가이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가볍게 읽히는 지리책’이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개념들이 실제 장소와 연결되니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고,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부담 없이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지리 공부를 재미있게 다시 해보고 싶은 분, 혹은 단순 관광 정보가 아니라 지역의 특징과 이유까지 알고 여행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여행 가이드북처럼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머릿속에는 분명 지리 지식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별 다섯 개를 주며 긴 리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