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 서돌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권의 철학책을 읽은 느낌입니다. 철학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깊은 사색에서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 책의 경우는 후자입니다. 깊은 사색에서 나오는 딱딱한 철학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건져올린 살아숨쉬는 철학입니다. 읽는 중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어느 구절에서는 불끈 주먹이 쥐어지는  그런 책입니다. 저자에 대한 편견을 뒤로하기 위해 약력이나 저자소개를 읽지 않고 바로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딱딱한 제목과 달리 놀라운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저자가 성공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걸어온 넓지 않은 길을 나도 걸어가고 싶은 강한 충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일을 통하여 스스로를 단련하였고, 마음을 갈고 닦았다고 합니다. 일은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하였습니다. 처음 이 부분에서 저자가 상당히 일중독(workaholic)에 빠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재로 그랬습니다. 저자는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무엇인가 달랐습니다. 일을 향한 순수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에게 '노동은 맡은 일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완성을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인간이 원죄때문에 노동이라는 의무를 떠안았다는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노동은 타락의 결과가 아니라 창조의 기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대인들에게 노동이 왜곡되어 필요악이자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저자는 지혜로운 자였습니다.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달랐습니다. '신이 손을 뻗어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일에 전념하라'고 외친 그에게 불행과 시련은 가혹한 운명이 아니라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정신적으로 나태하고, 기회주의자가 되어버린 현대 직장인들에게 낯설은 멘트이지만 평생을 돈에, 명예에, 학벌에 끌려 다니는 삶이 아니라 끄는 자로 살았던 저자의 강인함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에필로그에 소개된 '인생 방정식'에서 그는 순수한 동기와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플러스 인생을 살았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물질의 풍요 속에 나약해진 정신력과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한 사고방식으로는 플러스의 인생을 살 수 없습니다. 이미 마이너스로 결산된 인생인 것입니다. 한 줄의 스펙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삶에 조용하지만 분명한 경종입니다.  

52쪽에 나오는 저자의 고백은 뜨거웠습니다. '무리하면서까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시작한 일이 열의로 바뀌고,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일을 내가 있다는 자부심으로 마음이 벅찼다' 저자는 이것을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사랑은 사소한 것에 감동합니다. 사랑은 완벽을 꿈꿉니다. 사랑은 불태우는 것입니다. 사랑은 지속입니다. 이것이 그가 체험한 사랑입니다. 그가 창조한 사랑의 세계가 놀랍습니다.  

창조는 사랑을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그 사랑의 대상이 무엇이든 미칠듯한 사랑이 없이는 어떤 창조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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