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블루>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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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김랑 글.사진 / 나무수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숫자로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것에 익숙하다. 사람을 알아가는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나이는 몇인지, 키는 얼마나 되는지,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 모두가 숫자놀음이다. 하물며 한 나라를 알아가는 것에 숫자가 빠지겠는가.
1인당 GDP, 인구, 종교분포 등 모두 숫자로 구성되어 있다. 크로아티아 블루가 매력이 있는 것은 적어도 이 숫자놀음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선입견을 떨쳐버리고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저자의 배려가 감사하다. 지은이가 서두에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푸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을 때 솔직히 과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면을 넘길 수록 그의 표현이 정확했음을 알게 되었다.
크로아티아...가장 먼저 '내전'이 떠오르는 지역이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 아름다움에 반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자가 소개한 그 곳을 밟아보고 싶다. 크로아티아가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저자의 말이 읽는 중에 몇 번이고 반복되어 입에서 노래가 되었다.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실린 그 곳 사람들의 다정한 모습은 '내전'의 아픔을 이겨낸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워서 떠나는 게 여행이라지만, 떠나고 보면 그리운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라는 저자의 글은 내게 명언으로 자리잡았다.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 본 크로아티아가 진정 아름다운 곳이라면 이곳또한 누군가에게는 감탄사가 연발되는 아름다운 곳이리라. 그렇기에 '코리아 블루' 속에 나 또한 다정하고 미소가득한 저들처럼 살아야 함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214쪽에 나오는 로코가 전해준 말 "친구는 내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에요.그래서 기다린 거죠. 당신도 나와 당신의 시간을 나눴으니 이제 우리도 친구가 된 거예요." 그리고 180쪽에 무명의 할아버지가 던진 말 "대륙의 반대편에 사는 당신과 내가 어울리는데, 춤이 탱고든 왈츠든 무슨 상관이오? 탱고가 뭐 별거요?" 이들의 말을 읽다보면 '정말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푸름을 통해 푸름을 지키는 그들. 그들과 함께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