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 세계적 건축가와 작은 시골 빵집주인이 나눈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건축 이야기 더숲 건축 시리즈
나카무라 요시후미.진 도모노리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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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큰 남자가 벽돌집에서 빵을 꺼내오고 그앞에 아이가 즐거운 얼굴로 뛰어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 순간부터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평범한 사람이 건강하고 정직하게 자신의 감각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의뢰인의 삶과 감각에 충분히 다가가려고 애쓰는 건축가의 모습 또한 얼마나 멋진지. 적절히 어우러진 사진과 친절한 편집, 게다가 건축가가 "내 의뢰인 중 가장 어리다"고 말한 고타로 에피소드까지 단언컨대 이 책은 완벽한 책이다. >_<

 

이 책은 의뢰인과 건축가 두 사람의 편지로만 이루어져 있고,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설계를 맡은 빵집+공방의 건축 과정을 좇아가고 있기 때문에 책을 덮고 나니 그밖의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너무 궁금해진다. 이를테면 진 도모노리가 자기 가족의 생활공간을 어떻게 바꿔나갔는지(사진으로 간략하게 나와 있다.), 또 아들인 고타로와 부인인 마리는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도 궁금하다. 빵으로 설계비의 절반을 퉁쳤다는데 도쿄의 사무실에 빵이 배달되는 광경도 괜히 궁금하고, 그 뒤로 지은 서재 겸 손님방의 작업 과정도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 어떤 가구들이 놓여 있는지도 하나하나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홋카이도에 있다는 이 작은 빵집에 너무 가보고 싶다.

 

단순히 건축의 과정에 대해 알게 된다기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그 점을 노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 아닐까.

 

참고로 아래는 원서의 표지. 한국판과 컨셉이 완전 달라 흥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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