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옹호하다 -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
테리 이글턴 지음, 강주헌 옮김 / 모멘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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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초월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우리는 순전히 재미삼아 만들어졌을 뿐 하느님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아니기에, 하느님은 우리를 기필코 소유하려 들지 않는다. 하느님에게 우리가 지니는 의미는 우리에게 문신이나 애완용 몽구스가 지니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하느님은 우리를 그냥 방치해 둘 수 있다. 이런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가 바로 자유다. 기독교 신학에서는 우리가 이처럼 자유로울 때 하느님에게 가장 깊이 속하게 된다고 말한다.-28쪽

따라서 과학과 신학의 다툼은 우주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혹은 어느 쪽의 '설명'이 더 나은지를 놓고 벌어지는 게 아니다. 쟁점은 우주의 기원을 말할 때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느냐다. 신학의 입장에서 보면 과학은 충분하게 멀리 올라가지 않는다. 과학이 창조주를 가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왜 애초에 무언가가 존재하게 되었는지, 그렇게 생겨난 사물이 우리에게 이해 가능한 것은 어째서인지 같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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