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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 - 지속 성장하는 글로벌 초일류기업 포스코, 성장과 혁신의 비밀
허남석과 포스코 사람들 지음 / 김영사 / 2009년 11월
평점 :
이번에 김영사에서 출간된 포스코 이야기, <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번 책은 지난번 하계 세미나를 위해 참고했던 동사의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 존 코터 저>를
한국 비즈니스 실무 현장에서 적용한 버전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경제/경영 분야의 서적들은 아무리 뛰어난 이론이라도 ‘~~이 ~~하다’라는 식의 서술보다
‘~~의 경우에서 ~~을 얻었다’의 구조가 더욱 흥미롭고 공감도 큰 법이다.
그런데 이 책은 서두를 읽는 동안 과도하게 남발된 ‘혁신’이라는 단어 때문에 다소 불편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도 알듯이 혁신은 말로만 외쳐서는 될 것이 아니라 실무 속에서 실천하는 과정 중에
자연스레 실현되는 것인데, 그들은 의욕에만 몸이 달아 혁신! 혁신!만을 거듭 질러대는 것과 같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것은 중반부로 넘어오면서 기우에 불과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
비록 그 서두가 필요 이상으로 길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포스코의 너무나 무모했던 목표 설정 그리고 그 무모함의 범위 만큼이나 힘겨웠던 과정을 접하다 보니
지난 학기에 아시아 지역의 조선 산업에 대해 발표를 맡은 한 선배가 떠올랐다.
그 때, 담당 과목 교수님께서는 전체 산업 분석 후 국내 조선 산업이 추구해야 할 전략에 대해 내린 결론을 보시고는
“우리 조선이 저가 정책을 추구해야 해? 그게 가능한 일이야?”라고 반문하셨다.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지만,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고민을 하기도 전부터 이미 고급강을 생산해 내는 것에 대한 결정이 내려져
있었다. 역시 실무자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된 가장 큰 교훈은 아마도 ‘소통의 가치’일 것이다. 운영자의 참여와 관심이 주는 파워.
관리자와 리더를 헷갈려서는 안된다는 지침들이 멍청하게 책을 읽어 내려가던 내 머릿속을 신랄하게 강타했다.
잘못된 것을 꼬집어 지적하지는 않지만 잘못된 점을 고쳐놓은 것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칭찬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은가. 수 십 년간 같은 일을 해온 베테랑 기술자라 해도 제철소장의 칭찬은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신나는 경험이다. 칭찬을 들은 현장근무자는 다음번에도 또 칭찬을 듣기 위해 열정을 내고, 칭찬을 듣지 못한 근무자는 칭찬받을 거리를 찾아 골몰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시작하라 중
위의 내용은 ‘소통의 가치’와 관련하여 본문에서 내가 가장 감명 깊게 본 단락이다.

-> 포스코 홈페이지 메인 (http://www.posco.co.kr/)
이 책은 전반적으로 독자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라기보다, 연설을 위한 말하기적인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코의 현장에서 언급되는 전문 용어들이 너무 많다는 점,
그리고 그것에 대해 보다 평이한 설명이 미흡했다는 점 등이 그를 뒷받침 해주는 요소들이다.
게다가 나는 포스코라는 기업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위정자들의 이해타산에 의해
얼렁뚱땅 넘겨버린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싫은 것은 싫을지라도 배울 점이 있다면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겠지만,
포스코가 해당 계열로 취업을 준비 중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사를 꿈꾸는 기업이라는 것.
그것은 단지 회사의 규모뿐만이 아닌 우수하고 건설적인 기업 문화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회사가 설립되어 정착된 지역의 선진화를 이룩하는데 그 누구보다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것.
등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극명한 사실일 것이다.
편하게 물 흐르듯이 읽어서는 그 내용의 전반을 공부하듯이 간파할 수는 없지만,
나와 같은 경영계열 전공 대학생들이 책을 읽음으로써 배워야 할 가치는 경영 전반에 대한
스킬과 그들의 열정이지 산업정보나 기술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을 해야 할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이라는 일상적 외래어를 탈피하고 와글와글 토론회라는 듣기 좋은 기업 문화를 정착한 포스코.
VP 플래닝이란 실천법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진행해 가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몸소 선보인 포스코.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단순히 경영지도서가 아닌 자기계발서로 적용해 볼 필요가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
더불어, 한 번 시작한 책은 그 끝을 봐야 진정한 값어치를 되새길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매너리즘은 이 세상 모든 유기체들의 절대악이다.
늘 노력하고 정진해야겠다는 새삼스러운 결심이 온 몸에 스며들었다.
언제 어디서나 기본과 기초는 절대적인 가치라는 것도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