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모림의 재즈 플래닛 - 비주얼 에세이 2
강모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강모림의 이 책, 재즈가 흐르고 조근조근한 이야기가 흐른다. 오랜만에 정서적 고양감 내지는 충족감을 주는 책을 만난 느낌이다.  재즈라면 루이 암스트롱이나 빌리 할러데이, 냇킹 콜의 노래를 들어 본 정도밖에는인연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재즈가 듣고 싶은 마음이 퐁퐁 샘솟는다. 재즈만의 자유분방한 감성과 독특한 선율이 왠지 자꾸 나를 끌어당기는 것만 같다. 나를 좀 들어 줘,,,,,

  재즈 아티스트들의 소개로 이 책은 입을 연다. 유명한 이들의 짤막한 전기를 읽고 있으면 비슷한 패턴이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발군의 연주 솜씨를 보이다 밴드에 입단하고 전성기를 구가한다. 그러나 인종차별과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다  나중엔 마약과 알코올에 찌들어 일찍 생을 마감하고 만다. 행복하게 살다 간 이들은 드물다. 그래서일까? 재즈는 왠지 슬픈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흑인들만의 감수성과 정서가 끈적하게 녹아있어서일까? 흑인이기에 감내해야만 했던 온갖 차별과 설움이 은연중에 묻어 있기 때문일까?

  재즈를 통해 흑인들의 그늘진 얼굴을 보게 된다. 그들의 아픔과 설움도 조금은 짐작하게 된다. 재즈를 통해 새로운 삶과 새로운 자기 자신을 찾으려 했던 그들이 보이는 듯 하다. 재즈 플래닛에 불시착한 나는 실재하는 누군가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영혼으로 숨쉬는 누군가는 만난 듯 하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뭐라 딱 꼬집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재즈를 통해 열정과 사랑을 불태웠던 많은 이들과 소통한 느낌이다. 그래서 재즈를 들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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