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길을 묻다 - 혼자 떠나는 세계도시여행
이나미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프라하의 정취와 풍경을 책으로나 대신 맛보고 싶은 마음에 엄청 기대를 하고 구입한 책이었으나....나의 기대를 보기 좋게 비껴가 버린 이 책을 어쩌란 말인가? 저자는 두번의 프라하 여행기를 '1. 길을 잃다 2. 길을 찾다'라는 2개의 챕터로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는 시간에 쫓기고 쫓기다 급기야는 시간때문에 피해 망상증에  시달리고 만다. 자신의 비정상성에 위기감을 느끼며 일상에서의 작은 탈출을 감행한다. 그 목적지는 두번 다 프라하였으며, 두번째 여행에서 저자는 프라하를 마치 고향으로 인식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점에서 첫대면한 책은 멋진 표지사진과 우수어린 제목 탓에 나의 시선을 꽤나 끌었다. 여행기를 읽는 사람의 기대심리는 무엇일까? 대리만족에 다름아니겠지. '아...나도 한번 프라하라는 낯선 공간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싶은데....'하는 망상과 공상에 빠질 때가 종종 있지 않은가?



책속에 수록된 프라하의 풍경은 코발트 블루의 색채로 물들어 있다. 날씨는 꽤나 궂어서 추위와 비와 바람이 계속된다. 유명한 까를교, 마쿨리쉬 성당은 물론 프라하 시가지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물론 그 곳 사람들과 관광객들의 모습도 스케치되어 있다. 사진을 보면서 연신 감탄했다. 그 곳의 우수 어린 풍경과 정취가 까닭없이 내 마음 한켠을 자꾸 자극했기 때문이다. 미미한 한숨을 내쉬며 사진을 자꾸 들여다 봤다.


프라하는 또한 <변신>을 쓴 카프카의 도시이기도 하다. 생전엔 인정받지 못하고 이방인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며 문학을 했던 그가 살았던 곳이다. 카프카의 아우라탓일까? 프라하가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까닭은?

그러나 솔직히 저자의 글은 실망스러웠다. 자기고백적인 성격의 글들이 지배적이었고, 지나치게 긴 문장들이 독서의 흐름을 깨곤 했다. 물론 여행기라는 것이 지극히 사적인 성격의 글이긴 하지만, 독자들은 그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글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던가? 그런 면에서 이 여행기는 감정이입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다. 여행기를 통해 '마음으로 하는 여행'을 시도해 보려했건만 거기까지는 이 책의 능력밖이었나 보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프라하는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 그 곳으로 미래의 어느 순간 나도 나 혼자만의 여행을 감행해 보고 싶다. 낯선 곳에서 홀로 떠나야지만 길을 잃기도 하고 찾을 수도 있다지 않은가...몸과 마음으로 가득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반드시 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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