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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냄새 참 좋다
유승하 글.그림 / 창비 / 2014년 8월
평점 :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버릇없이 뛰어놀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동승한 승객들은 모두 눈쌀을 찌푸리며 아이에게 눈총을 쏘고 있었다.
그 아이가 아빠와 같이 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승객들은 그 소동의 원인인 아이의 아빠에게 원망스러운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이가 너무 시끄러우니 아빠로서 부끄러운 줄을 알아라", "아이를 데리고 어서 내려라", "아이를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하지마라"...
아이의 아빠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승객들에게 미안하다고 머리를 조아리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방금 아이의 엄마 장례식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제가 너무 경황이 없어서 아이를 신경쓰지 못했네요."
사정 얘기를 들은 승객들은 갑자기 그렇게 밉던 아이가 더이상 밉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안쓰러움과 애정이 뒤섞인 눈으로 그 아이의 장난을 지켜보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이의 소란이 더이상 불쾌한 일이 아니었다.
유승하의 책 "엄마 냄새 참 좋다"는 우리 엄마들의 이야기다.
내 아이의 엄마, 나의 엄마, 너의 엄마.
분명 우리와 같이 사는 엄마들인데 우리가 보지 못하던 엄마의 이야기다.
장난꾸러기의 아빠 얘기를 들은 사람들의 상황인식이 전혀 달라졌듯이 유승하의 책을 읽으면 우리 엄마들의 전혀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또한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엄마와 여성들도 보인다.
승객들과 같이 그들을 보는 우리의 눈도 전혀 새로운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