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를 꿈꾸는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영어 상식
구경서 지음 / 길벗스쿨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대화체로 딱딱하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 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영어권의 문화와 어휘의 유래 등의 소개와 더불어 재미있게 영어 상식을 공부할 수 있다. 각 장마다 삽화나 사진이 실려 있어 이해하는 데 더욱 쉽게 다갈 수 있고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이 보기에 정말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아이들이 영어와 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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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는 공 - 즐거운 생각&사회성 발달 시리즈
엘리사 클레븐 지음, 신선해 옮김 / 한언출판사 / 2007년 4월
품절


책을 두 손에 들고서 대강 훑어보니 표지나 책 속에 담겨진 그림들이, 물감과 크레파스와 색종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 것 같다.
꼼꼼함이 엿보이는 그림들에서 책이 알차게 짜여져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날 선물로 우리 서원이에게 주고 싶었지만, 책을 받아보니 냉큼 읽어주고 싶었다.

"서원아~ 이리와봐, 이거 서원이 책이야." 했더니, 신이나서 쪼르르 내곁으로 온다.
"와~!!" 하고 너무 좋아하는 아들 녀석.

아직 4살이라 한글은 잘 모르지만, 엄마가 읽어주니 마냥 신나는 모양이었다.

더욱 재미있게 해주려고 성우들이 연기하듯 최선을 다해 열연했다.
아기 고양이 넬리가 사자 흉내를 내는 장면에서 나는 큰 목소리로 "어흥~" 이라고 흉내를 냈더니 깔깔대며 몸부림 치는 녀석.
'어흥'은 왠지 호랑이와 가까운 이미지로 그려져 있지만, 사자의 울음을 효과적으로 내기엔 '어흥'이 적합한 듯 싶었다.


<줄거리>

외로운 꼬마 고양이 넬리에게는 소원이 있다.
그 소원은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한, 따뜻한 집에서 사는 것이다.
때마침 넬리의 소원을 들은 심심한 까마귀 한마리가 넬리에게 장난을 쳤다.
넬리에게 반짝이는 공을 주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공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넬리는 까마귀의 말을 믿고 공을 힘껏 튕기고 소원을 빌었다.
하늘 높이 솟아 오른 공은 강을 지나고, 개를 지나 어느 마을에 떨어집니다.
넬리는 그곳에서 꼬마 악어 에른스트를 만난다.
다정한 꼬마 악어 에른스트에게도 소원이 있다.
길바닥에 분필로 그린 그림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 까마귀의 장난이 여러 가지 사건을 일으켜서 생각지도 못하게 넬리와 에른스트의 소원이 이루어진다. #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키며 엄마의 대답을 기다리는 서원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내내 그림 속 개체들을 하나 하나 짚어가며 엄마의 대답과 관심을 요구했다.
엄마 나름대로의 일거리도 많고 해서 많이 신경써주지 못했던 탓인지, 너무 좋아하는 아들 녀석이다.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엄마와 아빠가 컴퓨터 하는 모습을 눈썰미로 봐뒀다가 두돌 때부터 알아서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했던 아이다.
이렇게 영특한 아들을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했던게 못내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 책과 함께 사랑의 교감을 충분히 나누었던 것 같다.

<까마귀의 거짓말을 듣고 공을 튕기며 소원을 비는 꼬마 고양이 넬리>

<그림책 속 동물들이 공을 가지고 소원을 비는 장면을 보고 따라하는 서원이>

마냥 신이났다. 꼬마 고양이 넬리와 꼬마 악어를 따라 공을 굴리며 소원을 비는 서원이.
"외할머니네 가고 싶어요." 라고 소박한 소원을 비는 아들의 모습이다.
외할머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오래도록 못뵈어 그런지 외할머니네 가고 싶다고 한다.

<꼬마 고양이 넬리가 도망간 공을 쫓아갔다가 꼬마 악어 에른스트를 만나는 장면>

<꼬마 고양이 넬리과 꼬마 악어가 영원한 친구가 되기 위해 소원을 비는 장면>

<달콤한 잠을 자는 마지막 장면- 해피엔딩>


서원이가 책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줬는지 모른다.
봐도 봐도 지루하지 않은가 보다.
하긴, 어른인 나도 책을 보며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이 가득했으니 애나 어른이나 매 한가지인가보다.

아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책인 것 같다. 궂이 마법이 아니더라도 마음 먹기에 따라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희망을 주는 내용.
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4살박이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울 것 같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커다란 행복을 가슴에 담았겠지?..!!!

얼마나 좋으면 잠잘때도 머리맡에 두고 잘까 싶다. ^^
아직은 곤히 자고 있는 아들 녀석.
상쾌한 아침을 맞으면 또 다시 책을 읽어주며 행복을 가득 담게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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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 이야기 - 내 인생을 바꾼
김보승 지음 / 토네이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딩동' 소리와 함께 받아든 우편물. 정신 없이 포장을 뜯고 책을 한 손에 번쩍 드니 종이장처럼 가벼웠다. 너무 기대했던 터인지는 몰라도 참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마법가루라도 뿌려졌나.(사실, 집에 있는 책들도 이 책보다 약간 얇은데 훨씬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책 표지의 강렬한 인상을 주는 색상과 더불어 입체감이 느껴지는 툰이 매력적이었다. 신기하게도, 무게만 가벼운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도 부담없이 술술 읽혀내려가는 것이다. 어떠한 마력이 담겨져 있나보다.

 

  대부분의 검정색 글씨들과 파란 색 포인트 글씨, 적절한 삽화의 등장은 보는이로 하여금 더욱 내용에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중간 중간에 연구 자료도 첨부하고, 이야기와 관계된 도서 제목을 첨부해주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이야기는 나평범이라는 사람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부당한 이유로 해고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ㅡ처음엔 이 회사가 마그나인줄 알았다. 사장의 행동들이 이상하게 여겨져 '마그나 회사가 대단한 회사라고 이야기 하려던 것이 아니었던거야?' 라고 생각을 했었다. 해고 당하는 것을 보니 그건 아니었다.ㅡ 허탈감에 빠져 잠시 공황 상태에 빠져있었던 나평범은 대학시절 후배를 통해 관운산 정상에 있는 소원바위를 찾아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직접 찾아가 소원을 빈다. 깜박 잠이 들었는데 어느 노인이 깨워 잠에서 깨어난다. 노인은 나평범에게 과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그 계기로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자신감을 얻고, 특별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모든이의 유토피아인 마그나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된다. 면접도 참 독특하게 이루어졌는데 ㅡ '시간안에 퍼즐맞추기, 연극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회장님과의 면접' 이 세가지를 통과해야 합격이었다.ㅡ 전 회사에서 무능력하다고 해고당한 나평범이 유일하게 마그나 면접에 합격을 한것이다.

 

  오리엔테이션을 가지면서 나평범은 '마그나'회사의 비밀을 알아간다. 좌뇌와 우뇌를 고루 발전시켜 능력을 향상시키는 법, 자신의 인생을 연기하는 것의 중요성, 아이디어 창출법 등등을 배우게 된다. 1년여가 지나고 회장의 비밀을 알아낸 나평범은 마그나 회사의 후계자로 우뚝 선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게 전개되지만 그 안에는 내 인생을 멋지게 변화시킬 수 있는, 성공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제공해준다. ㅡ딱딱한 자기 계발 서적이 아닌 마치 부드러운 소설처럼 구성이 되어있다.ㅡ가장 기억에 남는 몇가지만 나열해 보기로 한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멋지게 연기하라>

   <몰입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인생이라는 연극의 주연은 바로 나다>

   <편견의 눈을 감으면 세상이 바뀐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이야기를 통해 내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고, 내가 꿈꾸는 인생을 내 삶인 것마냥 아니 실제 내 인생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말한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삶이 이뤄진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라고 말이다. 언젠가는 내가 연기했던 그 인생이 바로 나의 것이 된다고..

 

 나평범이 관운산 소원바위에서 노인을 만난 것이 그의 인생을 확 바꾸게 만든 티핑포인트였다면, 내 인생에도 두 번의 티핑포인트가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에 어떤 계기로 친구 사귀기를 멀리하고 책하고만 친하게 지냈던 때가 있었다. 나를 좋아해주었던 한 친구가 다른반에 나를 데려가 나에 대해 자랑 한마디를 했다. "얘 우리반 남자애들이 거의다 좋아해." 라는 한마디 덕분에 나는 인생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사람은 운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잘 만나야 하는가보다.

 

 두 번째 티핑 포인트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후이다. 아버지께서는 항상 잘해주셨는데 마음이 한참 어렸던 나는 불만 투성이었나보다. 마음과 달리 독하게 내뱉었던 말들이 아버지께는 비수가 되어 꽂혔을텐데 말이다. 담당 의사가 없던 주말에 갑자기 복통을 일으켜 떼굴떼굴 굴러다니는 딸을 들쳐 업으시고 인근 병원으로 냅다 달리셨던 아버지. ㅡ그때는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담당이 없으니 이리 뛰고 저리 뛰고..ㅡ 평일이 돌아와 새로운 병원으로 옮겨 '복막염' 수술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을 거라던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살았지만, 아버지께선 제작년에 갑자기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셨고 손을 쓸 새도 없이 2주도 채 안되어 돌아가셨다. '이제 효도 좀 해야지' 싶으니까 말이다. 그때 나는 나즈막히 하늘에 기도를 올렸었다. '주님 제발 수술을 할 일은 없도록 해주세요.' 그런데, 하늘이 오해를 하셨는지 아니면 나의 그간의 행보가 괘씸하셨는지 아버지를 그냥 모시고 가셨던 것이다. ㅡ나는 내 신장을 기꺼이 떼어드릴 요량이었다. 하지만, 수술할 일이 없이 아버지께서 쾌차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도를 올렸던 것인데 가슴이 아팠다.ㅡ그 충격으로 한 6개월은 매일같이 울었나보다. 그 이후로 아버지께 사죄하는 마음에서라도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신념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진행중이다, 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아버지께는 죄인이 되어버렸지만, 이 계기로 나는 더욱 더 성공을 향해 한 발짝 두 발짝 내딛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또 다른 티핑 포인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때를 위해서라도 부단히 나를 가꿔서 기회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내 인생을 멋지게 연기하는 것! 어떻게 보면 쉬운 것 같고, 또 다르게 보면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나의 목표와 인생이 동화되는 멋진 연기. 자꾸 움츠러들 것만이 아니고, 고개들어 세상 밖 널리 바라보고 나의 꿈을 키우며 내 인생을 멋지게 연기하고 싶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글귀다. 적극적인 생각을 하면 그에 맞게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그 행동으로 인해 내 꿈을 실현시키게 될 테니까. 누구나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 할 글귀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성공으로 이끄는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전부 나열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뒤로 하자. 단순히 읽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기면서 이 책과의 만남이 여러분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긍정적인 티핑 포인트가 되기를 바라본다.

 

 # 참고로, 나는 마그나라는 회사가 실존하는지 궁금했다. ㅡ사실 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 마그나란 회사가 실존 회사인줄 알았다.ㅡ 그래서 읽기 전에 엉뚱하게도 검색을 해봤다. 실존하는 회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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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키가 6피트 2인치나 되고 머리칼은 하얗게 센 펜시 고등학교 3학년(16살)이다. 학교에 있으면서 친구들과 있는 내내 좋은 말을 하는 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을 비난하기 바빴다. 학교의 선생이나 친구들은 거짓과 허위에 가득찼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함께 나눌 친구가 없어보였다.- 덕분에 학업에 흥미를 잃었고, 그는 영어 이외의 모든 과목에서 낙제점수를 받아 퇴학을 당하고 만다. 이미 여러번 퇴학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이번이 네 번째 퇴학을 당하는 것이다. 위선과 허위에 가득찬 학교 생활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으니 홀든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곳이었으리라.  
 

 학교에서 퇴학당한 홀든은 학교 기숙사를 뛰쳐나와 뉴욕 시가를 헤멘다. 그리고 허위에 가득 찬 사회에 직면하고 여기에 절망을 느낀다. 그리고 바로 서부로 도피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이를테면 홀든이 다닌 펜시 고등학교의 교장, 기숙사의 룸 메이트들, 역사 선생, 출세한 졸업생들, 영화 배우, 유명한 피아니스트, 데이트 상대인 소녀들, 엘리베이터 보이, 창녀, 변태 성욕자 등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두가 주인공을 우울하게 만든다. 특히나 그가 아끼는 여동생 피비가 다니는 초등학교 복도와 박물관 미이라실의 돌 위에 쓰여진 '씹하자'라는 낙서가 그를 분노하게 만든다.- '개새끼', '망할 자식', '제기랄' 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거침없는 그의 말투는 세상에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아주 냉소적이었다. -그렇게 세상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였지만 실은, 피비가 자신의 크리스마스 용돈을 전부 쓰라고 내놓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과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어린이들이 절벽 같은 데서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며 살고 싶다고 소망하는 모습에서 그의 본연의 심성은 맑고 순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도피를 현실로 이루기 직전 여동생 피비의 순진한 모습 덕분에 그는 자신도 영문을 모른 채 세상에 마음 문을 열었다. 

 

 나는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홀든은 감싸 안아주고픈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과거의 나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나도 한 때는 그처럼 세상에 대해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주번을 서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아랫배를 쓰다듬고 간 남교사와 버스 안에서 나의 아랫배를 더듬던 변태, 중학교 등하교길에 이따금씩 마주치는 변태 성욕자들-젊은 사람도 있었지만, 내 아버지뻘 되는 남자도 있었다.-, 중학교적 하교길에 멋진 흰 승용차 안의 아저씨의 "잠깐만 옆에 앉아서 얘기 좀 나눌까? 10만원 줄게."라는 한마디. 지하도에서 내 손목을 꽉 쥐고 놓지 않고 일을 벌이려던 한 남자, 친구와 동네에서 놀러 다니다가 파출소 앞에서 납치될 뻔한 사건, 고등학교 시절  파가 다른 두 선생님의 화풀이-서로 경쟁하다 안되면 그 선생의 반 아이들을 괴롭혔다.-, 선도부원들이 등교길에 그렇게 거드름 피우더니 정작 하교길에는 자신들이 지적당할 차림새로 다니는 모습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실망스런 모습들은 나를 괴롭게 했다. 그런 나에게 TV속에서 들려오는 안좋은 이야기들은 더욱 나를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비관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씁쓸했지만 세상은 별 도움을 주지 않았다. 경험에 의한 학습 효과가 실로 대단했던 것 같았다. 한참 좋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할 시기에 나는 너무나도 불쾌한 경험들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안다. 원래, 99가지 좋은 일보다 1가지 나쁜 일이 더욱 부각되는 게 사실이지 않은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봉사활동을 참 많이도 다녔었다. 두 번은 '수재민 복구'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봉사자 분들 모두 성실하게 복구활동을 하셨다. -지하방은 아예 침수되어 물을 아무리 퍼내어도 꼭 그대로 있는 것만 같았다. 그날 여러군데를 도우러 다녔지만, 한 집의 5살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를 잊을 수가 없다. 복구활동을 하다가 잠시 그 집 거실에서 다들 쉬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유독 내게 관심을 보였다. 내 앞에서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기도 하고 자기의 간식을 내게 나눠주기도 했다. 너무 사랑스러웠는데, 그런 재난을 겪게 되어 얼마나 안스러웠는지 모른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 그 아이가 내게 와서 매달렸다. 가지 말라고. 같이 있어달라고. 너무 측은하고 미안했지만 가야만 했기에 그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고야 말았다. "잠깐만 갔다가 이따가 올게."라고.. 차라리 그런 말을 하지 말았을 것을... 나의 그 한마디가 그 아이를 기다리게 했을지도 모르고, 실망감을 안겨주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 아이에게 나는 거짓말쟁이 어른이 되어있을 수도 있었다.- TV에서 드러내놓고 하는 봉사활동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와 남모르게 행하는 봉사활동. 이런 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그래도 아직 살 만하지 않을까.

 

 나의 부정적인 시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부정과 긍정의 시각이 30대 70이라고 해야할까. 홀든이 사랑스런 여동생 피비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에 동화되었던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100% 세상에 믿음으로 동화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이 책 '호밀밭의 파수꾼'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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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기류 미사오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매혹적인 죽음. 참 아름다운 표현 아닐까? 죽음 앞에 멋진 수식어가 붙는다는 사실이 어쩌면 나를 더 이책을 읽어보게끔 홀리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내가 겪은 죽음 때문에 더 끌리는 지도 몰랐다. 나에게 만큼은 죽음이란 것이 비껴갈 줄 알았는데, 나의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들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쓰라림이 가슴팍을 갈기갈기 찢었다. 정말, 죽음은 누구에게나 드리워지는 시기만 다른 검은 그림자인가보다.

 

 학창 시절 나도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어떠한 해답도 얻지 못했지만 당시에는 습관처럼, 단순히 유행처럼 "죽고싶어."란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었다.  무엇이, 사춘기 소녀의 여린 마음에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들었을까. -세상에 살아가는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을 고려해 봤을 것이다. 아닌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지금 나에게 누군가 죽으라고 말을 한다면, 난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분명히! 죽을 용기조차 없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절에도 죽을 용기는 없었다. 그저 습관처럼 내뱉었을 뿐.

 

 나처럼,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사람들은 모두 어떤 해답을 얻었을까? 나는 그저 실행에도 옮기지 못할 "죽고싶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겁쟁이였을 뿐이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심정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고 실천에 옮겼을까? 이 책의 4장에서는 자살을 둘러싼 기담에 대한 내용을 늘어놓는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는 이런저런 자살 가운데, '명예를 위한 자살'만을 순수한 죽음으로 인정해주었다. 이를테면, 병사가 적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시도한 자살이나 여성이 정조를 지키기 위한 자살, 병이나 노쇠로 죽는 것보다 위엄 있는 죽음을 맞이하려는 자살 등이다. (p.194)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명예를 중시하던 사회풍조는 비슷했나보다. 명예가 자기 생명보다 소중했을까? 무엇을 위해 명예를 지키려고 그렇게 안달복달이냐 말이다. 그들 나름의 인생관이 있었겠지만, 나는 조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그다지 이해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나는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이 정조를 지키기 위해 자살을 하는 것에 화가난다. 사회가 여성을 여성으로 인식하지 않고, 소유물로 인식했기 때문에 자행되어온 관습이 아닐까 싶다.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더 민감할지도 모르겠다. 불쌍한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또 다른 예는 사티 풍습이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억울하게 죽어야 했을 그들이 너무 가엽다. 남편이 사망했다고 해서 살아있는 아내를 장작불에 몸을 던져 죽음에 이르게 하는 풍습. 내가 옛날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사랑하는 남자의 머리를 안은채 춤을 추어야만 했던 살로메, 자신의 문란했던 성생활 이야기가 담겨있는 일기장을 부인에게 보여주어 가정 파탄이라는 결과에 이르는 톨스토이 이야기 '등의 많은 이야기들이 책에 실려 있지만,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은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욕망했던 것에 대한 열정과 그 뒷이야기들이, 역사적인 한 부분으로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매혹적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결코 아름다울 수는 없다는 사실이 나를 안타깝게 한다.-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다.-  

 

 저자는 각 장마다 그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을 짐보따리 풀듯 풀어내는데, 한결같이 역사적 사실 전달에만 신경쓴다. 그 이야기에 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채... 받아들이기는 독자 스스로 알아서 해야한다. 그것이 긍정이 될 수도 부정이 될 수도 있다. 내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자살에 대한 내용이 실린 부분이다. 한창, 자살 사이트니 뭐니 해서 나라가 혼란해지기도 했었다. 연예인의 자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요즈음, 자칫 청소년들이 이 내용을 보고 잘못된 판단을 할까 우려된다. 이 책에서 다른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때론 끔찍하지만, 때론 매혹적이게 미화되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이 특정한 감동을 주거나 교훈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역사의 뒤안에 숨어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알려줄 뿐이다.  작가로서 내가 좋아했던 톨스토이의 뒷얘기를 읽고나니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읽는 동안은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각 얘기마다 사진들도 첨부되어 있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새로운 역사의 한 부분을 본다 생각하고 흥미롭게 읽기를 바란다. 이런 이야기들은 무섭도록 매혹적이지만,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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