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적 보편주의 - 권력의 레토릭
이매뉴얼 월러스틴 지음, 김재오 옮김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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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를 잃어버린 시대에 사는 우리는, 늘 언제나 보편적인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묻는다. 보편적인 것을 사유할 수 없다면, 정치란 불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사에서 여러 책을 찾던 중, 제목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책이 있었으니 이 책이다. 이 책에서 월러스틴은 '유럽적 보편주의'와 '보편적 보편주의'를 구분하면서, 어떻게 '보편적 보편주의'로 나아갈 것인지를 묻는다. 

 사실 이 책에서 보편적인 것과 특수한 것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일종의 끊임없는 변증법적 교환 속에서 우리의 특수한 것을 보편화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보편적인 것을 특수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종합에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정도의 추상적인 언급만이 나와있을 뿐이라고 할 수도 있다. 

 현자의 사유에 기대 어려운 문제를 너무 쉽게 풀고자 했던 내 욕심때문인지, 월러스틴의 이 대답이 충분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어떤 하나의 확실한 대답(진리)로 풀릴 수 있는 것이었다면 애초에 이렇게 어려운 문제로 제기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보편적인 것이 왜 보편적이지 않은지 혹은 특수한 것이 어떻게 보편적인 것이 될 수 있는지라는 어려운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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