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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통
장승욱 지음 / 박영률출판사 / 2006년 11월
평점 :
장승욱. 술통(취생록)
어제 리뷰어에 당첨되어 받은 4번째 책이 도착했다(5번째와 함께)
'술에 대한 에피소드'를 쓰고 받은 책이라서
사실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았다.
성격상 술을 즐기는 취향이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엄마가 '제목이 술통이 뭐니' 라는 웃음섞인 말에 그래서인지
받고나서는 한참을, 이거 읽어볼까 말까 하고 고민을 했다.
그러다 카페에서 누군가가
'정말 정말 재미있으니까 꼭 읽으세요.' 라는
아주 짧은 말이었는데도, 인상에 참 남아서, 그래, 어떤 책인데 이렇게 읽으라고 추천까지 꼭 해주는걸까. 추천받은 책은 나쁜일이 없다는데 한번 읽어보자는 심보로 침대에 풀썩 누워 책장을 펴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군가 그 재미있다는 덧글. 정말 솔직하다.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
책을 워낙 빨리 읽는 성격이지만, 오늘 11시에 시작해 지금 3시에 다 읽었다고 한다면
정말 재미있는 책인것이다.
그것도 무려 444페이지인 이 책을.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 장승욱이라는 사람은?
사람이름을 외우는데 소질이 없는 턱에 내가 들어보지 못한 사람인걸까, 아니면 자신을 서스름없이 말하는데 뛰어나 대단해보이는 사람인걸까.
생각해보면, 그의 이 책에 나온 에피소드가 모두 대단한 이야기는 분명 아니었고, 다시 한번 되짚어보니 모조리 '술'과 함께한 인생.
그야말로 취생록을 이야기한 것 뿐이었는데도-
나는 짧은 이 4시간동안
장승욱이라는 아저씨(나의 또다른 애정표현)에게 매료되고말았다.
뭐가 뭐가 재미있고, 어떤 부분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고 말할만한, 444페이지를 기억할만한 기억력이 없어 아쉽기만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페이지를 덮은 순간 나는 나의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리라 마음먹었다.
그것은, 그의 인생을 둘러싼 술과. 시와. 책과. 인연들에 내가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군가의 리뷰에는 분명 이 아저씨처럼 '술'을 즐기는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리뷰에는 분명, 나도 이렇게 술을 즐기고- 라는 말이 나오리라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나는 건강상. 성격상 술을 그다지 즐기는 성격이 못되기 때문에 아쉽지만, 대신 그가 빠져들었던 책과 인간들에 몰입하고 싶었다.
그가 서스름없이 '팔'을 붙이면서 소개했던 수많은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여인들.
세상을 떠난 친구, 아직도 곁을 지키고 있는 친구, 인생의 교과서가 되어준 선배 등등 자신 곁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식으로 구수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나는 또 한명의 장승욱이 되어서 그의 친구들과 그의 선배들을 모조리 만나보고 싶었고, 또 만났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는 분명.
(스스로는 냉소주의라 말했지만) 인생을 사랑하고,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며,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진정 위하는 사람이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사소한일상을 글로 표현해낼만한 소재가 나오지 않을것이다.
수많은 친구들과 수많은 선배들 수많은 술집들..
아직도 내 머리를 빙빙 돌지만, 장승욱 아저씨가 몇십페이지를 통해 소개한 팔이아저씨의 모습은 내 눈앞에 그려진듯 선하다. 꼭 드라마 한편을 본마냥, 그리고 팔이아저씨 이야기가 끝날무렵 나는 결심했다. 꼭.
앞에도 이야기했던 것이지만, 꼭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리라.
내가 좋아했던, 지금도 좋아하고, 존경하고, 입밖으로는 한번도 이야기한적없고 말할생각도 없었지만 지금 이야기하는. 꼭 아저씨(오빠) 같은 사람이 여기 있어요- 라면서...
참 좋았다. 이 책. :)